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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2호 EDITOR'S LETTER

On October 10, 2013

내가 진저리 치는 단어가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레드 카펫이 깔린 구덩이’다.

 



내가 진저리 치는 단어가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레드 카펫이 깔린 구덩이’다.
눈치 챘겠지만 찬란한 비즈니스 명함의 이면에 참으로 구린 인생이 존재한다는 거다.
성공가도를 달리는 이에게 맡을 수 없는 ‘사람 냄새’. 가족과 인간에 대한 무관심으로 도배된 삶. 드라마에 흔히 등장하는 캐릭터들처럼 말이다. 파란 피가 흐를 것 같은, 돈을 향해 달리는, 출세를 위해 과거를 지우고자 몸부림치는 비루한 인생들....
다행히 삶은 드라마와 비슷하고도 다르다. 그래서 <그라치아>는 단단한 땅 위에 레드 카펫을 펼친, 레드 카펫을 훌렁 뒤집어 봐도 음울한 구덩이란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롤모델이라는 단어가 편의점 간판처럼 흔해진 세상. 안팎의 균형을 잃지 않은 진정한 롤모델은 어디에 있을까. 섭외 전부터 까다로운 잣대를 드리웠다. ‘대기업. 30,40대. 고속 승진. 임원.’ 이 같은 성공의 표면적 요건만으로 만족할 수가 없었다. ‘출산. 육아. 휴식. 실패와 성공을 대하는 자세’라는 내재적 요건까지 살폈다. 어려웠다. 섭외 과정에서 검증해야할 것이 많았다. 다행히 우리 주변에는 ‘레드카펫이 깔린 구덩이’의 오류를 범하지 않는 영민한 여인들이 많았다. 수많은 직원들 앞에서 잔다르크처럼 리더십을 발휘함은 물론 출산과 육아와 인간에 대한 진정성이라는 난제까지 슬기롭게 풀어가고 있는 이들. (휴...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이번 주 <그라치아>의 특집을 오피스 우먼으로 정하는 순간부터 이들의 인터뷰를 완성한 지금. 나는 16페이지에 걸쳐 펼쳐지는 ‘파워 우먼’이라는 긴 인터뷰를 읽고 있는 중이다. 글의 행간에는 스스로에게 부가하는 엄청난 동기 부여와 결단이 숨어있다.
이들에겐 인생을 관통하는 비슷한 코드가 있다. 실패라는 단어를 두려워하지 않는 ‘대범함’ 혹은 ‘배짱’같은 것. 세계적인 석학 하워드 스티븐슨에 의하면 실패란 ‘더 이상 노력하지 않는 상태’일뿐이라니까. 그래서일 거다. 그녀들의 삶이 노력 더하기 노력으로 점철된 것은. 그녀들의 삶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여겨지는 것은 성공 하나만을 위해 살지 않아서다. 삶의 궤적 속에 성공적 커리어라는 칩 하나를 심어둔 훈훈한 인생들이기 때문이다.
버나드 쇼가 그랬다. 성공하는 사람들이란 자기가 바라는 환경을 찾는 사람이며 찾아내지 못하면 길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바라는 환경을 찾고 길을 만드는 과정이 너무 지난할 것 같다고? 그렇다면 이 말을 다시 곱씹어 보자. ‘실패는 노력하지 않는 상태’라는 문장. 그렇다면 ‘성공은 곧 노력하는 상태’ 그 자체라는 뜻 아니겠는가. 그러니 까짓것, 성공해 버리자.
성공하기... 참 쉽죠?

EDITOR IN CHIEF : 안성현

발행 : 2013년 16호

내가 진저리 치는 단어가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레드 카펫이 깔린 구덩이’다.

Credit Info

2013년 10월 02호

2013년 10월 02호(총권 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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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