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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 그가 말하는 영화와 하정우.

테러를 일으킨 남자

On August 30, 2013

올여름에는 [설국열차]만 있는 줄 알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더 테러 라이브]라는 엄청난 영화도 있었다.[더 데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 그가 말하는 영화와 하정우.

김병우.

김병우 감독은...
출생 1980년생, 그러니까 서른셋!
학력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

<더 테러 라이브>를 만들기까지 김병우 감독은 영화를 전공했다. 막연한 관심과 흥미가 전부였다. 대학에 들어와 단편영화와 2편의 장편영화를 연출하면서 확실한 매력을 느꼈다.
2009년부터 <더 테러 라이브>의 시나리오를 준비했고, 친구의 추천으로 친구 아버지인 영화 제작사 씨네2000의 이춘연 대표를 만났다. 사실 김병우 감독은 별 기대 없이 시나리오를 건넸다.
하지만 제작사는 그의 시나리오를 선택했다. 이후 약 3년간, 시나리오를 고치고 다듬으면서 이 영화가 나왔다.

그동안 만든 작품
단편 <크라이>(2001) : 레스페스트 디지털 영화제 관객상 수상
장편 <아나모픽>(2003)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레스페스트 디지털 영화제 진출
장편 <리튼>(2008) :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 수상




올여름에는 <설국열차>만 있는 줄 알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더 테러 라이브>라는 엄청난 영화도 있었다.
9.11테러는 테러마저도 생중계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 사건이었다. CNN의 카메라가 잡아낸 테러 광경은 미국 사회에 전대미문의 공포를 안겼고, 전 세계 사람들에게는 지구의 질서를 뒤흔드는 충격을 전했다. 그렇다면 이건 시청률을 쫓는 CNN의 발 빠른 취재가 가져온 효과였을까? <더 테러 라이브>를 연출한 김병우 감독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테러범의 계산이 먼저였을 수도 있죠. 첫 번째 비행기가 충돌한 후, 40여 분 후에 두 번째 비행기가 충돌했잖아요. 테러범 입장에서 40분의 시간을 두는 건 위험한 거예요. 그사이 발각돼 격추당할 수도 있으니까. 테러범들이 일부러 미디어가 따라올 수 있는 시간을 남겨주지 않았을까요?”

테러를 이용해 시청률을 높이려는 미디어, 미디어를 이용해 테러의 효과를 확산시키려는 테러범. <더 테러 라이브>는 그들이 서로 물고 뜯는 이야기다.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윤영하 아나운서(하정우)는 ‘진상’이나 다름없는 청취자의 전화를 무시해 버린다. “마포대교를 폭파하겠습니다.” 그러든 말든. 그런데 정말 마포대교가 폭파된다. 테러범은 몇 년 전 마포대교 공사 때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가 원하는 건 죽은 자들을 향한 대통령의 공식 사과다. 마포대교 상판에는 아직 구출받지 못한 사람들이 있고, 청와대는 감감무소식이고, 경찰은 헛짓을 하고 있고, 방송국은 테러를 막기는커녕 부추겨서 시청률을 높이는 데만 급급하다.

김병우 감독은 이 모든 소동을 라디오 스튜디오라는 공간 안에 펼쳐놓았다. 사회의 속성에 대한 예리한 관찰과 쉴 틈을 주지 않는 영화의 긴장감에 현재까지 약 400만 명의 관객이 화답했다.

  • <더 테러 라이브>

데뷔작으로 흥행 감독의 대열에 올라섰지만, 정작 김병우 감독은 “아무 느낌도 없는” 상황이란다. “처음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죠.
기쁘다기보다는 시원섭섭한 느낌이랄까. 저로서는 아직도 이 영화를 만들면서 놓친 부분이 많다는 게 아쉬워요.” <더 테러 라이브>는 김병우 감독이 약 5년 동안 준비한 영화였다. 시나리오 겉표지에 ‘뉴스를 없애라’라는 제목이 쓰여 있던 그때, 그는 한국 영화에서 본 적이 없는 스릴러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가졌다. “어떤 형사가 테러범을 쫓는 수사물을 만들고 싶단 생각은 없었어요. 테러를 상상하면서 자연스럽게 뉴스가 떠올랐고, 이들의 역학 관계를 생각하다 보니 여의도와 마포대교를 무대로 설정하게 된 거죠.”

작업실이 있는 상암동을 오가며 강변북로를 자주 달렸던 그의 머릿속에서 영화가 구체화됐다. 그리고 김병우 감독이 짜놓은 판에 들어온 하정우는 <더 테러 라이브>를 인간적인 색채가 묻어나는 영화로 성장시켰다. “윤영하의 마지막 결단이 중요하잖아요. 그때까지 관객들과 어떻게 호흡할 것인가에 대해 하정우 씨가 만들어놓은 게 많아요. 원래 제가 생각한 윤영하는 심각한 남자였어요. 하지만 하정우 씨가 조금은 능글능글하고 위트 있는 모습을 영화 초반부에 풀어놓자고 한 거죠.”

<더 테러 라이브>의 윤영하는 이미 관객들이 사랑해 온 하정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남자다. 생방송을 준비하는 그가 머리를 만지고, 양복을 챙겨 입으며 음료수를 마시는 장면에서 자기 일에 능수능란한 남자의 이미지를 볼 수 있다. 하정우 때문에 이 영화를 선택한 관객들은 테러의 한복판에서 겪는 긴장감을 즐기다, 결국 이 영화의 과격한 결말에 얼이 빠져 극장을 나왔다. 살짝 정치적인 메시지를 읽을 수도 있는 결론이지만, 윤영하의 입장에서는 쌓이고 쌓였던 스트레스의 폭발이나 다름없었다.

어쩌면 우리가 이 나라의 정부에 대해 그동안 쌓아놓은 스트레스일 수도. 영화적인 재미뿐만 아니라, 하나의 비전을 끝까지 밀어붙였다는 점에서 <더 테러 라이브>는 주목해야 할 괴물 신인 감독의 출현을 알리는 작품이다. 상당히 묵직하고 저돌적인 데다 날렵하다.

<더 테러 라이브>를 아직 못 본 당신이 궁금한 것들
정말 라디오 스튜디오 안에서만 벌어지는 이야기인가?

딱 한 번 스튜디오 밖의 방송국 복도로 나오는 장면이 있다. 그 외에는 모두 라디오 스튜디오 안이다. 다만 뉴스를 다루는 영화이기 때문에 TV 모니터로 보이는 외부의 이야기가 있다.

다른 건 모르겠고, 하정우 때문에 보고 싶다. 후회하지 않을까?
하정우의 어떤 모습을 좋아하느냐의 문제다. <멋진 하루>, <의뢰인>, <러브픽션> 같은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능글맞고 위트 있는 모습도 있다. <황해>에서 본 ‘워커홀릭’의 이미지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하정우가 아니어도 얻을 재미가 많은 영화다. 선택한다면 후회는 없다.

도대체 마지막 장면이 어떤 장면이기에 본 사람들이 난리인가?
직접 보는 게 낫다. 영화 전체를 곱씹어 볼수록 충격적인 결말이라는 말만 해두자.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결론은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다. 그런데 제작사나 투자사나 이 결말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았다.

<더 테러 라이브>를 본 당신이 궁금한 것들
영화 속 방송국의 이름은 SNC다. NC가 NETWORK CENTER라면 S는 뭔가? 실제 위치는 대략 어디쯤인가?

그냥 서울(SEOUL)이다.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지 않았다. 실제 지도로 따지자면 콘래드 호텔과 LG트윈타워 사이쯤이다.

테러범의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는 누구인가?
김대명이란 배우다. 원래는 마지막에 테러범으로 등장하는 진짜 배우의 목소리로 모든 대사를 녹음했었다. 하지만 사람의 기를 죽일 만한 위압감이 부족해서 따로 오디션을 통해 선택한 배우였다.

마지막 장면에서 어렴풋이 나타나는 그곳은 정말 국회의사당인가?
국회의사당이 맞다. 직접적으로 관객에게 짚어주고 싶지는 않아서 정확한 윤곽이 보이도록 넣은 건 아니었다. 아마 외국 관객들은 한국 관객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크게 느끼지 않을 것이다.

EDITOR : 강병진
PHOTO : 김영훈, 롯데엔터테인먼트

발행 : 2013년 13호

올여름에는 [설국열차]만 있는 줄 알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더 테러 라이브]라는 엄청난 영화도 있었다.[더 데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 그가 말하는 영화와 하정우.

Credit Info

2013년 09월 01호

2013년 09월 01호(총권 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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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