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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바르는 립스틱, 괜찮은가요?

남자 화장, 어디까지 가봤니?

On August 23, 2013

남자의 외모를 가꾸는 건 화장품이 아니라 부지런함이다. 화장하는 남자들은 화장했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화장을 하지 않는다. 보이지 않을 뿐이지, 남자들은 화장을 하고 있었다.

  • 톰 브라운 2014 S/S 남성복 컬렉션엔 풀 메이크업의 남자 모델들이 등장했다.

남자의 외모를 가꾸는 건 화장품이 아니라 부지런함이다.
그럭저럭 살아온 30대 중반의 나는 샤워를 하고 세수만 할 뿐,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다. 이유는 단 하나, 그냥 귀찮아서다.
이야기를 들은 주위 사람들은 경악했다. 그들이 경악하는 걸 보고 나 또한 경악했다. 안 그래도 정신없는 아침에 어떻게 로션을 곱게 두드려 바를 여유까지 챙긴단 말인지, 그리고 그런 사람이 그렇게나 많다는 이야기인지.

여자는 알아서 피부를 가꾸고 화장을 하지만, 남자는 여자 친구가 화장품을 사줘야 그나마 찍어 바른다(나 같은 경우 그녀가 출장길에 사다준 로션이 3년째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여자의 화장이 기본이고 본능이라면, 남자의 화장은 열정이라고 생각했다. 피부를 가꾸는 주위의 남자들은 운동도 열심히 하고, 옷도 잘 차려입는다. 피부를 챙길 부지런함이 있으니 시간을 쪼개서 헬스클럽도 갈 테고, 유니클로 대신 명동이든 가로수길이든 돌아다니며 다른 브랜드의 옷을 찾는 에너지도 발휘할 수 있는 거다.

지난 6월 30일, 파리 패션위크에 립스틱을 바른 군인들이 나타났다. 톰 브라운의 2014 S/S쇼에 등장한 모델들이다. 톰 브라운 쇼에서 화장한 남자들을 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들었)다. 35년을 살면서 해본 색조 화장이라고는 군대 시절의 ‘위장’밖에 없지만, 군복에서 착안한 디자인의 옷을 입은 남자들이 빨간색 립스틱을 바른 풍경을 보고 있자니 남자의 화장이 궁금해졌다.

먼저 여자의 화장 단계를 보자. 스킨, 에센스, 아이크림, 로션, 수분 크림, 자외선 차단제. 이걸로 끝나나 싶었는데 여기까지가 스킨케어란다. 색조 화장으로 들어가면 메이크업 베이스, 프라이머, 파운데이션, 파우더, 아이섀도, 마스카라, 아이라인, 블러셔, 립스틱까지 진행된다. 그렇다면 외모를 가꾸는 일이 귀찮지 않은 남자들의 화장은 어디까지일까? 스킨, 로션, 자외선 차단제, BB크림, 눈썹 그리기, 립밤 정도가 기본이고 더 나아간다면 아이라인을 그리고 블러셔를 한다는데, 그 이상의 단계를 상상하다가 지쳐버렸다.

대한민국 남자들 중에 이렇게까지 화장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지난 5월 한 온라인 쇼핑몰이 집계한 내용에 따르면 꽤 많고, 또 늘어나는 추세란다. 남성용 메이크업 제품과 클렌징 제품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할 때, 각각 96%와 69%씩 늘었다고. BB크림과 파우더 등은 150%, 아이라이너와 아이브로 펜슬 등은 70%, 립스틱과 립밤은 50%씩 증가했다고 한다.

쇼핑몰 관계자는 “색조 화장품을 사용하는 남성은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아직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것은 쑥스럽기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하는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화장품을 구매하는 남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화장하는 남자들은 화장했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화장을 하지 않는다. 보이지 않을 뿐이지, 남자들은 화장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 남자의 화장을 열정으로 생각하는 나는 게으를 뿐만 아니라 시대에 뒤처진 남자인 거다. 지금 화장을 하는 남자들에게 화장은 여자들 못지않게 아침을 준비하는 자연스러운 단계인 것.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나까지 그 대열에 동참하고 싶지는 않다.
화장을 안 해도 살 수 있는데, 또 누가 뭐라 하지도 않는데 이런 편안함을 포기하고 싶겠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3년 4월 ‘국내 소비자의 화장품 인식도 조사’ 결과>
색조 화장을 하는 남성의 비율(여성은 70%) 10%
남성이 사용하는 기초 화장품의 수 (여성은 3.2개) 2. 3개
기능성 화장품을 사용하는 남성의 비율(여성은 83%) 56%


And you said... @facebook.com/graziakorea
내 남자 친구의 화장, 어디까지가 적절할까요?

“스킨, 로션, 자외선 차단제는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잡티를 가려줄 파운데이션이나 BB크림, CC크림 정도를 얇게 바르는 것도 괜찮아요. 허옇게 백탁 현상이 일어난 자외선 차단제에서 끝나는 것보단 나을 듯하네요. 눈썹도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면 더욱 좋겠죠? 그리고 SPF 지수 들어간 앵두 빛의 립밤 정도까진 허용이 가능할 것 같아요.” _ JiHye Park

“잘생긴 남자라면 마스카라에 아이라인, 아이섀도까지도 괜찮아요. 하지만 못생긴 남자는 선 블록만 발라도 개기름이 흐르는 것처럼 보여요.” _Minjip Kim

“BB크림, 눈썹 정리, 아이래시컬러, 색 안 튀는 립밤 정도? 이왕이면 겨드랑이 털도 다듬고 데오도란트도 썼으면 해요. 짧게 깎은 손톱에 투명 매니큐어를 발라도 멋지겠죠. 남자 BB크림은 너무 어두워서 오히려 얼굴색에 맞는 파운데이션을 얇게 바르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남편을 맞이하기에도 늦은 나이지만, 누구든 생기면 이렇게 가꿔줄 듯해요.” _Anastasia Park

“저도 화장을 진하게 하는 편이 아니라서 남자 친구도 딱 피부 표현까지만! ^*^ 기초 제품이나 클렌징 제품 같은 건 제가 먼저 사다 주는 편이에요. 눈 화장까지 하는 건 싫어요! _Hana Lee

EDITOR : 강병진
PHOTO : Getty Images

발행 : 2013년 12호

남자의 외모를 가꾸는 건 화장품이 아니라 부지런함이다. 화장하는 남자들은 화장했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화장을 하지 않는다. 보이지 않을 뿐이지, 남자들은 화장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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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8월 02호

2013년 08월 02호(총권 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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