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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의 엄마가 심리학에게 묻다

있는 그대로의 내 자신을 사랑해주세요


3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짬을 내 컴퓨터를 배우러 다니고 있어요. 집 근처 회사의 경리나 사무직으로 취업하려고 이력서도 열심히 넣고 있고요.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일을 해볼 생각인데 임신하고 3~4년간 집에만 있어서인지 사회생활을 다시 하려니 두려운 마음이 드네요. 사실 결혼 전 잠깐 직장에 다닐 때도 ‘일 잘한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거든요. 괜히 회사나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ID 눈꽃

만약 눈꽃 님의 아이가 직장에 다니게 됐다고 가정해보세요. 그때 아이가 “엄마, 내가 일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누군가에게 민폐가 되진 않을까?”라는 고민을 털어놓는다면 어떤 대답을 해주시겠어요? 

마음이 짠해진 눈꽃 님은 아이를 꼭 안아주며 “긴장되는구나. 괜찮아. 넌 잘할 수 있을 거야”라고 이야기하시겠지요.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자못 비장하게 이런 각오를 하실지도 모릅니다.

‘만약 직장에서 환대받지 못한다 해도 괜찮아. 그래도 난 너를 이해하고 인정할 거야.’ 때론 이런 부모를 자식바보라고 놀리기도 하지만 부모로서는 옳은 태도입니다. 아이는 그런 부모의 태도를 내면화해서 자신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니까요.

그런데 저는 엄마들에게 자주 이런 말을 합니다. 마치 자녀를 사랑하듯, 아이의 존재를 무조건적으로 긍정하고 수용하듯 여러분 자신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라고요. 사실 우리가 자녀보다 더 사랑해야 할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이 험난하고 이기적인 세상에서 내가 내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면 누가 내 편이 될 수 있을까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타인이 나를 배려하고 아껴주지 않는다고 원망합니다. 

우리는 보통 자신에 대해 엄격하고 냉철해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특히나 도덕적인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면 더더욱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엄격하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 냉정하게 비판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마음의 여유가 없고 불안합니다. 

자기 비난이 강한 사람은 또 타인에게 비난받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기 때문에 방어적이 되기도 쉽습니다. ‘내가 얼마나 노력하는데 사람들은 나에게 왜 이렇게 야박하지?’ 하는 억울함 때문이지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도 수용적인 사람은 이기적이거나 자만한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노심초사하지 않기 때문에 두려움 없이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볼 수 있고, 그 행동의 결과가 비록 부정적일지라도 외면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잘못이 있다면 그게 뭔지, 왜 그런 잘못이 생겼는지 성찰하고 고치면 됩니다. 사실 직장이 원하는 첫 번째 인재는 유능한 사람이겠지만 미숙하더라도 타인의 조언을 잘 받아들여 날마다 발전하는 사람도 귀중한 인재입니다. 눈부신 발전은 없더라도 늘 변함없이 안정되게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 또한 꼭 필요한 직원이지요.

눈꽃 님, 누군가에게 민폐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대신 ‘괜찮아’, ‘잘할 수 있을 거야’라고 자신을 격려해주세요. 우리 사회는 잘 몰라주지만 엄마들은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용감해지고 인내심도 많아지며 성숙해지잖아요. 

또 괜찮지 않은들 어떤가요? 직장일이 정 맞지 않는다면 지역에서 학교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당신을 필요로 할 테니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한 가정의 주인이고, 그리고 자기 자신의 주인이라는 사실입니다. 

 

BB COUNSELLING

‘사랑스러 운 아이를 낳았는데, 왜 우울한 걸까?’, ‘혹시 나도 슈퍼우먼 콤플렉스는 아닐까?’ 아이의 엄마이자 여자로서 마음이 고단하다면 <베스트베이비> 편집부로 메일(bestbaby11@naver.com)을 보내주세요. 박미라 작가가 선배 엄마의 입장에서 어드바이스를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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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라씨는요…  
  • 가족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 현재는 심신통합치유학을 공부하며 한겨레문화센터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치유하는 글쓰 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육아수필집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감정 치유 에세이 <천만 번 괜찮아> 등을 집필했다. 

Credit Info

기획
한보미 기자
박미라
일러스트
경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