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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곤충 탐험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작은 곤충은 아이의 소중한 ‘자연 선생님’이다. 곤충을 관찰하기 좋은 가을, 더 늦기 전에 아이와 손잡고 바깥으로 발걸음을 재촉하자.

 

어른들은 무심코 지나치지만 아이들은 화단이나 풀숲에서 개미나 공벌레 같은 곤충을 만나면 쭈그려 앉아 몇십 분씩 관찰하는 일이 예사다. 심지어 곤충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살살 만져보기도 한다. 이처럼 아이들이 곤충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들은 대개 가만히 있는 물체보다 움직이는 것에 훨씬 집중한다. 4세가 되면 움직이는 것 중 가장 큰 공룡에 푹 빠져 긴 공룡 이름을 줄줄 외우는 경지에 이른다. 그러다 6세쯤 되면 공룡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고 초등 3학년 즈음까지 한창 곤충에 관심을 갖는다. 

바로 이때 부모의 적절한 ‘인풋’이 필요하다. 곤충을 충분히 관찰하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된 후에 나비마저도 무서워한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막연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보이는 것. 하지만 이 시기에 곤충의 세계에 들어갔다 온 아이는 다르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다양한 모양과 총천연색을 자랑하는 곤충의 생김새를 보며 저절로 관찰하는 힘이 생기고 분석력도 발달한다. 또한 이 작은 곤충 하나가 모든 자연을 연결하는 소중한 매개체라는 것을 깨닫는다.

곤충이 살아야 동물, 식물도 살 수 있다. 곤충과 동물이 죽은 뒤 썩으면 거름이 되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곤충의 도움을 받아 수정이 되어 열매를 맺게 되므로 곤충이 사라지면 열매 없는 식물이 되어 번식할 수 없게 된다. 

산소를 만드는 숲의 나무가 줄어들면 결국 동물도 살 수 없게 된다. 곤충이 별로 없는 곳은 새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작은 생명체지만 모든 자연물에는 각각의 맡은 역할이 있다는 것, 곤충을 보호해야 지구의 생태계가 잘 유지된다는 ‘자연 교육’이 자연스레 이뤄지는 셈이다. 


 

아이가 곤충과 친해져야 하는 이유
1. 관찰력·분석력이 발달한다
식물이나 동물에 비해 곤충의 크기는 아주 작은 편. 게다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주위 환경과 비슷한 보호색을 띤 종이 많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보노라면 자연스레 세심한 관찰력이 길러진다. 

꼬물꼬물 기어가는 작은 곤충을 관찰하기 위해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건 기본. 또한 같은 곤충이라도 똑같은 모양이 없는 만큼 여러 곤충을 비교하며 분석하는 능력도 키울 수 있다.

2. 자신감이 생긴다
곤충에 관심이 많은 아이는 손등에 사마귀를 올려놓기도 한다. 아이들 세계에서 ‘곤충의 왕’인 사마귀를 자기 손에 올렸다는 이유로 자신감도 생기고 성취감도 맛보게 되는 것. 곤충을 관찰하고 만져보며 점점 담대해져 앞으로 자라면서도 뭐든 자신감 있게 도전할 수 있다.

3. 창의력의 밑바탕이 된다
도시화, 산업화로 인해 자연을 가까이 접하지 못한데다 정형화된 교육으로 인해 똑같이 따라하는 것은 잘하지만 응용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많다.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이 나방의 무늬에서 영감을 얻듯이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무늬와 다채로운 색상, 모양은 아이디어와 창의력 발달의 밑바탕이 된다. 자연의 색감을 보고 자란 아이는 그만큼 더 다양한 색을 사용할 수 있고 언젠가는 자신만의 창의력을 표출하게 된다.

4. 사고력이 길러진다
다양한 생각을 하고 사고력을 넓히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봐야 한다. 길을 걸을 때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아이가 곤충에 관심을 보인다면 옛 그림 속에 등장하는 곤충, 상처 치유에 사용되는 곤충 등 과학, 역사, 예술 등과 연계해 사고력을 키워줄 수 있다. 또한 곤충을 관찰한 뒤 부모나 친구에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말하며 의사소통 능력과 사고력이 발달된다.

곤충을 만나러 가기 전 알아두기!
곤충은 여러 동식물 중에서도 매우 작은 편이라 관찰하기 힘들다.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서는 채집을 해야 하는데 공중, 꽃과 잎, 나무와 열매, 낙엽과 돌 밑, 물속 등 다양한 곳에 살기 때문에 필요한 준비물을 챙겨 가는 게 좋다. 

노트, 필기구, 곤충도감, 관찰통, 포충망(잠자리채), 핀셋, 가위, 모종삽, 붓, 전등, 뜰채, 돋보기, 지퍼백, 장갑, 구급약품 등을 챙기고 활동하기 편한 옷차림과 편안한 운동화를 갖추고 야외로 나가보자. 채집하기 전 아이에게 곤충을 만지다 물릴 수 있다는 점을 일러주는 것도 잊지 말자. 

곤충을 채집했다면 잘 살펴보고 관찰일지를 써보는 것도 아이의 흥미를 돋우는 방법. 곤충도감을 가져가 바로 찾아보거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집으로 돌아와 검색해보자. 야외 활동을 한 뒤에는 그날 관찰한 곤충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아이에게 ‘즐거운 경험’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해주자. 


가을에 만날 수 있는 곤충
가을이 되면 잘 익은 열매를 먹기 위해 곤충들이 분주해진다. 머지않아 찾아올 추위에 대비해 겨울나기 준비도 시작한다. 가을에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곤충으로는 풀숲을 점프하는 메뚜기, 귀뚤귀뚤 소리를 내는 귀뚜라미, 풀이나 열매의 즙을 먹고 사는 노린재, 가을 들꽃에 모여드는 나비, 높은 가을 하늘을 날아다니는 잠자리 등이 있다. 대부분 낙엽이나 흙과 비슷한 빛깔을 띠니 풀숲과 흙을 찬찬히 살펴보자.

 

 

​ 환경에 따라 몸 빛깔이 변화하는 사마귀

가을에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마귀는 몸길이가 60~85mm로 몸집이 큰 편이다. 몸 빛깔은 대부분 녹색이지만 진한 갈색이나 연한 갈색인 것도 있다. 평지나 저수지 주변 초원에 서식하며 주행성으로 나뭇가지나 잡초 위에서 먹이를 기다린다. 


​ 길쭉한 다이아몬드 모양의 방아깨비

늦여름에서 가을에 출현하는 방아깨비. 몸길이는 암컷은 75mm, 수컷은 45mm 내외이며 긴 원통형으로 앞쪽이 뾰족하다. 몸은 녹색이지만 갈색형의 개체도 있으며 들이나 야산의 풀밭에서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귀뚜라미 왕귀뚜라미

크기는 26~40mm로 몸 색상은 전체가 흑갈색이다. 풀밭이나 밭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수컷은 날개를 수직으로 올려 ‘귀뚤 귀뚜리’하고 아름답게 운다. 뒷다리의 넓적다리마디가 튼튼하고 강해서 도약을 잘하며 종종 점프할 때 날기도 한다.

 

찌르르 울음소리를 내는 베짱이

몸은 푸른색을 띠고 촉각이 몸길이보다 훨씬 길다. 밤에 ‘스이익 쩍’하는 베 짜는 소리를 내서 베짱이라 불리게 됐다.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 육식성 곤충으로 가운데 종아리다리에 길고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 


 생물 농약이라 불리는 무당벌레

딱지날개가 굿을 하는 무당의 옷과 닮아서 무당벌레라 불린다. 위험에 처하면 노란색 방어물질을 분비해 자신을 보호한다. 풀에 붙은 진딧물이나 깍지벌레 같은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 육식성 곤충이다. 10월 중순경부터 양지 바른 곳에 모여 겨울나기를 준비한다. 


배와 집이 호리병처럼 생긴 호리병벌

땅에 내려앉아 쉴 새 없이 흙을 모아 호리병 모양의 집을 만든다. 때로는 꽃에 모여들어 꽃가루를 먹기도 한다. 몸길이는 25∼30mm로 몸 빛깔은 흑색이나 머리방패, 더듬이의 시작부분, 겹눈의 뒷가장자리의 줄무늬는 짙은 황색이다.

 

 

화려한 날개 무늬를 자랑하는 작은멋쟁이나비

주황색 바탕에 검은 무늬 날개가 있어 빛깔이 아름답다. 평지나 산지뿐만 아니라 도시의 공원, 수변 지역 등지에서 볼 수 있다. 가을에 핀 코스모스에 여러 마리가 모여든다. 


​ 한국에 가장 많은 잠자리 고추좀잠자리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130종의 잠자리 중 가장 흔한 종류 중 하나다. 몸길이는 35~40mm로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잠자리는 몸 전체가 오렌지색으로 옆가슴에 3줄의 검은색 줄무늬가 뚜렷하게 나 있지만 성숙한 수컷 잠자리는 배 부분이 빨갛게 변한다.


작은 방아깨비처럼 생긴섬서구메뚜기

몸 빛깔은 녹색·회녹색·갈색 등이며, 몸에 좁쌀 모양의 돌기가 난 것도 있다. 등 쪽은 넓적하고 가운데에 1개의 홈이 가늘게 있는데 뒷머리의 뒷가두리까지 이어진다. 논이나 풀밭에서 볼 수 있으며 각종 풀잎이나 꽃잎 등을 먹고 산다.

 

 

열대 지방에서 날아온 된장잠자리

들과 산은 물론 도심의 하늘에서도 볼 수 있다. 주 서식지는 적도와 열대지방이며 태평양 등 해양을 건너 이동하는 잠자리로 유명하다. 체형에 비해서 뒷날개가 매우 크고 가슴속에 공기를 보관하는 기관이 넓어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화려한 날개를 자랑하는 청띠신선나비

검은색 날개에 선명한 파란색 띠가 눈에 띄며 크기는 57~69mm다. 햇볕이 잘 드는 길가나 바위에 잘 앉으며, 참나무 진이나 썩은 과일에 잘 모인다. 날개 아랫면은 흙 빛깔과 흡사하다.


나무껍질 틈이나 잎, 꽃 속에 사는 고마로브집게벌레

몸길이는 15~22mm로 머리, 딱지날개, 집게, 종아리마디, 발목마디는 암적색이고 나머지는 모두 검은색이다. 잘 날아다니고 어디든 기어오른다. 나뭇가지 위에서 작은 곤충이나 식물을 먹고 산다.

 

 

​ 콩과 식물을 먹고 사는 팥중이

산기슭이나 하천가에 있는 풀밭이나 자갈밭에 사는 팥중이는 몸 빛깔은 갈색으로 녹색 반점이 복잡하게 있어 얼핏 보면 팥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보인다. 들판을 점프하며 활동하고, 가슴 부분에 흰색 X자 모양 무늬가 있다. 


풀줄기에 잘 붙어 있는 쌕쌔기

습지나 하천 주변 풀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으로 크기는 20~30mm다. 몸은 가는 원통형이며 녹색을 띤다. 머리, 날개, 가슴에 갈색 줄무늬가 있다. 앞머리 꼭대기는 삼각형으로 튀어나왔고 더듬이는 길며 붉은색이다.

 

 

가을 곤충,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다양한 곤충을 관찰할 수 있는 곤충박물관에 가도 되지만 곤충에 관심을 갖는 5~6세 아이라면 살아있는 ‘진짜’ 곤충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곤충을 볼 수 있는데 종류별로 서식지가 천차만별이다. 

숲속에서 다양한 식물과 함께 살기도 하고, 산길을 기어가거나 내려앉아 쉬기도 하며, 풀잎을 먹고 사는 곤충은 풀밭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사람이 기르는 작물을 먹고 사는 곤충은 논밭에서 볼 수 있으며 저수지와 연못, 늪과 웅덩이 등 고여 있는 물에는 수서곤충이 산다. 

시냇가와 강, 하천, 바다 등 흐르는 물에도 다양한 곤충이 깃들어 살고 있다. 도시가 아닌 산과 들판, 저수지와 연못 등에서 다양한 곤충을 관찰하고 싶다면 북한산, 청계산, 안산, 중랑천, 안양천, 탄천 등을 찾아가보는 것도 좋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작은 곤충은 아이의 소중한 ‘자연 선생님’이다. 곤충을 관찰하기 좋은 가을, 더 늦기 전에 아이와 손잡고 바깥으로 발걸음을 재촉하자.

Credit Info

기획
이원지 기자
사진
성나영
모델
카얀(3세), 카밀(5세)
도움말&곤충사진 제공
한영식(곤충생태교육연구소 소장)
스타일리스트
김지연
헤어·메이크업
박성미
의상협찬
섀르반·베네통키즈(02-548-5751), 스티브매든(02-3442-3012), 자라키즈(02-3413-9800), 캡텐(02-517-7786)
제품협찬
케이퍼랜드 by 쁘띠엘린(02-3442-0220) / 참고도서 <봄·여름·가을·겨울 곤충도감>(진선아이), <와글와글 곤충대왕 지구를 지켜요>(풀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