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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다들 서서 일하는 거야?

On September 26, 2014

40분 서서 일하고, 10분 쉬는 식으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왜? 오래 앉아 있으면 생명을 위협하니까.

  • 미국에선 IT 업계들 중심으로 서서 일하는 문화가 확산됐다. 구글의 직원도 서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국내도 서서 일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3월에 KBS <생로병사의 비밀> ‘앉지 말고 일어서라’ 편이 방송되자, 게시판은 순식간에 “스탠딩 데스크 어디서 구하나요”란 문의로 넘쳤다. 당시 방송에서 책상에 상자를 올려놓고 서서 일하던 카카오 직원들도 7월부터 전자동 스탠딩 데스크를 사용하고 있다.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높이가 조절되는 모델로, 당연히 본인이 앉고 서기를 반복할 수 있다. 사내 게시판을 통해 선착순 100명을 모집했는데, 호응이 너무 좋아 2차 모집을 준비 중이라고.

페이스북 코리아도 지난 5월 역삼동 사옥으로 옮기면서 전 사원에게 스탠딩 데스크를 지급했다. LG전자, 아모레퍼시픽 같은 대기업들도 스탠딩 데스크를 도입하면서 우후죽순으로 관련 기사들이 쏟아졌다. 그러자 거의 해외에서 수입하던 스탠딩 데스크를 국내 업체들이 제작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런 스탠딩 데스크의 열풍에는 장기간 앉아서 일하는 것을 살인 행위로 묘사한 미디어들의 역할이 컸다. 그 증거로 내놓은 논문들도 무시무시하다. 2010년 <미국역학저널>은 하루 6시간 이상 앉아 있으면 사망률이 여성의 경우 2배가량 증가한다고, 2012년 국제 당뇨병 학술지는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망 위험률이 49%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논문들은 2000년대 중·후반에 앞다퉈 발표됐다. <뉴욕타임스>의 2010년 기사 ‘Stand up While You Read This’ 기사를 뒷받침하는 논문들만 10여 개에 달한다. 온갖 의학 용어로 심혈관·암·사망률 증가 등을 설명하며 당장 일어서길 권한 것.

이 중 여성들에게 가장 설득력 있게 다가온 결과는 다이어트 효과다. BBC는 스탠딩 데스크 사용은 1년에 10번의 마라톤에 나가 소모하는 칼로리와 비슷하다고 전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서서 일하는 문화가 확산됐다.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는 2011년부터 서서 일하기를 도입했다. 원조는 북유럽이다. 덴마크의 경우, 사내 스탠딩 데스크 도입을 2001년에 아예 법으로 지정해 현재 99.9% 이상이 사용 중이다. 그만큼 서서 일하기의 장점은 검증의 검증을 거친 상태다. 카카오의 기획자 김정은 역시 스탠딩 데스크 사용 한 달 만에 몸의 변화를 확실히 느낀 케이스.

“본래 추위를 많이 타고 손발이 차가웠는데, 서서 일한 뒤로 혈액순환이 활발해져서인지 몸이 따뜻해졌어요. 또 생리통이 심해서 진통제를 달고 살았는데, 거의 없어졌고요. 직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지고, 회의 시간이 짧아진 점은 아주 소소한 변화죠.” 스탠딩 데스크를 6개월째 사용 중인 홍보 대행사 엠퍼블릭의 강윤정 마케터도 서서 일하기의 예찬론자다. “고3 때부터 앓던 디스크가 말끔해졌어요. 앉아 있을 때 척추가 하중을 많이 받거든요. 역류성 식도염도 있었는데 이젠 소화도 잘돼요.” 그녀는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것이 ‘새로운 흡연’이라는 기사를 보고 회사에 스탠딩 데스크를 신청했다.

하지만 전자동 데스크의 경우 수십만 원에서 200만원을 호가해, 두 개의 책상이 위아래에 고정된 모델을 설치했다. 이는 30만~40만원이면 제작 가능하다. 전자동 스탠딩 데스크는 외국에서도 고가라, ‘22달러 이케아 책상들로 스탠딩 데스크를 만들기’란 포스트가 있을 정도다. 책상과 러닝머신이 결합돼 걷거나 뛰면서 업무를 볼 수 있는 트레드밀 데스크는 호화판인 셈. 이쯤 되니 당신도 서서 일하고 싶지 않은가? 회사에서 트레드밀 데스크를 지급해 주진 않을 테니, 책상에 박스라도 올려놓고서 키보드를 얹어야겠다. 사실 헬스장에서 흘리는 땀을 생각하면 이 정도 서서 일하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 아닌가.

  • 러닝머신이 결합된 스탠딩 데스크에서 일하고 있는 페이스북 멘로파크 캠퍼스의 직원. 걷거나 뛰면서 일할 수 있다.

EDITOR : 김나랑
PHOTO : 김영훈, Getty Images

발행 : 2014년 39호

40분 서서 일하고, 10분 쉬는 식으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왜? 오래 앉아 있으면 생명을 위협하니까.

Credit Info

2014년 10월 01호

2014년 10월 01호(총권 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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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랑
PHOTO
김영훈,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