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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가 겪었어

아기는 크리스마스를 모른다

On December 11, 2015

 


 

 

 

아기는 크리스마스를 모른다

한동안 크리스마스에 별다른 감흥을 못 느꼈다. 그런데 민솔이가 태어난 뒤 맞는 크리스마스는 좀 달랐다. 서른이 훌쩍 넘은 내가 마치 어릴 적 부모님께 선물 받던 그 시절의 어린이로 돌아간 듯 설레었다. 민솔이도 처음이지만 나 역시 아빠로서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였으니까. 선물만 주는 게 아니라 산타 할아버지로 변신해 아이에게 서프라이징 파티를 열어주고 싶었다. 아내는 오버하지 말라며 핀잔을 주었지만 들뜬 마음으로 나만의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유난히도 추웠던 크리스마스이브 퇴근길, 복잡한 인파를 뚫고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강아지 인형을 산 뒤 가장 중요한 산타 옷을 준비해 집으로 갔다. 

 

 


 

 

현관문 앞에서 산타 옷을 주섬주섬 갈아입은 뒤 얼굴엔 수염을 붙이고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여니 눈앞에 번호키 누르는 소리를 듣고 뒤뚱뒤뚱 반갑게 걸어오는 민솔이가 보였다. 완벽한 산타 변신을 위해 목소리까지 변조해 “허허허~ 산타 할아버지다!”라고 반갑게 인사를 건넨 순간, 민솔이는 그만 ‘으아아아~앙’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마치 귀신을 본 것처럼 공포에 질려 울며 뒷걸음을 치다가 그만 뒤로 ‘쿵~’ 하고 넘어지기까지 했다. 처음 보는 빨간색 복장의 할아버지 모습이 무서웠던 걸까. 

 

 


 

 

난생처음 보는 스피디한 속도로 기어 엄마에게 달려가 안긴 뒤 얼굴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나 역시 예상과 전혀 다른 반응에 깜짝 놀랐다. 우는 민솔이를 달래주기 위해 선물 보따리에서 강아지 인형을 꺼내어 작동을 시키자 민솔이는 더욱 소스라치게 놀라며 아파트가 날아갈듯 울어대기 시작했다. 결국 아내에게 엄청난 핀잔을 받으며 단 몇 분 만에 서프라이징 파티는 끝이 났다. 물론 웃픈 해프닝이 끝난 뒤 크리스마스 케이크 촛불 끄기는 너무나 좋아했지만 말이다. 처음이라 몰랐던 초보 아빠의 도전이지만 세 식구가 울고 웃었던 첫 크리스마스의 추억은 아직도 가슴속에 담겨 있다.

 

 

김진형 씨는요… 

 

올해 다섯 살이 된 민솔이의 아빠로 광고회사에서 아트디렉터로 일 하고 있다. 더없이 사랑하는 딸과의 추억을 남기고 싶어 <딸바보가 그렸어>라는 육아 에세이를 출간했다. 현재도 계속해서 온라인 채널에서 가 족과 딸의 추억을 그려나가고 있다. 


 

Credit Info

기획
황선영 기자
글·그림
김진형(아트디렉터, <딸바보가 그렸어> 웹툰 작가)

2015년 12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황선영 기자
글·그림
김진형(아트디렉터, <딸바보가 그렸어> 웹툰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