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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하정우 [롤러코스터] 를 연출한 하정우의 감독 데뷔기.

READY, ACTION!

On October 30, 2013

영화 [롤러코스터]는 배우 하정우의 감독 데뷔작이다. [베를린]과 [더 테러 라이브], [군도 : 민란의 시대]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영화까지 만들었다. 하정우와 함께 [롤러코스터]를 기획한 권남진 프로듀서와의 인터뷰를 통해 시간을 되돌렸다.

영화 <롤러코스터>의 주인공 정경호. 그는 하정우식 유머를 온몸으로 연기했다.

“류승범의 경험담에서 출발한 영화예요. 흥행하면 거마비 정도는 챙겨줘야죠..”
<롤러코스터>의 원래 제목은 ‘인간과 태풍’이었다. 비행기 안에서 태풍을 만났던 류승범의 경험담에서 가져온 이야기다. 하정우는 태풍과 맞닥뜨린 비행기 속의 사람들이 그 순간을 어떻게 견뎌냈을까를 상상했고, 주인공 마준규를 탄생시켰다. 극 중의 마준규(정경호)는 한류 스타다. 일본 활동 중 한국에서 터진 스캔들을 무마하고자, 그는 한국행 비행기 비즈니스석에 오른다.
스타의 출현에 동승한 승객들은 호들갑을 떨고, 마준규는 그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웃으며 사람들을 대한다. 하지만 착륙을 해야 할 비행기가 하늘을 떠돌고, 급기야 연료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마준규는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하정우는 이야기의 대략적인 얼개를 짜놓은 채 권남진 PD와 제작을 논의했다. “정우 씨는 원래 연출에 관심이 많았어요. 다른 영화를 공동 연출하는 계획도 있었는데, 일단 <롤러코스터>를 단편으로 만들어보자고 했죠. 그래서 시나리오를 쓴 뒤 다시 이야기해 보자고 했는데, 정우 씨가 정말 빨리 시나리오를 써왔더라고요.”
단편영화를 지향하던 계획이 장편영화로 바뀐 데에는 제작 여건의 문제가 있었다.


어차피 비행기 내부의 세트는 똑같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제작비를 투자받는 데도 단편보다는 장편이 오히려 수월했다. 1시간 분량의 시나리오를 쓴 하정우는 다시 살을 붙여 100분 분량의 장편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즐겁게 농담 따먹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비행기를 띄우려면 제작비가 필요했다. 배우 하정우가 감독을 한다고 했을 때, 그의 이름은 투자사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충분했을까? 권남진 PD는 “어떻게 보면 쉬웠고, 어떻게 보면 어려웠다”고 말했다. 제작진끼리 회의를 할 때만 해도 권남진 PD는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투자사들의 생각은 달랐다. 재미있다고 하면서도 결정 단계에서는 망설였다.

“이왕 장편영화를 만들 거면 제대로 상업 영화를 만드는 게 낫지 않겠냐는 거였죠. 드라마도 더 보강하고, 휴머니즘도 강조된 영화로 만들자고.” 하지만 하정우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저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나서 즐겁게 농담 따먹기를 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인 게 그의 생각이었다. 결국 첫 촬영 2주 전에야 투자사가 결정됐다. 영화의 순 제작비는 약 7억원. 출연한 배우들이 개런티를 낮추고, 많은 스태프가 지분을 나누는 것으로 참여한 덕분에 나온 액수다. 여기에 마케팅 비용이 더해지면 총제작비는 약 20억원 정도가 될 것이다. 권남진 PD는 내심 150만 명에서 200만 명의 관객이 들기를 원했다(실제적인 손익분기점은 약 100만 명 정도다). 하정우가 예상하는 관객 수는 매일 바뀌고 있다. “점점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거 같아요. 일단은 참여한 스태프들이 일반적인 상업 영화에서 받는 것만큼의 보너스를 가져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인 거죠.”

연기 경력이 있는 배우들에게도 입에 볼펜을 물게 했어요.”
<롤러코스터>에는 수많은 배우가 나온다. 이들은 많은 대사를 빠르게 주고받는데, <롤러코스터>가 가진 재미의 8할이 바로 이런 배우들의 호흡에 있다. 하정우가 직접 전화를 걸어 캐스팅한 배우들은 촬영 전부터 혹독한 리허설을 감당해야 했다.
“리허설을 워낙 꼼꼼히 해서 촬영할 때는 디테일한 디렉팅을 하지 않았어요.” 대본 리딩은 매일 했다. 연습실에 두 대의 카메라를 놓고 현장에서 편집을 해가며 동선과 표정도 수없이 맞춰보았다. “심지어 대사가 입에 잘 안 붙는 배우들은 따로 숙제를 내주기도 했어요. 볼펜을 입에 물고 300번씩 대사를 연습한 후 연출부에 검사를 맡으라고. 그래서 새벽 2~3시에 집에 간 배우들도 많아요.”

하정우는 배우들에게 “자다가 일어나서 누가 툭 쳐도 바로 그 대사가 나올 만큼 연습해 달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모든 배우에게 우디 앨런의 <할리우드 엔딩>(2002)을 보라고 권유했다. 그 영화 속 배우들처럼, 연기를 하는 듯 안 하는 듯 보이는 연기가 그가 원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영화감독을 경험하면서 감독과의 소통이 훨씬 수월해졌어요.”
하정우는 <롤러코스터>에 출연하지 않았다. 투자사에서는 카메오 출연을 원했지만, 하정우는 <롤러코스터>에서는 감독만 하고 싶다는 뜻을 강하게 비쳤다. 어쨌든 이 영화에서 그는 영화감독이었고, <롤러코스터>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면서 하정우가 가진 감독으로서의 능력과 기발함을 입증했다.

권남진 PD는 영화감독으로서 하정우가 지닌 피칭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롤러코스터>가 작아 보일 수 있는 영화잖아요. 공간도 한정적이고. 그런데 하정우 씨가 해주는 이야기는 너무 재밌었어요. 사람들이 다 쓰러질 정도였죠.” 긍정적인 현장 장악력 또한 영화감독으로서 인정받은 부분이다. “정우 씨는 현장이 삐거덕거려도 절대 짜증을 내거나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어요. 오히려 더 웃고 농담을 던졌죠. 그런 에너지가 스태프들을 따라오게 만든 것 같아요.”

사실 이미 성공한 배우가 영화감독에 도전하는 일은 모험에 가깝다. 자칫 배우로 쌓아놓은 성과마저 무너뜨릴 수 있는 동시에, ‘그럴 줄 알았다’는 식의 시선까지 견뎌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롤러코스터>는 흥행 성적과 상관없이 감독 하정우가 품고 있는 열망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가 좋아하는 유머와 그가 좋아하는 캐릭터, 또 그가 좋아하는 언어들까지. 배우로서의 인생과 감독으로서의 인생을 구분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정우의 스펙트럼은 끊임없이 확장 중이다.

EDITOR : 강병진
PHOTO : 박승갑, CJ엔터테인먼트

발행 : 2013년 17호

영화 [롤러코스터]는 배우 하정우의 감독 데뷔작이다. [베를린]과 [더 테러 라이브], [군도 : 민란의 시대]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영화까지 만들었다. 하정우와 함께 [롤러코스터]를 기획한 권남진 프로듀서와의 인터뷰를 통해 시간을 되돌렸다.

Credit Info

2013년 11월 01호

2013년 11월 01호(총권 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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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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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갑, 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