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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희 기자의 푸드 컬처 사계로 물든 시골 식탁

<리틀 포레스트>

On March 12, 2015

책은 물론 영화와 음악, 세상엔 맛있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강윤희 기자의 사적인 취향을 담은 이달의 맛있는 이야기는 시골로 내려가 자급자족 생활을 하며 지내는 작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만화책 <리틀 포레스트>.

자연의 풍요로움으로 차려진 시골 식탁 <리틀 포레스트>

시골에서 자라난 주인공 이치코. 도시 생활을 동경해 잠시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했지만 결국 그녀가 돌아온 안식처는 자연의 풍요로움이 가득한 시골이다. 봄에는 눈을 뚫고 올라온 머위꽃을 톡톡 따다 된장에 섞어 머위된장을 만들고 여름에는 곰팡이를 제거하기 위해 장작 스토브를 켜 천연 발효빵을 굽는다. 가을이 되면 개암나무 열매를 따 엄마표 홈메이드 ‘누텔라’를, 겨울에는 호박죽에 누룩을 넣고 발효시켜 감주를 만든다.

모두 직접 키우고 수확하기에 언제나 농사일로 바쁘다. 실제 시골에 내려가 자급자족 생활을 하고 있는 작가답게 전원생활의 판타지만 심어주기보다는 끊이지 않는 육체노동의 고됨과 외로움, 고충 등도 함께 그려내지만 그래도 역시 도시의 카페에 앉아 책을 읽는 기자는 사계가 그대로 묻어나는 그들의 식탁에 침을 흘릴 뿐이다.

“가장 맛있는 게 뭐니? 이치코.” “…방금 만든 낫토떡.”

눈으로 뒤덮인 시골의 겨울, 마을 이웃들이 분교에 모여 떡을 친다. 3일 동안 눈 속에 묻어 만든 낫토에 바로 찧은 따끈한 떡을 뜯어 넣는다. 설탕과 간장이 듬뿍 들어가 달콤 짭짤한 낫토가 붙은 따뜻하고 촉촉한 떡, 도대체 무슨 맛일까?


직접 떡을 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집에 있는 일본식 키리모찌를 그릴에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시판 낫토에 설탕 한 스푼, 간장 몇 방울 떨어뜨려 마구 저은 뒤 노릇하게 구운 찰떡을 넣어 묻혀 만화 속 낫토떡 흉내를 내본다. 쭉쭉 늘어나는 찰떡에 쭉쭉 실을 뽑아내는 낫토가 입안에서 철떡철떡, 짭짤하고 달콤하고 쿰쿰하고 고소한 맛.


기왕 떡을 구운 김에 간장 바른 떡도 만든다. 간장에 설탕 조금 넣은 소스를 붓으로 살살 발라 양면을 구우면 탄 간장 내음에 침이 꿀꺽, 여기에 김을 돌돌 싸 먹으면 쌀쌀한 초봄 추위도 즐겁다. 주인공의 말처럼 ‘추위도 소중한 조미료 중 하나’.

산달래와 배추봉오리파스타

"시장에 지천으로 널린 냉이와 달래, 깻순을 사다 숭덩숭덩 거칠게 자른다. 올리브유에 으깬 마늘과 마른 고추로 향 내고 자른 산나물을 듬뿍 넣어 볶다 보면 흙내음 담긴 봄나물의 향이 진하게 올라온다. 삶은 파스타면을 더해 재빨리 섞기만 하면 그야말로 봄봄. "

자급자족하는 이치코, 수확할 채소가 없을 때에는 주변에서 자라난 산채로 상을 차린다. 산두릅과 민트 잎을 튀기고 용수로에서 자라난 크레송을 마요네즈에 버무려 바게트에 끼워 먹는다. 초봄, 미처 결구하지 못해 겨울 동안 밭에 방치된 배추에서 봉오리가 올라오고 눈밭 사이로 산달래가 나면 봄나물파스타를 만든다. 타인이 만든 것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옮기기나 하는, 타인에게 죽여달라고 하고는 죽이는 법에 불평하는 도시 사람의 죄책감을 잠시 뒤로하고 나도 따라 봄나물로 파스타를 만든다.

책은 물론 영화와 음악, 세상엔 맛있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강윤희 기자의 사적인 취향을 담은 이달의 맛있는 이야기는 시골로 내려가 자급자족 생활을 하며 지내는 작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만화책 <리틀 포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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