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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의 엄마가 심리학에게 묻다

죄책감도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일 수 있습니다



25세에 결혼해서 그해에 아들을 낳았어요.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엄마가 되어 그런지 아이가 예쁘기는커녕 힘들고 원망스럽기만 했어요. 산후우울증 때문에 아이에게 더욱 애착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후에 둘째를 낳았는데 딸이라 그런지 애교도 많고 너무 예쁘더라고요. 그런데 퇴행 현상을 보이는 큰아이가 저를 다시 힘들게 하네요. 남편을 닮아 미운 짓만 골라 하는 건 아닌가 싶고, 가끔은 제 자식이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나쁜 엄마가 아닌가, 엄마가 될 자격이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죄책감이 들어서 힘듭니다. ID 은석맘

 

흔히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말하지만 저는 모든 자식이 똑같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부모들이 애정이 덜하거나 불편한 마음이 드는 자식이 있다는 사실을 은밀하게 털어놓곤 하지요. 

엄마가 유독 어떤 자식에 대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하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우선 은석맘의 이야기처럼 부모로서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지요.
하지만 엄마가 마냥 자기 자신만 탓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부모의 양육 태도는 부모와 자식이 함께 결정한다는 것이 교육학의 기본 전제이니까요. 은석맘이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어떤 특성이 아이에게 있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사실 어떤 아이는 엄마를 엄격하게 만들고, 또 어떤 아이는 엄마를 너그럽게 만든다는 것, 아이를 둘 이상 키워본 엄마들은 아실 거예요. 그리고 운명론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부모의 차별도 어떤 아이들에게는 극복해야 할 필연적인 인생의 고난으로 작용해서 그 고난의 산을 넘어선 아이들은 더욱 성숙한 성인으로 성장하기도 하지요.
 

한편으론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아들에 대한 은석맘의 불편한 감정이 또 다른 방식의 사랑은 아닐까 하는 것이지요. 불편함, 거부감, 그로 인한 죄책감도 사랑이나 관심의 또 다른 색깔일 수 있답니다. 

어쨌든 그런 불편한 감정 때문에라도 아이에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러니 불편한 방식으로라도 ‘아이를 사랑하고 있구나’ 인정하시고 긍정적인 사랑으로 전환시켜보세요. 그러면 아이도 엄마도 행복해질 겁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편애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하더라도 그 상태를 계속 방치하면 만만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거예요. 무엇보다 사랑받지 못한 아이가 건강한 정서로 자라기 어렵겠지요. 

자존감이 부족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형제자매를 비롯해 다른 이에 대한 경쟁심과 질투심이 보통 사람보다 과할 수 있어요. 오빠에 대한 부모의 냉담한 태도를 목격하는 동생도 행복할 리 없고, 편애의 주체인 부모 또한 죄책감으로 괴롭긴 마찬가지일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은석맘에게 부모교육 프로그램이나 상담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부부 관계도 성찰해보시고요. ‘아이가 남편을 닮아 미운 짓만 하는 것 같다’라는 생각에서 남편에 대한 원망이 느껴지네요.

모든 가족 문제의 근본 원인은 부부 문제라는 것 알고 계시죠? 이렇게 문제를 성찰하고 해결해나가다 보면 아이와의 관계는 물론이고 자신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진다는 걸 아시게 될 거예요.


BB COUNSELLING

‘사랑스러 운 아이를 낳았는데, 왜 우울한 걸까?’, ‘혹시 나도 슈퍼우먼 콤플렉스는 아닐까?’ 아이의 엄마이자 여자로서 마음이 고단하다면 <베스트베이비> 편집부로 메일(bestbaby11@naver.com)을 보내주세요. 박미라 작가가 선배 엄마의 입장에서 어드바이스를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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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라씨는요…  
  • 가족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 현재는 심신통합치유학을 공부하며 한겨레문화센터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치유하는 글쓰 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육아수필집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감정 치유 에세이 <천만 번 괜찮아> 등을 집필했다. 

 

Credit Info

기획
이명희 기자
박미라
일러스트
경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