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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의 마음을 훔친 제프 버넷을 만났다.

그루브를 타고 노래해요

On November 06, 2014

강남의 한 카페에서 제프 버넷이버스킹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본국에서보다 우리나라에서수십 배쯤 인기가 좋다는 제프버넷. 지난 연말 한국 스트리밍음원 차트 100위에 자신의 노래20개를 올린, 그러나 ‘고작’ 2집가수인 그다. 그냥 버스킹 공연이아니었다. 공연 시간 한 시간전부터 복층으로 된 대형 카페에최소한 200여 명의 사람들이 그의음악을 듣기 위해 몰려 있었다.샛별이라기에 제프는 이미 너무큰 게 아닐까? 한국 여자의 마음을자신이 살고 있는 네바다까지 훔쳐간다는 여심 도둑 제프 버넷을만났다.

▲ 재킷 S.T. 듀퐁. 베스트 니저스 호텔 by 맨하탄스. 셔츠 겐트 by 맨하탄스. 팬츠 이스트하버 by 스컬프. 슈즈 로스트가든. 페도라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정말 갑작스럽게 스타가 됐어요.
한국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워낙 폭발적이다 보니, 여기서 마치 가수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한 것 같아요.

다른 나라에서는 반응이 없나요?
미국에서도 공연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오긴 하지만 아직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인디 뮤지션이죠. 계약을 해서 레이블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한국에서처럼 프로모션을 해주는 회사도 없어요. 일본에서는 그래도 호응이 좀 있어서, 바로 다음에 일본으로 공연하러 가요.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게 된 계기가 있나요?
앨범을 내고 한동안 거의 아무 반응이 없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2PM의 준케이가 TV 쇼에 나와서 제 노래를 한 여성에게 세레나데로 불러줬나 봐요. 그 후로 2PM의 팬들을 중심으로 제 노래가 퍼져 나갔죠. 준케이와 친해지고 나서 물어보니 JYP의 어떤 분이 제 앨범을 전해 주며 ‘이런 음악을 하는 친구가 있으니 들어보라’고 했다더군요.

엑소와도 인연이 있다면서요.
어느 날 갑자기 트위터의 팔로워 수가 늘어나더라고요. 알고 보니 엑소의 멤버 2명이 유튜브 사이트에 제 노래를 커버해서 올려서더라고요. 그 두 명의 멤버와는 LA에서 열리는 한인 콘서트에 초대받았다가 만나서 인사를 나눴어요.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뭐예요?
<젠틀맨 어프로치>에선 ‘저스트 바이브’라는 노래를 좋아해요. 제이 버드와 한집에 살 때였는데, 둘이 부엌에서 뭐 좀 만들어 먹으려고 하다가 갑작스레 멜로디가 떠올랐어요. 흥얼거리다가 곧바로 곡을 쓰기 시작했고, 고작 이틀 만에 녹음을 끝냈죠. 자주 있는 일은 아니거든요. 두 번째 앨범의 ‘필로우 턱’은 그때까지 써본 적이 없던 보사노바 리듬을 차용해서 맘에 들어요.
멋지게 나온 것 같아요.

보통 R&B라고 하면 한국에선 기교파 가수들의 현란한 꺾기가 생각나는데, 제프의 노래에는 고음도 거의 없고 현란한 기교도 없어요.
전 나지막이 읊조리는 걸 좋아해요. 그 이유는 제 노래들이 다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에요. 현란한 기교를 부릴 필요 없이 그루브를 타며 가사를 잘 전달해야 하거든요.

1집은 24년간 모아둔 이야기고 2집은 2년간 모아둔 이야기인데, 2집 만들 땐 할 얘기가 모자라지 않던가요?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우선, 2집을 만드는 동안굉장히 밀도 높은 경험을 했기 때문이에요. 특히 1집이 나올 때쯤 만난 제 여자 친구와의 사랑이 주제였죠. 2집에 등장하는 여자는 거의 대부분이 제 여자 친구 얘기예요.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경험을 노래로 쓰니까 여자도 많이 만나고 다니는 것 아니냐고. 절대 아닙니다. 다만 상상력을 조금 발휘해서 소설을 쓰듯이 고칠 뿐이에요.
경험한 것으로만 노래를 쓸 수 없잖아요?

  • 키보드 연주를 도와준 프로듀서 제이 버드(왼쪽).

이번 공연에 같이 온 제이 버드에 대해서 얘기해 주세요.
제가 살고 있는 리노(작은 라스베이거스라 불리는 네바다 주 북서쪽의 소도시)에서 제이를 처음 만났어요. 그때 제이는 리노에 있는 재즈 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곧 캘리포니아로 돌아갈 예정이었죠. 그래서 ‘우리 그냥 같이 살면서 앨범 하나 만들자’고 제안했죠. 그게 <젠틀맨 어프로치>예요.

한국에서는 프로듀서가 거의 대부분을 만들어주는 경우가 많아요. 어떤 때는 곡이나 가사를 고치기도 하죠. 둘 사이는 어떤가요?
제이는 제가 뭘 하고 싶어 하는지를 알고, 그 길로 절 이끌어주는 가이드예요. 기본적인 구성은 제가 하지요. 멜로디랑 가사를 써서 가져가면 제이가 이 곡에 어떤 사운드가 잘 어울릴지를 생각해요. 하모니는 어떻게 쌓아야 하고, 악기 편성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제게 들려주는 거죠. 마치 아이를 낳을 때 옆에서 도와주는 산파처럼 말이죠.

제이 버드라는 뮤지션에 대해서 좀 더 얘기해 줘요.(제이 버드도 제프와 함께 스튜디오를 찾았다)
제이는 <아메리칸 아이돌> 톱 5에 들었던 앤드류 가르시아, 유튜브 스타인 ‘제니 석’을 프로듀싱했던 친구예요. 제 첫 앨범에서 드럼, 베이스, 키보드 등 악기의 반은 거의 제이가 연주하거나 프로그래밍했어요. 거의 천재나 마찬가지죠.

인스타그램을 보니 정말 많은 사람과 만났더군요. 한국에 친구가 많나 봐요?
벌써 네 번째 한국에 오는 거라 올 때마다 사귀다 보니 많아졌어요. ‘썸’의 작곡가로 유명한 에스나는 원래 친구였고, 이번에는 케이윌, 에릭남과친해졌죠. 제일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신승훈이에요. 거의 올 때마다 만나며 꽤 친해져서 ‘형님’이라고 불러요.

신승훈이오? 아니 어떻게요?
친구의 소개로 만났는데, 지금은 그의 음악을 정말 좋아해요. 목소리가 너무 좋아요. 한국에선 거의 전설 아닌가요?

전설이죠. 다른 한국 뮤지션들 중에선 누가 좋아요?
요즘 사운드 중에서는 자이언티, 빈지노, 다이나믹 듀오가 좋아요. 자이언티는 콘서트 때 한 번 만났지만 다른 사람들이랑은 친분이 거의 없어요.

갈비를 그렇게 좋아한다면서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삼겹살, 갈비 같은 ‘코리안 바비큐’에 완전 반했어요. 첫 방한을 마치고 리노에 돌아갔는데, 마침 한국식 바비큐집이 미국에도 막 들어올 때였죠. 새크라멘토에 코리안 바비큐집이 생겼단 얘기를 듣고, 두 시간이나 차를 몰고 가 먹고 오기도 했어요. 이번에도 잔뜩 먹고 갈 거예요.

  • 지난 10월 14일 카페 ‘바르도’에서 앙코르만 세 곡을 부른 제프 버넷.

본 공연은 어땠어요?
전체적으로 지금까지 한국에서 한 공연 중에서 가장 좋았어요. 특히 기억나는 장면은 ‘부기다운’을 부를 때예요. 제가 춤을 추기 시작하자 관객들도 객석에서 일어나서 함께 춤추던 걸 잊을 수가 없네요. 항상 그렇듯 ‘콜 유 마인’을 부를 때 관객들이 저보다 더 큰 목소리로 따라 해주는 것도 좋았고요. 소극장 공연이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왜 소극장을 골랐어요?
전에 왔을 때는 수천 명 앞에서 공연을 했는데, 이번에는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노래하고 싶었어요. 특히 관객들에게 질문을 받는 시간이 있었는데, 팬들과 눈을 마주치며 대화를 하니 기분이 좋더군요.

공연장에 가보니 다른 가수의 공연장보다 성숙하고 아름다운 여성들이 많더군요.
아름다운 여자들은 젠틀맨을 좋아하는 법이니까요(웃음).

아직 자기 돈으로 제작하는 ‘인디’ 생활을 하고 있는 이유가 뭔가요?
작업할 때만큼은 다른 사람한테 통제당하지 않고 독립적이고 싶어요. 나중에 레이블과 계약해서 좋은 점이 많아진다면 못할 것도 없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 한국에선 프로모션을 맡아주는 대행사가 따로 있지만, 음악 작업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아요.

아예 한국으로 올 생각은 없나요?
제 음악에 도움이 된다면 먼 미래에 아예 한국으로 올 수도 있겠죠. 다만 지금은 다음 앨범을 만들 땐 ‘한국 팬들을 위한 다른 버전의 앨범을 만들어볼까’ 정도만 생각하는 중이에요.

EDITOR : 박세회
PHOTO : 김보성
MAKEUP : 장해인
STYLIST : 전진오

발행 : 2014년 42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제프 버넷이버스킹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본국에서보다 우리나라에서수십 배쯤 인기가 좋다는 제프버넷. 지난 연말 한국 스트리밍음원 차트 100위에 자신의 노래20개를 올린, 그러나 ‘고작’ 2집가수인 그다. 그냥 버스킹 공연이아니었다. 공연 시간 한 시간전부터 복층으로 된 대형 카페에최소한 200여 명의 사람들이 그의음악을 듣기 위해 몰려 있었다.샛별이라기에 제프는 이미 너무큰 게 아닐까? 한국 여자의 마음을자신이 살고 있는 네바다까지 훔쳐간다는 여심 도둑 제프 버넷을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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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02호

2014년 11월 02호(총권 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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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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