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네이버포스트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맘스라이프

자람가족학교 이성아 대표의 엄마 감정 레슨 ⑦

나는 왜 그녀가 부러우면서도 싫을까요?

 

저 친구는 무슨 복에 저렇게 잘사는지 볼 때마다 짜증이 나고, 철마다 아이에게 명품 브랜드 옷을 사 입히는 이웃 엄마에게 유독 날이 서 있다면 스스로를 한번 찬찬히 들여다보자. 

한창 동생 본 투정을 하는 세 살배기 아이도 아닌데 우리는 여전히 다른 사람을 질투하고 불편한 느낌 때문에 상황을 피하곤 한다. 다 큰 어른이 ‘쩨쩨하게’ 말이다. 엄마 감정 레슨 일곱 번째는 우리 내면의 ‘열등감’에 관한 이야기이다.

 

최근에 후배 한 명과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후배가 불쑥 한숨을 내쉬며 “왜 자꾸 이런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했어요. 이야기인즉슨 친한 친구가 아파트를 분양받아 이사를 해서 며칠 전 집들이에 갔대요. 

정성들여 아기자기하게 꾸민 집 안 살림을 보니 ‘예쁘게 사네. 부럽다’가 아니라 ‘이건 어떤 브랜드야? 저건 어디서 샀지?’라며 자기도 모르게 집 안 구석구석을 스캔하고 있더라는 거예요. 평수 좁은 낡은 아파트라 아무리 애써도 빛이 안 나는 자신의 집과 비교하면서요. 그런데 집에 오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자기 자신이 참 못나게 느껴지더래요. 친구가 예쁘게 꾸미고 잘사는 모습을 누구보다 기분 좋게 축하해줘야 하는데 질투와 시기를 느끼는 게 말이죠. 


그런데 실은 누구에게나 다른 사람이 잘되거나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이를 인정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 즉 ‘열등감’이 있어요. 그건 후배의 말처럼 우리가 속이 좁고 성격이 못돼서가 아니라 사회적 존재인 까닭에 당연히 가질 수 있는 감정이에요. 

아이도 잘 키우고 살림도 잘하고 자기관리까지 철저한 엄마들이 있죠? 그런 사람을 보면 당연히 부러워요. 하지만 사람마다 이 ‘부러운 느낌’을 처리하는 방법이 천지차이예요.

하나는 ‘건강한 열등감’으로 표출하는 경우인데요. 그 부러움을 ‘난 왜 저게 안 될까? 더 노력해봐야겠다’라는 에너지로 바꾸는 거예요. 열등감이 삶을 힘차게 살도록 하는 강력한 동기가 돼주는 셈이죠. 이처럼 건강한 열등감을 지닌 사람들은 상대를 부러워한다는 표현을 주저하거나 창피해하지 않아요. 무리하지도 않고요. 

“와~ 이거 어디서 샀어? 정말 예쁘네. 너무 비싸지 않으면 나도 사고 싶어. 다른 걸 추천해줘도 좋고” 식으로 솔직히 말하고 부러움을 자신의 상황에 맞춰 현실화될 수 있도록 적절히 조율해나갑니다. 

 

 


잘하고 싶기 때문에 생기는 열등감 

이렇듯 열등감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에요. 불안에도 건강한 불안과 과잉불안이 있듯 열등감 또한 받아들이는 자세에 따라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니까요.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이자 개인심리학의 대가인 알프레드 아들러는 자신을 ‘열등감 덩어리’라 일컬을 정도로 심각한 열등감에 시달렸대요. 어린 시절에 그는 여러 사람들 앞에 서는 것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을 가졌어요.

이러한 열등감을 들키지 않으려고 그가 선택한 방법은 ‘회피하기’였어요. 예컨대 전교생이 다 참여해야 하는 시 암송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아침부터 배가 아프다고 꾀병을 부려 결석하거나, 한 단체의 대표였던 그가 연설을 해야 할 상황이 되면 핑계를 둘러대면서 피해 다니기 일쑤였지요. 

둘째로 태어난 아들러는 상대적으로 부모님의 사랑을 덜 받으며 자랐는데 그로 인해 아주 어린 시절부터 열등감에 시달렸다고 해요. 더욱이 소아마비 탓에 신체적 열등감도 엄청 심했고 이후에 프로이트와 같이 공부하면서 지적 열등감까지 더해졌죠. 

일반적인 잣대로만 봤을 때 아들러는 열등감에 잔뜩 짓눌린 어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잖아요. 그런데 그는 열등감을 오히려 자신이 해결할 과제로 삼았어요. 자신의 열등감을 인지하고 수용하고 극복한 케이스인 거죠. 

이게 바로 아들러가 말한 ‘열등해도 되는 용기’예요. ‘뭔가를 잘하고 싶은데 내가 부족하구나’라고 느끼는 열등감은 건강한 불안을 불러와 도리어 이로움을 줘요. 한계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열등감은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의미예요.  

 

 

 

왜 나는 유독 그녀에게 날카로울까? 

평소에는 사람 좋기로 소문이 자자한데 유독 어떤 사람, 어떤 상황에 날을 세우는 사람이 있죠? “그 집 봤니? 세상에 어쩜 그렇게 하고 살 수가 있니? 그러고도 잠이 올까?” 이건 다른 이를 비난하면서 내 수치심을 전이시키는 거예요.

다른 사람에게 그 사람보다 내가 낫다는 걸 인정받고 싶고 ‘그래도 저 집보다는 낫잖아’ 하고 스스로 안심하고요. 때로는 부러움을 느꼈던 대상을 맹목적으로 깎아내리기도 해요. “그런데 그 엄마 돈 되게 많이 써. 자기밖에 몰라. 집만 예쁘면 뭐 하니?” 식으로 다른 걸 트집 잡으면서요. 

이런 모습은 비슷한 또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모임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저 집 애는 저렇게 산만해서 엄마 걱정이 많겠다”라든지 “애가 얌전하긴 한데 그대로 두면 친구도 못 사귈 텐데” 식으로 다른 집 아이 또는 육아방식에 사사건건 훈수를 두는 엄마가 있어요. 사실 이 엄마는 ‘그래도 내가 나아’라고 자기 위안을 얻고 싶은 거예요. ‘다른 이들은 엄마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방식으로요. 아이를 유독 잘 챙기는 엄마를 보면 이렇게 말하죠. 

“애를 너무 과보호하는 거 아냐?” 이 말의 속뜻은 사실 ‘나도 그녀처럼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인데 엉뚱하게 표현하는 거죠. 

 

이와 반대로 엄마들 모임에서 느낀 열등감을 ‘피하는 것’으로 해결하려는 엄마도 있어요. “아이 친구 엄마들과 차를 마셨는데 다들 대단해 보였어요. 전문직을 가졌거나 회사에서 높은 자리에 있는 엄마들 사이에서 전업주부라는 게 어찌나 초라하게 느껴지던지… 무슨 죄를 지은 느낌이었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다시는 끼지 말아야지 다짐했어요.” 아마도 이 엄마는 평소에 워킹맘들을 부러워했을 거예요. 그러다 실제로 많은 워킹맘들을 만나게 되면서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가 생겨 아예 그런 감정을 느낄 계기를 차단해버리려는 거죠.  

 


열등감을 잘 껴안고 살아가는 법 
크든 작든 열등감이 없는 사람은 없어요. 중요한 건 내 열등감을 어떻게 발견하고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가느냐 하는 거죠. 

사실 열등감은 내가 어떤 걸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려주는 나침반이에요.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부럽다’고 느꼈다면 어떤 점이 부러웠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세요. 바로 그게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원하는 것이었는데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다가 ‘부러움’을 통해 드러난 거니까요. ‘내가 이걸 좋아하는구나’ 인정하면 내 상황에 맞게 어떻게 실행해야 할지 구체적인 고민과 노력이 가능해요. 


평소와 달리 어떤 특정 상황에서 견딜 수 없이 화가 났다면 그것 역시 내가 가진 열등감이에요. 그때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골똘히 생각해보면 실은 이미 스스로 부족하다 여기는 부분이 건드려졌을 때가 대부분일 거예요. 가령 스스로 키가 크고 날씬하다고 생각하면 남편이 지나가는 여성을 가리키며 “와, 키도 크고 날씬하네”라고 말해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아요. 

그런데 스스로 키가 작다는 콤플렉스에 다이어트의 필요성까지 절감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문제가 달라지죠. 지나가는 이에게 키가 크고 날씬하다고 말했을 뿐인데 내 귀에는 ‘넌 키도 작은데 뚱뚱하기까지 해’라는 비아냥거림으로 들리는 거예요. 

이처럼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건 내가 가장 부족하거나 아프게 인지하는 부분일 가능성이 커요. 정말 잘하고 싶은 부분인 경우도 있고요. 

그런 만큼 내 욕구와 상대방의 말을 별개로 분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상대방의 말을 왜곡하거나 비약하지 않고 내용 그 자체로만 받아들이려는 자세도 중요하죠. 

실제로 이 같은 불만을 토로하는 엄마들과 이야기해보면 상대방이 한 말과 엄마들의 해석 사이에 상당한 거리가 있어요. 엄마들이 필터링해서 받아들인 말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에요. 지나가는 여성에게 “와, 키도 키고 날씬하네”라고 한 말이 결코 ‘넌 키도 작은데 뚱뚱하기까지 해’라는 의미를 품고 있지는 않아요. 진실은 ‘키가 크다’, ‘날씬하다’에서 끝나는 거죠. 그런데 이미 키와 다이어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보니 예민하게 반응하는 거예요. 

유독 뾰족한 가시를 세우게 되는 상대의 말과 행동을 곰곰이 떠올려보세요. ‘이런 말에 나는 민감하구나’를 느낀 뒤에는 같은 말을 듣거나 행동을 봐도 ‘셀프 제동 장치’가 어느 정도 작동해 덜 예민하게 반응할 거예요. 주변인들과 관계가 좋아지는 건 말할 것도 없죠.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힘이 되는 말을 자주 해보세요. 열등감을 다스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타인으로부터 좋은 말을 듣는 것도 이롭지만, 내가 나에게 해주는 말의 에너지가 가장 강력해요. 평소 나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을 떠올려보고 이제부터라도 힘이 되는 좋은 말을 들려주세요. ‘세상에 열등감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나도 뭐 이만하면 충분히 괜찮지’라고요. 

 

 

 

 

이성아 대표는요… 


자람가족학교 대표이자 19세, 17세, 10세 삼형제를 둔 엄마. 10여 년간 강연과 상담을 통해 수많은 부모와 가족을 상담해온 부모 코칭 전문가로 E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비롯해 주요 일간지와 육아잡지 등에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녀가 이끄는 자람패밀리는 가족의 건강성을 회복하자는 취지로 시작되었으며 자람가족학교와 자람부모학교를 운영 중이다. 
 

Credit Info

기획
한보미기자
사진
김진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