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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1호 EDITOR'S LETTER

On September 16, 2013

결혼에 관한 이론서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윌리엄 글라써의 <결혼의 기술>이었다.




결혼에 관한 이론서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윌리엄 글라써의 <결혼의 기술>이었다.
그 이론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결혼의 성패를 좌우하는 심리를 다섯 가지로 칼 같이 나눴다는 게 구미를 당겼다.
결혼 안 한 후배들이 가끔 물어본다. ‘이 남자랑 살면 평생 행복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냐고’. 그 질문에 난 늘 우물쭈물하게 된다. 어느 날 흰머리가 검은 머리 한가운데 쑥 자라나듯 그렇게 부지불식간에 하게 되는 게 결혼인 거 같다는 모호한 대답을 늘어놓을 뿐이다. 하지만 윌리엄 글라써는 다르다. 그는 단호하게 배우자와 다섯 가지 욕구가 공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결혼을 하려면 타고난 다섯 가지 욕구를 자가 점검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거다.
그 다섯 가지 욕구를 나열해 보겠다.
1. 생존의 욕구 2. 사랑과 소속의 욕구 3. 힘과 성취의 욕구 4. 자유의 욕구 5. 즐거움의 욕구

첫 번째 ‘생존의 욕구’는 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래에 대한 준비가 철저하고 저축을 많이 하는 사람이야말로 생존 욕구가 높은 부류. 생존 욕구의 차이는 부부 간의 첫 싸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즉 돈 문제가 싸움의 원초적 화두가 된다는 것. 돈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비슷할 것, 명심하는 게 좋겠다. 두 번째 ‘사랑과 소속의 욕구’는 여성이 보통 강한 편이다. 여성은 결혼과 함께 상대방에 대한 사랑과 소속의 욕구가 급상승한다. 이런 여자가 무덤덤한 남자랑 살면 결혼 생활은 바로 욕구 불만의 도가니. 세 번째 ‘힘과 성취의 욕구’. 이건 인간 유전자 속에 깊게 박힌 권력욕을 대변한다. 그러니까 결혼을 해도 권력 문제가 발생한다는 거다. 상대가 나의 존재를 존중하느냐, 내 의사를 따라주느냐 등. 리더 성향이 많은 사람일수록 배우자의 의사를 은근히 꺾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자신의 의사를 존중받지 못하면 완전 불 받는다. 한마디로 힘과 성취의 욕구가 센 사람일수록 결혼생활이 어렵겠다는 얘기다. 또 ‘자유의 욕구’가 세면 결혼 생활은 정말 골치 아프다. 누구나 인생을 살고 싶은 대로 살 권리가 있다고 믿는 부류다. 물론 이 말이 틀린 거 아니다. 하지만 결혼은 누구나 살고 싶은 대로 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걸 인지해야 가능한 사회다. 마지막으로 ‘즐거움의 욕구’. 이건 결혼 생활에서 가장 쉽게 충족되는 욕구다. 여행하기, 독서하기, 영화보기... 이런 걸 좋아하는 여자라면 그런 남자를 만나라. 즐거움을 공유하는 코드만 같아도 결혼 생활에 갈등을 부추기는 욕구불만 중 1/5은 해소된 거나 마찬가지다.
과연 이 다섯 가지 욕구 지표 중 몇 개나 맞아야 결혼 생활이 행복한 걸까? 아이러니한 건 이 다섯 개 요소가 대부분 일치하는 사람은 배우자가 아니라 친구라는 사실이다. 취향, 관점, 대등함, 이상향 등의 측면에서 친구와의 합일점이 훨씬 많으니까. 그래서 행복한 결혼 생활은 연인에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 속에 있는 게 아닐까. 욕구 불만의 요소를 줄이고 점차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 혹시 이 과정이 김빠진 맥주 같다고 느낀다면 결혼 생활이 불행하거나 결혼을 결심하긴 아직 이른 여성일 거다.


P.S <결혼의 기술>이란 책을 떠올린 건 순전히 <그라치아> 표지를 장식한 이보영과 지성의 아름다운 미소 때문이다. 앞서 윌리엄 글라써가 말한 다섯 가지 욕구를 부드러운 반죽처럼 잘 버무린 듯한 이들. 7년간의 연애를 통해 친구로서의 유대감이 단단해진 이 커플의 안정된 눈동자에서 행복을 읽었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이 커플의 사진과 인터뷰를 보게 된다면 미소가 멈추지 않을 거다. <그라치아> 최초로 커플 표지를 장식한 그들의 웨딩 촬영을 진행하고 깜짝 프러포즈 현장까지 지켜볼 수 있었다는 사실이 참 고맙다. <그라치아>는 이렇게 행복을 전한다.

EDITOR IN CHIEF : 안성현

발행 : 2013년 15호

결혼에 관한 이론서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윌리엄 글라써의 &lt;결혼의 기술&gt;이었다.

Credit Info

2013년 10월 01호

2013년 10월 01호(총권 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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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