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문을 열고 나면 또 다른 문을 여는 것, 육아가 그런 게 아니겠는가.
“쉬가 마려우면 ‘쉬~’라고 말해야 해”라고 일러두었더니 ‘쉬~’라는 말과 동시에 오줌을 싸버렸다. 반면에 응가는 나오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얘기를 하면 유아용 변기에 앉힐 수 있었지만, 민솔이는 기저귀를 더 편하게 느꼈는지 응가가 나오는 걸 절대로 말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어딘가에 혼자 숨어서 기저귀에 응가를 하고 ‘짠’ 나타났다.
마음이 급해진 우리 부부는 기저귀 떼는 다른 팁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유아용 변기에 눈·코·입을 그려주고, 이름을 지어주고, 응가 싸는 노래까지 들려주었지만 모두 실패! 가장 효과를 본 방법은 엄마 아빠가 변기에 용변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었다.
언니가 되면 기저귀를 사용하지 않고 변기를 써야 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려주니 아이가 슬슬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다. 욕실 변기에 작은 커버를 끼운 뒤 민솔이를 앉혔더니 마치 엄마 아빠 같은 어른이 된 듯이 느꼈는지 굉장히 뿌듯해했다.
심지어 응가가 마렵지 않을 때도 ‘응가!’라고 말하고 앉아 있거나 어른 변기에 앉아 응가를 성공하고 나면 기분이 좋은지 콧노래를 흥얼대기까지 했다. 결국 34개월이 되던 그해 여름, 민솔이는 기저귀 떼기에 성공했다. 본격적인 배변훈련을 시작하고 나서 2주 만에 이룬 쾌거였다.
물론 피곤할 때는 가끔 바지에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대소변이 마렵다는 걸 스스로 인지하고 표현할 만큼 자랐다는 게 우리 부부는 무척 대견하면서도 신기했다. 물론 외출할 때마다 화장실을 찾아다니는 일이 추가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하나의 문을 열고 나면 또 다른 문을 여는 것, 육아가 그런 게 아니겠는가.
하나의 문을 열고 나면 또 다른 문을 여는 것, 육아가 그런 게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