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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의 엄마가 심리학에게 묻다

시어머니가 자꾸 아이에게 밥을 떠먹이세요


시어머니가 자꾸
아이에게 밥을 떠먹이세요


7세 일곱 살짜리 아들을 둔 워킹맘이에요. 같이 살고 있는 시어머님이 아이를 돌봐주신답니다. 아이가 주말에 저랑 있을 때는 엄마가 안 떠먹여준다는 걸알아서 스스로 먹는데, 평일 아침이나 저녁때는 시어머니가 항상 떠먹이세요. 그러다 보니 아침마다 아이랑 밥 먹는 것 때문에 실랑이를 하네요. 시어머니께 아이 밥은 스스로 먹게 하시라고 말씀드렸지만 여전하신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콩콩맘

7세 아이에게 밥을 떠먹이신다니 엄마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이시겠네요. 밥을 떠먹이는 건 영유아기의 발달 단계 중 초기에 이루어지는 것이라서 자칫 퇴행으로 갈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이를 돌봐주시는 시어머님께 양육 방법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말씀드리기 참 곤란하지요. 특히 우리나라는 연장자에 대한 예우를 중시하니까요. 그런데 유난히 시부모님 또는 친정 부모님께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기 어렵다면 내면을 돌아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자신이 여전히 부모에게 아이 같은 존재가 아닌지 생각해보세요. 콩콩맘 님은 현재 부모님과 성인 대 성인의 관계를 맺고 있나요? 혹시 여전히 부모에게 주눅 들어 있거나 긴장하거나 또는 부모를 존경하고 따라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요?
또는 아이를 돌보는 비용을 드리지 않고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계신 건 아닌지요? 그렇다면 이제부터 성숙한 성인으로서 시부모님 앞에 서는 훈련을 하셔야 합니다. 성숙한 성인은 대리 양육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아이 양육에 문제가 있다고 느껴질 때는 그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주 실용적인 이유, 그러니까 아이와 아침식사 때마다 실랑이를 벌이기 때문에 출근에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지금 당장은 그렇게 당당해지는 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간을 두고 마음속에서라도 자꾸 훈련하셔야 해요. 상대에게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을 때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분노나 질투, 경쟁심, 소외감 등을 느낄 때 그게 죄의식으로 작용해서 정작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하게 되는 거죠. 혹시 아이가 할머니에게 의존적으로 되면서 엄마로서 소외감이나 박탈감을 느끼는 건 아닌가요? 
그런 마음을 들킬까 봐, 공연히 시어머니의 양육 방식을 트집 잡는 게 될까 봐 이야기하는 걸 망설이고 있나요? 그런 감정을 느껴도 괜찮습니다. 엄마로서 아이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싶은 건 자연스러운 거니까요. 그러니 할 말이 있을 때는 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콩콩맘 님의 이야기대로 여러 번 진지하게 말씀드렸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사실 어르신들은 말씀드려도 잘 고치지 않으세요. 나이 들수록 인간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그런 부모님에게 자기주장을 반복하게 되면 자칫 감정이 상할 수도 있고 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지요.
그럴 때는 어머니를 공략하지 마시고 아이에게 이야기하세요. “어린이는 자기 스스로 밥을 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 격려하시고 아이가 제 손으로 먹으면 칭찬해주세요. “우리 아들이 혼자 먹는 걸 보니 정말 많이 컸구나. 이젠 엄마와 할머니의 수고를 덜어줄 수 있겠어!”라는 식으로 말이지요.

할머니가 떠먹여주시더라도 “받아먹지 마”라고 아이에게 말하는 건 절대 삼가세요. 아이가 죄의식을 느끼고 할머니와 엄마 사이에서 갈등하게 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기다려보세요. 
아이가 어느 순간 혼자 먹으려고 하게 될 거예요. 어떤 특정한 개별 습관이 아이에게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답니다. 아이는 스스로 문제를 수정할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아이가 스스로 자기 문제를 알아챌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BB COUNSELLING 
‘사랑스러 운 아이를 낳았는데, 왜 우울한 걸까?’, ‘혹시 나도 슈퍼우먼 콤플렉스는 아닐까?’ 아이의 엄마이자 여자로서 마음이 고단하다면 <베스트베이비> 편집부로 메일(bestbaby11@naver.com)을 보내주세요. 박미라 작가가 선배 엄마의 입장에서 어드바이스를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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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라씨는요…  
  • 가족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 현재는 심신통합치유학을 공부하며 한겨레문화센터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치유하는 글쓰 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육아수필집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감정 치유 에세이 <천만 번 괜찮아> 등을 집필했다. 

Credit Info

기획
김형선
박미라
사진
이성우
소품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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