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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TV [셰어하우스]에서 커밍아웃한 디자이너 김재웅을 만났다.

김재웅, 커밍아웃 그 후

On May 29, 2014

며칠 전 실시간 검색어에 낯선 이름이 하나 떴다. 올리브TV [셰어하우스]에서 커밍아웃한 디자이너 김재웅이다. 세간의 관심이 쏟아지자, 그가 말했다. “남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아우팅’은 아니에요. 제가 사전에 공개하고 싶다고 말했거든요.”

김재웅 1990년생
파슨스 디자인 스쿨 휴학 중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 4 출연
현 비엔베투 디자이너 http://bvmall.co.kr

반응이 어때요?
글쎄요, 딱히 변한 건 없어요. 주변에 모르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그냥 모든 사람이 제가 게이라는 걸 알게 됐다는 것뿐? 제가 뭐라고 저를 관심 있어 하겠어요.

방송에선 이상민 씨가 채근해서 말하게 된 것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사실상 아우팅이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전혀 아니에요. 저는 사람들과 친해지려면 일단 저를 오픈해요. 꽁꽁 싸매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저희 엄마 아빠도 다 아시는데,
<셰어하우스>도 가족이니까 저에 대해서 말을 해야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촬영 전에 제작진에게 물어봤죠, 말해도 되냐고. 방송엔 상민 형이 총대 메고 나온 것같이 됐는데,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원래 상민이 형이랑 편한 관계여서 툭툭 내던지는 말투로 말하다 보니 그게 와전된 거 같아 살짝 미안했죠.

다른 사람들은 재웅 씨 같은 마음으로 <셰어하우스>에 접근하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색안경을 끼고 보면 끝도 없잖아요. 밖에서 보든 안에서 보든 연예인이라고 생각 안 하고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하고 있어요.
일이라는 걸 전제해도 사람 대 사람이니까 그런 얘기도 쉽게 나온 듯해요.

마음은 어때요?
엄청 편해요. 열이면 열 모두가 저에게 궁금해하는 사항이거든요. 오래 묵은 변비를 해결한 듯한 느낌?

사람들의 그런 시선을 살면서 항상 느꼈던 거잖아요.
전 그 사람이 물어보기 전까진 말 안 해요. 하지만 궁금해서 물어보면 “맞아요” 하죠. 하지만 막상 그 순간이 되니까 방송에 노출되는데 이거 말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밖에 나가 잠시 시간을 가졌던 거예요. 그런데 작은 카메라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그런지 방송이란 느낌이 없어요. 큰 카메라가 없으니까 편안하게 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후회는 전혀 없어요?
그땐 없었는데 지금은 살짝 그런 감이 생기고 있죠. 친한 게이 친구가 있는데 “이제 너랑 같이 못 나간다”고 하더라고요. 나랑 같이 다니면 어쨌든 자기도 의혹을 사게 되니까요. 친했던 사람들을 잃을까 봐 걱정이에요. 죄 아닌 죄로 사람들이 인식하다 보니 꺼려하죠. 가장 큰 걱정은 애인이에요. 사귈 수나 있을까? 게이들은 다 숨어서 교제를 하는데 저는 오픈되어 버렸으니까요.

‘남자를 좋아하지만 괴물은 아니다’라는 말이 슬프게 들렸어요. 게이로서 살아온 지난 삶을 여실히 보여주는 말이기도 했고.
그렇게 손가락질 받지는 않았어요. 제가 중1 때부터 미국 건너가서 대학까지 나왔는데, 미국에서는 다 오픈을 하고 뭐라고 하는 사람도 전혀 없었거든요. “정말? 편하다” 이렇게 얘기하죠. 한국도 제 주위 분들의 반응은 똑같았어요. 좀 무서운 건 있죠. 친한 친구의 지인이 게이임을 밝혔다가 얼굴에 염산을 맞았대요, 한국에서. 이런 게 걱정돼요. 신변의 위험이 있을까 봐.

밝혀서 재웅 씨처럼 편한 사람이 있는 반면, 1세대인 홍석천 씨 같은 사람은 힘든 시기가 많았잖아요. 다른 게이 친구들에게 커밍아웃할 만하다고 말해요?
못할 건 없죠. 그런데 아직 한국은 힘들어요. 가로수길에 패션 피플이 많이 다니잖아요. 거기에서 누군가가 엄청 큰 모자를 쓰고 지나가면 사람들이 “왜 저래, 또라이 아냐?” 이래요. 미국에서는 ‘특이하다, 예쁘다’ 이러는데. 그래서 커밍아웃하라고 말하고 싶진 않아요.

소위 ‘패피’라고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죠.
맞아요. ‘과하다’고 평가하고. 그 사람이 머리에 혹이 있든지 대머리든지 그런 이유가 있을 수도 있잖아요. 아무것도 모르면서 일단 비판을 먼저 하니까.

커밍아웃 전에 누군가와 상의했나요?
부모님이랑 상의했어요. 엄마는 “그 사람들이 다 알 필요는 없잖아”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하고 싶으면 마음대로 하라며, “너는 너지, 네가 남자를 좋아하든 여자를 좋아하든 외계인을 좋아하든 내 아들인 건 변함없으니 말하고 싶으면 말해”라고 하셨죠.

가족이 무척 큰 힘이 되어주시네요. 부모님은 언제 처음 아신 거예요?
중학교 때요. 정말 오래 고민한 뒤, 엄마한테 “할 말 있으니까 담배 좀 사줘”라고 하면서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알고 있었어”라며, “그게 뭐?” 하시더군요.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이하 <프런코>)에서 받은 상처를 <셰어하우스>에서 힐링하고 싶다는 말은 무슨 뜻이에요?
<프런코>는 정말 악마의 편집이에요. 하지도 않은 말을 갖다 붙이고 이슈 거리 만들려고 노력하고. 그것 때문에 상처 많이 받았거든요. 괜찮은 남자 모델이 와서 “와 멋있다” 한 걸 크게 잡아내고. 그거 때문에 연관 검색어에 김재웅 게이가 뜨기도 했어요.

그땐 어땠어요?
‘사실인데 뭐 어때’ 그러고는 신경 안 썼어요. 악플 때문에 속은 많이 상했죠.

댓글 다 봐요?
다 봐요. 그런데 이번 기사에 대한 댓글은 너무 많아서 못 봤어요. 응원한다는 글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 외에는 어마어마한 악플이 달리긴 했지만. 솔직히 다른 사람 시선보다는 제 주변 사람이 우선이에요. 항상 그랬어요. “내가 게이야. 이게 싫으면 그냥 가.
너랑 친구 안 하면 그만이야.” 굳이 그 사람들 시선이나 생각에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아요. “알아서 해, 친해지고 싶음 친해지던가.”

말한 대로 <셰어하우스>에서 힐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네, 많이요. 저는 항상 혼자 있었거든요. 그런데 여기는 집에 가면 사람이 있고 당번 정해서 같이 밥해 먹는 거 너무 재밌어요.
미국에서는 MT나 수학여행이 없으니까 그런 느낌도 진짜 좋고요. 누나들이랑 우희(달샤벳)랑 고민거리도 나누고 연애 얘기도 많이 하고. 힐링이 많이 돼요. 그날이 막 기다려져요. 빨리 사람들 보고 싶고.

이상형 있어요?
원래 이상형은 공유. 제가 공룡상에 약해요(웃음). 그런데 지금은 바뀌었어요. 다 상관없어요. 저 자체를 좋아해 준다면 저도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무 연예인 같은 답변 아니에요?
하지만 진짜예요. 방송 나가고 다들 저를 부담스럽게 보지, 연애의 대상으로 보지 않거든요. 저 같아도 그럴 거예요. “쟤 너무 알려졌잖아. 쟤랑 다니면 나도 다 게이라고 할 거야.” 그래서 일단 저를 좋아해 준다면…. 물론 저보다 키가 크면 좋긴 하지만요.

방송 이후에 대시 없었어요?
<프런코> 이후에 저한테 호기심으로 접근한 사람이 엄청 많았어요. 그래서 더 저를 진심으로 좋아해 주는 사람이 필요해요.


◆ 김재웅이 밝히는 게이에 대한 편견 YES or NO

게이는 스트레이트보다 예쁜 여자를 밝힌다?
YES
맞아요. 제 주위에 정말 예쁜 누나나 친구들 있으면 되게 좋아해요. 항상 데려오라 하고. 왜 좋아하냐고 물으면 답은 하나죠. “예쁘니까.” 그냥 예쁜 걸 좋아하는 거예요.

게이라면 모든 남자를 일단 관심의 대상으로 둔다?
NO
절대 노! 사석에서 일반 남자들이 내가 게이인 걸 알면 지레 겁먹는데, 정말 싫어요. 나도 눈이 달려 있다고요. 게이들은 다 잘생겼어요, 더 관리하고 몸 키우고. 웬만큼 잘생기지 않는 이상 관심 안 가지니까 본인 관리나 잘하길.

여자보다 섬세하다?
YES
맞는 것 같아요. 저는 그래요. 일단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는 사람들이고, 여성과 남성 두 시각을 다 가지고 있으니 더 섬세한 거예요. 마크 제이콥스 같은 사람이 어마어마한 작품을 만드는 이유가 다 있어요. 여자가 입었을 때 남자의 시각으로 예쁜 옷, 남자가 입었을 때 여자의 시각으로 예쁜 옷을 다 볼 줄 아는 거죠.

손짓이나 말투가 여성스러우면 게이다?
NO
전혀요. 행동이 정말 남자 중에서도 상남자인데 여자 역할 하는 분이 있어요. 남자 역할인데 되게 여성스러운 사람도 있고. 저도 헷갈릴 정도인 사람이 여자를 좋아하고, 정말 아닌 것 같은데 남자를 좋아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자기 입으로 말하지 않는 한 모르는 거예요.

editor : 김소영
PHOTO : 김영훈

발행 : 2014년 31호

며칠 전 실시간 검색어에 낯선 이름이 하나 떴다. 올리브TV [셰어하우스]에서 커밍아웃한 디자이너 김재웅이다. 세간의 관심이 쏟아지자, 그가 말했다. “남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아우팅’은 아니에요. 제가 사전에 공개하고 싶다고 말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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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6월 01호

2014년 06월 01호(총권 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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