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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복의 매력에 빠진 패션 아이콘들의 매니시 룩에 관한 히스토리.

Wanna be a Man?

On August 14, 2013

역사적으로 패셔너블한 아이콘들은 그 누구보다 먼저 남성복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번 시즌은 향후 몇 년 동안 유효할 것으로 보이는 매니시 트렌드를 받아들일 적기다.

매니시한 오버사이즈 라이더 재킷과 데님 팬츠를 매치한 카트린 드뇌브.

남자들의 옷은 말랑말랑하고 예뻐지는 한편, 여자들의 옷은 카리스마를 더하고 있다.
치마를 입은 여자들 사이에서 홀로 바지를 입은 여자가 얼마나 매력적인지는 일찍이 코코 샤넬이 증명했다. 여성의 바지 착용이 법적으로 금지된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바지를 입었던 코코 샤넬.
그녀가 여성복보다 남성복을 더 좋아한 흔적은 옷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샤넬의 트위드 재킷은 남성 정장용 소재였던 트위드로 만든 최초의 여성복이다. 샤넬 여사 자신이 즐겨 입었던 저지 드레스 역시 남성용 내의 소재로 만든 것.
스트라이프 티셔츠는 1910년, 샤넬이 선원들의 옷을 보고 영감을 받아 여성용으로 제작했다. 이처럼 코코 샤넬에게 영감을 준 건 사교계의 화려한 드레스가 아닌, 남자들이 일상에서 착용하는 담담한 색채의 옷이었다. 패션 역사의 다음 페이지는 코코 샤넬에서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으로 넘어간다.

1966년, 이브 생 로랑은 남성용 이브닝 턱시도 슈트를 여성용으로 변형한 ‘르 스모킹’을 선보였다. 연이어 1967년에는 이브닝용이 아닌 낮에 착용할 수 있는 팬츠 슈트를 내놓았고!
1960년대에도 여전히 여성이 바지를 입고 공공장소에 가는 것이 용인되지 않았지만, 패셔너블한 여자들은 팬츠 슈트에 열광했다.

1968년 뉴욕 사교계 명사인 난 켐프너가 이브 생 로랑의 팬츠 슈트를 입고 한 레스토랑에 들어가려다가 입장 거부를 당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브 생 로랑의 뮤즈 카트린 드뇌브 역시 파격을 즐긴 주인공이다. 카트린 드뇌브는 “턱시도는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에 멋지다. 팬츠 슈트를 입으면 뭔가 특별해진 기분이 든다”라며 이브 생 로랑의 팬츠 슈트를 추앙했다.

화이트 컬러 슈트를 사랑한 비앙카 재거는 결혼식에도 롱 드레스에 화이트 재킷을 입었다.

이브 생 로랑, 앤디 워홀의 뮤즈인 비앙카 재거는 유독 화이트 컬러의 슈트를 즐겨 입었다. 그녀는 1971년, 믹 재거와의 결혼식에서도 평범한 웨딩드레스 대신 이브 생 로랑이 직접 만들어준 화이트 재킷과 롱스커트를 입었다.
그 모습은 지금 봐도 상당히 멋지다. 이브 생 로랑의 연인이자 비즈니스 파트너였던 피에르 베르제는 “코코 샤넬이 여성의 몸을 해방했다면 이브 생 로랑은 그 몸에 파워를 불어넣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1975년 포토그래퍼 헬무트 뉴턴은 멋진 사진 한 장을 남겼다. 이브 생 로랑의 르 스모킹 팬츠 슈트를 입은 여인의 사진으로, ‘꽃 같은 여자보다 강철 같은 여자가 더 아름답다’란 메세지를 전했다.

이런 패션 선구자들의 심미안은 21세기인 현재로 이어진다. 현재 패션계는 성별의 구분이 모호한 중성적 매력에 점령당했다. 이런 현상은 모델들의 얼굴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루이비통 광고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아리조나 뮤즈는 머리를 짧게 자르고 굵은 선의 얼굴을 강조하면서 톱 모델로 급부상한 케이스.

스텔라 매카트니의 파워 숄더 슈트를 입은 모델 사스키아 드브로

샤넬의 뮤즈인 모델 프레야 베하 에릭슨은 온몸에 17개의 문신을 새기고 늘어진 면 티셔츠와 바이커 재킷을 즐겨 입는 보이시한 모습으로 유명하다.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모델 사스키아 드 브로 역시 남자 같은 분위기 덕분에 인기를 얻고 있다. 에디 슬리먼이 컴백한 생로랑의 첫 광고에 등장한 사스키아 드 브로는 누가 봐도 남자였다. 스텔라 테넌트, 린다 에반젤리스타와 같은 1세대 보이시 모델들이 글래머러스한 모델들 사이에서 첨예한 매력으로 어필했다면, 최근에는 아예 남성적 마스크의 모델들이 대세인 점이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턱시도 재킷과 빅 버클 벨트는 케이트 모스의 시그너처 아이템.

이런 현상을 주도한 것은 누가 뭐래도 케이트 모스. 납작한 가슴에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깡마른 몸의 케이트 모스는 캘빈클라인의 미니멀한 광고로 시대의 미적 흐름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다.

이후 케이트 모스는 자신의 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보이시한 스타일을 즐겨 입었다. 바이커 재킷을 비롯해 유틸리티 재킷, 스키니 진, 셔츠, 턱시도 재킷, 워커 등 현재 스트리트 신에서 많은 여자들이 가장 편하게 입고 있는 옷이 케이트 모스로부터 비롯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올가을과 겨울에는 좀 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2013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보면 이런 확신은 더 분명해진다. 디자이너들은 그 어디서든, 심지어 구제품 숍에서도 살 수 있는 그런지 스타일의 보이프렌드 룩보다는 성숙하고 지적인 매니시 룩에 집중했다.

칼라와 라펠, 어깨와 소매 라인이 선명하게 살아 있고, 화려한 장식은 없지만 그 무엇보다 입는 이의 기분을 배려해 줄 최고급 소재의 재킷은 투자 가치가 있는 머스트해브 아이템이다.

팬츠는 통이 넓은 것과 좁은 것, 길이가 긴 것과 짧은 것이 모두 유행선상에 있는데, 이 모두를 아우르는 것은 역시 최고급 소재와 완벽한 테일러링이 조화된 결과물이어야 한다. 영국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 재학할 당시 런던의 양복점이 집결한 새빌로의 한 숍에서 견습생으로 일했던 스텔라 매카트니는 확실히 다른 디자이너들보다 유리한 고지에서 출발한 듯하다.

고루한 은행원을 연상케 했던 핀 스트라이프와 초크 스트라이프 슈트를 감각적으로 재해석한 것. 마치 한 가족이 양복점에서 옷을 주문한 듯 핀 스트라이프 원단으로 만들어낸 할아버지의 오버사이즈 코트, 아빠의 정장 한 벌, 엄마의 원피스 한 벌이 시리즈로 등장했다. 물론 몽땅 다 입고 싶은 옷이다.

  • 틸다 스윈턴의 쇼트커트 헤어와 깃을 곧추세운 재킷이 조화롭다
  • 매거진 에디터 케이트 랜피어의 스타일을 가장 잘 설명하는 컬러는 블랙 앤 화이트.

꼭 스텔라 매카트니가 아니어도 올 시즌 수많은 브랜드에서 경쟁적으로 내놓은 멋진 슈트 한 벌 중 내게 맞는 것 하나를 찾는 여정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 단계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면 패션 에디터 케이트 랜피어나 배우 틸다 스윈턴처럼 서늘하고도 시크한 분위기를 낼 기본 준비물은 갖춰졌다. 자, 이제 슈트 원정대가 되어 떠나면 된다.


1 넉넉한 피트와 볼드한 버클이 매니시한 매력을 배가시킨다.
1백95만원 피에르 발맹.
2 매니시한 룩에 화려함을 더할 수 있는 골드 스팽글 타이 1백28만원 이자벨마랑.
3 날렵한 라인의 더블 몽크 스트랩 슈즈 가격 미정 스튜디오 케이.
4 날렵한 라인의 더블 몽크 스트랩 슈즈 가격 미정 스튜디오 케이.
5 매니시한 아이템의 기본은 슬랙스 팬츠. 42만9천원 마쥬.

EDITOR : 서민진
WORDS : 명수진
PHOTO : 김용찬·김영훈(제품), Getty Images, Imaxtree, Wenn-Multibits

발행 : 2013년 12호

역사적으로 패셔너블한 아이콘들은 그 누구보다 먼저 남성복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번 시즌은 향후 몇 년 동안 유효할 것으로 보이는 매니시 트렌드를 받아들일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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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8월 02호

2013년 08월 02호(총권 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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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서민진
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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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찬·김영훈(제품), Getty Images, Imaxtree, Wenn-Multibi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