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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낙태와 출산으로

니시아, 라파엘라가 죽었습니다

On May 12, 2014

이 여자아이들의 이름이 인쇄되는 ‘죽음의 기계’가 지금 유럽을 돌고 있다.

불법 낙태 시술 과정에서 니시아가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세상은 니시아라는 이름을 기억해 주지 않는다. 니시아는 30만 명 중 1명일 뿐이다. 아직도 아프리카의 많은 아이들은 이른 임신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고 위생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출산을 하거나 낙태를 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여성과 아이들이 죽는다.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도 여성 인권이 보호되지 않는 건 마찬가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벨기에의 의사 협회인 ‘세계의 의사들’이 그들의 광고 회사인 ‘BETC paris’와 힘을 합쳐 색다른 캠페인을 준비했다. 전혀 와 닿지 않는 숫자를 버리고 출산과 낙태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여성들에게 직접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Names not Numbers’가 그것.

사망한 여자 아이들의 이름이 인쇄된 이 카드의 수신인은 반기문 UN 사무총장.

국제 프로덕션 회사인 b-reel과 We Do, BETC paris는 취약한 의료, 위생, 정치적인 문제로 죽어간 여성들의 이름을 인쇄하는 기계를 만들었다. 기계는 여성들의 이름이 쓰인 카드를 인쇄한다. 카드의 수신인은 이미 정해져 있다. 프랑스 여성부장관 또는 UN 반기문 사무총장. 카드를 집을 수 있는 시간은 오직 1분이다.
1분이 지나면 카드는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너무나 프랑스적인 이 기계의 이름은 ‘죽음의 기계’다.

세계 여성의 날인 지난 3월 8일 퐁피두센터 앞에 설치된 이 기계에서 1천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카드를 집어 프랑스 여성부장관인 나자 발로벨카셈에게 보냈다. 1분 안에 카드를 집은 사람은 현대적인 피임법에 대한 보편적 조치, 낙태 합법화, 중절 수술이 안전하지 않을 경우 적당한 건강 관리 등을 촉구하는 청원에 동의를 하고 자신의 이름으로 정치인에게 카드를 보내게 된다.

서울에서도 이 카드를 보낼 수 있다. names-notnumbers. org에 접속해 ‘Claim the Card’를 클릭하면 한 여성의 이름이 나온다. ‘다음’을 누르면 그녀의 이름이 적힌 카드를 집은 것이나 마찬가지. 이름과 이메일을 쓰는 데 30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Sign the Card’를 클릭하면 국제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한 나의 청원은 UN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전해진다.

카드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링크할 수도 있는데 링크를 하면 #namesnotnumbers라는 해쉬 태그가 달린 채로 나의 타임라인에 뜬다. 협회는 SNS가 실제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인에게 이 캠페인을 가장 쉽고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캠페인이 시작되자마자 프랑스 여성부장관인 나자 발로벨카셈은 트위터를 통해 ‘Names not Numbers’를 지지한다는 견해를 시사했다.

현재 ‘죽음의 기계’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다. 다음 행선지는 런던이다. 2014년 9월 유엔이 여성 기본권에 대한 특별 컨퍼런스를 열기 전까지 협회는 이 이슈가 계속해서 주목을 받도록 유럽 전역의 주요 도시들에 죽음의 기계를 설치할 예정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사람들을 통해 이 메시지가 곧바로 정치인들에게 전해지는 거예요. 그래서 전 세계 여성의 재생산권 보호 조치가 단계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취해지기를 바라는 것이죠. 숫자가 아닌, 진짜로 고통받는 여성들이 있었다는 것을 그녀들의 이름으로 알려주면서요.”

  • 의료 기기가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한 여성이 출산을 준비 중이다.

PHOTO : Getty Images, Medicins de Monde
EDITOR : 김소영

발행 : 2014년 29호

이 여자아이들의 이름이 인쇄되는 ‘죽음의 기계’가 지금 유럽을 돌고 있다.

Credit Info

2014년 05월 01호

2014년 05월 01호(총권 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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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s, Medicins de Mo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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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