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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다. 정적으로 보이지만 동적이고, 어두워 보이지만 밝고 건강한 우주를 가진 사람들.

소년들, 글렌체크

On December 10, 2013

정규 2집을 발매한 글렌체크가 그랬다. 깡마른 몸으로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김준원과 강혁준이 만든 앨범의 모든 트랙에선 ‘젊음!’이 음표처럼 떠다닌다.

  • 왼쪽부터) 혁준, 준원

▲(준원)어깨에 두른 니트 톱, 쇼츠 라 피규라. 힙색 아메리칸 어패럴. 피케 셔츠, 양말 모두 프레드페리. (혁준)피케 셔츠, 셔츠 모두 프레드페리. 팬츠 겐조. 헤드밴드, 양말 모두 아메리칸 어패럴. 선글라스 트리티.

CD가 두 개라 더 반가워요.
준원 첫 번째 CD는 우리가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녹음도 하고 믹스도 해서 손맛이 더 많이 나요. 평소에 연주하던 방식이나 습관 같은 걸 캐치할 수 있어서 재밌었고, 두 번째 CD는 철저하게 컴퓨터 한 대로만 작업했어요. 목소리 빼고는 다.
우리가 연주를 안 했던 방식으로 라인이나 코드를 짜니까 음악을 계획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콘셉트를 표현할 수 있는 소리나 방식을 고민해서 머리로 하는 음악.
혁준 디자인하듯이. 첫 번째 CD는 좀 더 아티스틱하게.

1집이 너무 잘됐잖아요. 부담이 컸을 것 같아요.
혁준 굳이 1집 때문에 그런 걸 느끼진 않아요.
준원 사람들이 이런 얘길 해요. “너네는 막 해도 잘 나오잖아.” 칭찬해 주는 말인데 저희는 둘 다 음악만 많이 들었지 전공자도 아니어서, 음악 공부한 친구들에 비해 지식도 없고 연주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할 줄 아는 게 없어요. 대신 창작물을 잘 만들고 싶은 욕심은 있죠. 하고 싶은 것도 확실하게 있었고. 그래서 부담보다는 이걸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 해내야 해라는 책임감이 컸어요.
그게 안 되면 발매를 안 해요.

이번 앨범에선 하고 싶은 게 뭐였어요?
준원 처음에 밸런스를 쫙 짰어요. 분위기, 제목까지 다 정해 놨죠. 콘셉트 하나를 정했을 때 그 아래에 10~12개 트랙이 나와야 되잖아요. 근데 그중에서 서너 곡은 비슷하고 몇 곡은 시간 때우기로 넣는 건 없었으면 했어요. 하나하나 떼어서 앨범을 따로 발매해도 의미가 있고, 또 그걸 합쳤을 때 시너지가 나는 앨범을 만들기로 했죠.
혁준 발매된 지 얼마 안 됐는데 주변 친구들이 좋아하는 곡이 각자 달라요. 보통 앨범에선 타이틀곡을 많이 좋아하는데, 저희는 모든 곡을 다 좋아했으면 하는 바람이 컸거든요.

제일 좋아하는 곡이 뭐예요?
준원 시기마다 달라요. 지금은 ‘Paint It Gold’란 트랙을 제일 많이 듣는데, 몇 달 지나면 또 바뀔 거예요(웃음).

곡 제목도, 타이틀곡도 여름 느낌이 강한데 겨울에 냈어요.
준원 일단 여름에 겪은 일들로 곡을 만들었기 때문이고, 지금이 발매하기에 완벽한 시기라고 생각했거든요. 여름에 여름 음악을 내면 가치가 없어요. 가치는 희소성이고 귀해야 좋은 거거든요. 겨울에 여름 음악을 내면 여름이 그립고, 지나간 일을 생각하게 돼요. 그런 생각으로 처음부터 계획했어요. 왜 여름 음악을 지금 냈느냐는 질문이 되게 반가워요.

그런데 왜 만날 영어로 노래해요?
혁준 저희가 한국어로 가사를 못 써요. 항상 영어 가사로 된 음악만 들어왔기에 영어 가사가 훨씬 자연스러워요.
한글 가사를 쓸 능력도 안 되고.

글렌체크 하면 영상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혁준 영상은 아주 초창기 때부터 저희랑 같이 ‘베이스먼트 레지스탕스’에 몸담고 있던 아이진이라는 VJ가 해주고 있어요.
같이 생활하고 있는데 앨범 재킷, 영상, 웹사이트 디자인 전부 그분이 해주셨어요.
준원 ‘베이스먼트 레지스탕스’를 얘기하자면 저희가 데뷔하기 전에 연남동 지하 방에 있었어요. 작업도 하고 생활도 같이했는데 나중엔 그곳이 근처에서 창작하는 젊은 친구들이 모이는 아지트처럼 되어버렸어요. ‘우리가 만날 이렇게 모이니까 이 멤버로 재밌는 걸 해보자’ 해서 일종의 창작 집단을 만든 거죠. 모이는 데가 지하니까 ‘베이스먼트 레지스탕스’로 이름을 지었고요.
궁극적으로 여러 분야의 젊은 창작가들이 모여서 합작물을 만드는 이런 움직임을 계속 하고 싶어요.

글렌체크의 음악과 두 사람은 톤이 좀 달라요. 음악은 파이팅 넘치고 경쾌한데, 둘의 모습은 무대에서나 지금이나 정적인 느낌이…(웃음).
준원
쑥스러움이 많아서 그래요. 무대에 있으면 사람들이 다 저만 쳐다보고 있는 것 같으니까, 앞쪽을 못 보겠더라고요.
떼창 해주실 때는 사실 울 뻔한 적도 많았어요. 너무 감동받아서.

평소 어디에 가면 볼 수 있나요?
합정동 작업실. 주로 거기에 있어요.

쉴 때는 뭐 해요?
작업실에서 친구들이랑 모여 게임하고 술 마시고 놀아요.

지금 제일 빠져 있는 건요?
준원 여자 친구(웃음).
혁준 형이 그렇게 말하니까 저도…(여자 친구).

락페 라인업에 글렌체크가 없으면 섭섭해요. 올해 참가했던 락페 중 어디가 제일 재밌었어요?
준원 올해는 슈퍼소닉, GMF, 일본에서 열린 섬머소닉에 나갔었는데 GMF가 제일 재밌었어요. 관객들이 좀 미쳤었어요(웃음).
섬머소닉이 제일 재미없었고요. 일본 사람들 반응이 정적이기도 하고, 밤 12시가 되니까 그냥 잔디밭에서 자더라고요.
음악이 그렇게 나오고 있는데.

락페 가면 놀아요?
준원 그럼요. 어딘가에서 술 먹고 뛰어 놀고 있었죠, 항상(웃음).

청춘도 좀 그렇고, 글렌체크한테는 ‘젊음’이란 단어가 어울려요. 글렌체크의 젊음은 뭘까요?
준원
또래 애들이 하는 평범한 걸 많이 못하고 살았어요. 난 그런 걸 왜 못했을까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창작으로 도전하고 그걸로 여러 사람들한테 뭔가를 전달할 수 있는 자체가 너무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그걸 도전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젊음이죠.
저희의 젊음은 비슷한 또래의 창작가들끼리 모여서 무언가를 만들고 그걸 세상에 내놓는 놀이. 이번 앨범에서 그걸 완성했죠.
혁준 제대로 해보는 첫 시작인 만큼 기대가 많아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그리고 이번 앨범 작업할 때 너무 재밌었어요.
힘든 시간도 당연히 많았지만 그것 역시 재밌었어요.

U2 프로듀서 릴리 화이트와의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준원 그게 저희도 잘 모르겠어요. 러브콜을 보내준 건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는데….

U2 별로 안 좋아하죠?
준원 네…(일동 폭소). 근데 그분이 롤링스톤스도 프로듀싱했으니까. 어떤 작업이 나올진 저희도 모르겠어요, 일단 가보는 걸로.

EDITOR : 김소영, 박세회
STYLE EDITOR : 서민진
PHOTO : 김영훈

발행 : 2013년 20호

정규 2집을 발매한 글렌체크가 그랬다. 깡마른 몸으로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김준원과 강혁준이 만든 앨범의 모든 트랙에선 ‘젊음!’이 음표처럼 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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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02호

2013년 12월 02호(총권 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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