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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경이 건강을 회복한 후 처음으로 그녀의 세컨드 하우스에서 민머리를 드러냈다.

지금이 어느 때보다 좋아요

On November 26, 2014

홍진경. 모델 활동 때문에 수차례 삭발을 했다. 하지만 몸이회복되면서 올라오는 머리카락을 드러낸 화보는 쉽지 않았다.힐링을 위해 머문다는 그녀의 세컨드 하우스에서 비로소편안해졌다.

  • 의상은 본인 소장품.

홍진경의 거실에선 아차산이 보인다. 몸이 아픈 뒤, 공기 하나 보고 임대한 세컨드 하우스다. 그녀가 지금 뭘 할지 궁금하다면 8할의 답을 아차산 숲에서 찾을 수 있다. 일주일에 3~4번 산을 등반하면서 기도하고 명상하는 하루. 그녀는 이제 몇 잔의 와인과 아주 가끔 먹는 라면이 허용될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 머리카락이 올라오면서 <그라치아>와 화보도 찍기로 했다. 오랜 친구인 <그라치아> 패션 디렉터의 끈질긴 설득이 있었다. 그렇게 스태프들이 홍진경의 세컨드 하우스에 모였다. 그녀는 처음엔 낯을 가리며 옷과 모니터만 들여다봤다. 한 3시간쯤 지났을까, 벽난로에 장작불을 피우더니 라면을 먹자고 했다.

“남자가 몇 명인데 이것만 먹어요”라면서 감자를 찌고, 찬밥을 말아오고, 그 유명한 홍진경표 김치를 꺼냈다. 여자들만 남자, 와인을 땄다. 안주는 아이폰에서 흘러나오는 그녀의 베스트 노래들. “전람회의 서동욱 오빠는 천재인 거 같아요. 장필순의 새 앨범 들어봤어요? 이 가사가 무슨 내용이냐면….” 1990년대의 신해철과 전람회부터 에픽하이와 바비의 최신 곡에,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피아니스트의 연주곡까지. 그러곤 이렇게 천재들이 많으니 뭘 더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때 한 스태프가 네바다에서 홍진경을 생각하며 주웠다는 돌을 선물했고, 한층 풀어진 여자들은 19금 수다로 넘어갔다. 한참 어린 내겐 “언니라서 하는 소리야”라며 연애 조언도 해주었는데, 그때쯤부터 진경 씨란 호칭은 언니로 바뀌었다. 그 아픈 일을 견뎌낸 지 겨우 몇 달 된 사람이 맞나 싶었다. 이렇게 잘 웃고, 웃겨주는 언니인데.

  • 레이스 트렌치코트 버버리 프로섬. 모자 김서룡. 진주 장식의 리파인드 리벨리온 귀고리 타사키.
  • 니트 풀오버 클럽모나코. 팬츠 김서룡. 진주 귀고리 타사키.

민머리를 드러내는 화보가 쉽지 않았죠?
<그리치아> 패션 디렉터가 친구인데, 계속 설득당했어요. 제 질병으로 인한 삭발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거 같아요(웃음).

두렵지 않았어요?
삭발은 남자 친구한테 차이고 열받아서도 하고. 어릴 적에 몇 번 했어요. 패션 쪽에서 일하면 과감한 헤어스타일을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인지 두려움은 없었어요. 대부분 치료로 머리가 빠지면 웬만큼 자랄 때까진 가발을 안 벗더라고요. 저는 머리카락이 올라오자마자 벗어버렸죠.

두상이 예뻐요.
에이. 마지막으로 길러보고 싶어요. 더 늙기 전에.

촬영 전날에 피자를 드셨다죠? 자신 있나 봐요.
원래 잘 안 먹는데, 어제는 정말 깜빡했어요. 핼러윈이어서 딸과 미군 부대에 갔었거든요.

일반인도 들어갈 수 있어요?
거기 시민권자가 데리고 들어갔어요. 부대 안의 피자가 진짜 맛있어요. 집집마다 핼러윈 데이라고 엄청 꾸며놨더라고요.
아이들이 사탕 얻으러 다니는 핼러윈 기분을 딸에게 체험시켜 주고 싶었어요.

어떤 분장을 했나요?
마녀 분장하고 삼지창도 들었어요. 애 키우는 재미가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언제 미군 부대 핼러윈까지 챙겨서 가겠어요.
애 때문에 간 거죠. 애가 즐거워하고, 때론 무서워서 엄마 뒤에 숨고, 그런 것들이 너무 재미나요.

오늘 촬영한 집이 세컨드 하우스라죠.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의 집이에요. 그분 가족이 미국으로 발령이 나서 제가 빌려 쓰고 있죠.

이곳에서 어떻게 보내요?
홍진경이 서울에서 혼자 뭘 할까 궁금해하는데, 저는 대부분을 집 근처 아차산 숲 속에 있어요. 친구들이 “뭐 해?”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숲이야”로 끝나요. 다들 “아, 또 숲에서 혼자 노는구나”라고 하죠. 일주일에 3번, 많게는 5번 등산을 하는데, 숲에서 명상하고 기도하는 그 시간이 꿈같아요. 직원들과 회의도 산책하면서 해요. 맨날 의자에 앉아서 똑같은 얘기만 하는 것보다 나아요.

◀ 퍼 코트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18K 골드로 열쇠와 자물쇠 펜던트가 달린 아 시크릿 목걸이 타사키(Tasaki).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데님 팬츠, 티셔츠 모두 에디터 소장품.

등산하는 취미는 언제부터 생겼나요?
지난 7월, 이 집에 오면서부터요. 제가 공기의 중요성을 몰랐는데, 여기 와서 느꼈어요. 효리가 제주도에 있다가 김포공항에 내리면 공기가 다르다기에 오버한다고 했는데, 진짜 등산하거나, 여기서 자고 나면 몸이 달라요.

산책 말고 집 안에서는 뭘 하나요?
TV는 갖다만 놨지 거의 안 켜요. 노트북도 남편만 가끔 쓰고요. 이 집은 정말 독서와 명상, 요가와 기도를 위한 공간이에요. 낮에 햇볕이 들면 천국에 와 있나 싶을 정도죠.

글은 안 써요? 글쓰기 좋아하잖아요.
예전에 미니홈피에 쓴 글들 보면 정말 민망해요. 글을 진정성 있게 읽는 사람도 없고. 이런 초스피드 시대에 글쓰기란 순진하고 촌스럽죠.



요즘에 책 제의가 많이 들어올 것 같은데요?
진짜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지금으로선 아무 생각 없이 숲에 가거나, 남이 쓴 글을 읽으며 지내고 싶어요. 그리고 글쓰기가 보통 일이 아니잖아요. 골치 아프기 싫어요.

사업이 더 머리 아프지 않나요?
사업은 그래도 제 속마음을 보여줄 필요가 없잖아요. 글쓰기와 다르죠.

워낙 솔직하게 방송하잖아요. 방송에선 어떻게 그러죠?
그거야 예능이니까 유머러스하게 얘기하는 거죠. 가볍고 빠른 시대에 혼자 무겁고 느린 무언가를 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하지만 저는 아직도 누군가의 무겁고 느린 글을 찾죠. 좋은 글을 발견했을 땐 너무 반갑고.

요즘 읽은 것들 중 좋았던 책은 뭐예요?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을 몰아서 읽었어요. 스탕달 전기를 읽다가 알게 됐는데, 그가 쓴 전기를 찾아보기 시작했죠.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전기를 좋아하나요?
그가 쓴 소설도 다 읽었어요. 이렇게 멋진 글을 읽으니 더 펜을 못 들겠더라고요. 부끄러웠죠. 결국 슈테판은 부인과 자살해요. 그의 팬이었던 의사가 이 죽음을 소재로 쓴 소설이 있어요. 그 사람 작품도 찾아 읽기 시작했죠. 제 독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이에요.

다른 취미도 마찬가지인가요?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보다가, 그녀처럼 바이섹슈얼인 낸 골딘의 사진집을 찾아봤죠. 요즘엔 시도 읽네요.

외우는 시가 있어요?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무척 좋아해요. 언제 읽어도 좋은 시죠. 시인이 정말 잘생겼어요.

그게 영향을 미쳤나요?
쇼펜하우어가 그랬어요. 준수한 외모는 측면 지원을 한다고.

쇼펜하우어가 어디서 그런 말을?
쇼펜하우어가 번역한 『세상을 사는 지혜』를 닳을 때까지 계속 봤죠. 성경만큼은 아니지만 성경처럼.

이 집에서 휴식하다가 방송처럼 번잡한 사회생활에 어떻게 적응하나요?
방송한다고 평화가 깨지진 않아요. 전 그저 열심히 하면 되니까요. 다만 인터넷을 켜면 뉴스들 때문에 확 어지러워져요. 그래서 인터넷을 안 봐요. 우린 너무 독한 뉴스들에 노출되어 있어요.

  • 터틀넥 클럽모나코. 진주 귀고리 타사키. 스니커즈 컨버스. 데님 팬츠 에디터 소장품.
  • 의상과 신발 모두 본인 소장품.

사람은 상황에 따라 변하는군요.
이러다가도 친구들이 클럽 가자면 또 따라나서요.

최근에도 갔나요?
조성아 언니의 25주년 파티가 열렸거든요. 그런데 클럽에 들어서는 순간 숨이 턱 막혔죠.

몸이 아픈 후로 생활 방식에 변화가 왔나요?
정말 운동을 안 했는데, 일주일에 3~4번은 등산과 요가를 꼭 해요. 자신을 많이 아끼게 된 거죠. 의미 없는 것들에 목매달고 나를 혹사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뭐든 의미를 찾게 됐어요.

지금 가장 의미 있는 건 뭔가요?
나중에 구원받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처음엔 몸만 신경 썼는데 지금은 저의 영혼, 정신 건강도 지켜주고 싶어요. 가정도 너무나 소중하죠. 영원하지 않을 인기나 일은 마음에서 멀어지고 있어요. 연예인들 검색어 순위에 오르면 좋아하지만 반나절도 안 가잖아요. 그런 거에 목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쨌든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좋아요.

스트레스도 잘 안 받나요?
뭐, 그렇게 죽고 살 일인가 싶어요.

솔직히 욕심나는 거 없어요? 뭔가를 이루고 싶다든가.
이루고 싶은 거라…. 지금 사업이 너무 잘되고 있어요. 이번에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까지 진출할 것 같아요.

사업을 LA 쪽으로 확장한다고 기사가 났던데요.
좋은 파트너를 만나서 수출 길이 크게 열렸어요. 국내도 이렇게 잘될 줄 몰랐는데 감사하죠. 이효리, 문소리 씨와 MC도 해봤고, 부터 <힐링캠프>, <라디오스타>까지 예능도 원 없이 했네요. 또 좋은 프로그램이 기획되는 중이고요. 사업하고, 제 공간 잘 챙기고, 애 잘 키우는 지금보다 뭘 더 바라겠어요.

연말은 어떻게 보낼 생각이에요?
어디에 있을지 모르겠어요. 뉴욕일지, LA일지, 한국일지. 발길 닿는 대로 가면 되니까요. 어쨌든 제 옆에는 항상 딸이 있을 거예요.

항상 함께 다니나요?
도저히 떨어져 있지 못하겠어요.

아직 어리지만 딸에게 바라는 게 있나요?
우리 애는 구김이 정말 없어요. 밝고 맑고 티 없이 명랑해요. 지금처럼만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아, 굳이 하나 더 말한다면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으면 좋겠네요.

EDITOR : 조세경, 김나랑
PHOTO : 김도원
HAIR : 이지혜
MAKEUP : 홍현정
ASSISTANT : 우지안

발행 : 2014년 43호

홍진경. 모델 활동 때문에 수차례 삭발을 했다. 하지만 몸이회복되면서 올라오는 머리카락을 드러낸 화보는 쉽지 않았다.힐링을 위해 머문다는 그녀의 세컨드 하우스에서 비로소편안해졌다.

Credit Info

2014년 12월01호

2014년 12월01호(총권 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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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경, 김나랑
PHOTO
김도원
HAIR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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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정
ASSISTANT
우지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