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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가 겪었어

아빠라서 할 수 없는 것들


민솔이 목욕은 신생아 때부터 내 담당이었다. 육아와 모유수유로 지친 아내를 잠시나마 쉬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목욕이었으니까.

사실 초보 아빠가 목도 못 가누는 갓난아기를 씻긴다는 건 꽤 힘든 일이다. 육제적인 것보다는 조금만 잘못 다뤄도 유리처럼 부서질까 두려웠기에 정신적으로 더 힘들었다.

민솔이는 발이 물에 닿기만 해도 ‘응애~’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건 아닐까’, ‘물 온도가 안 맞는건가?’, ‘컨디션이 별로인가?’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자지러지게 울 때는 녹다운되어 있던 아내와 같이 씻기기도 했다.

아이 목욕을 마치면 체력이 완전히 방전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을 정도. 그래도 차츰 요령이 생겼고 아내의 도움 없이 나 혼자서도 제대로 목욕시킬 수 있게 되었다.
갑자기 민솔이가 탕 속의 사라진 거품 사이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물었다. “아빠~ 그거 뭐야? 코끼리야?”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라 황망한 표정을 지으며 나는 마음속으로 말했다.

‘행복했던 목욕이여, 이제는 안녕…’이라고.

 

  • 김진형 씨는요… 
  • 올해 다섯 살이 된 민솔이의 아빠로 광고회사에서 아트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더없이 사랑하는 딸과의 추억을 남기고 싶어 <딸바보가 그렸어>라는 육아 에세이를 출간했다. 현재도 계속해서 온라인 채널에서 가족과 딸의 추억을 그려나가고 있다.

Credit Info

기획
황선영 기자
글·그림
김진형(아트디렉터, <딸바보가 그렸어> 웹툰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