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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화단에서 찾은 ‘자연놀이’

On June 12, 2015

햇볕은 따스하고 너무 덥지도 않아 한창 야외 활동하기 좋은 초여름. 아이에게 자연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수목원이며 체험학습 장소를 검색하고 있다면 잠시 멈추고 우리 집 아파트 단지에 먼저 눈을 돌려보자. 의외로 많은 나무와 풀, 꽃을 만날 수 있다.


일부러 마음먹지 않고서야 도통 흙 밟을 일이 없는 요즘 아이들. 자연교육을 제대로 하려면 왠지 집을 떠나 멀리 가야 할 것 같고생태 현장에서 비용을 들여 체험을 하거나 주말이면 텃밭이라도 가꿔야 할 듯하지만 사실 자연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지나치는 아파트 화단만 해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계절에 따라 피고 지고 색깔을 바꾸는 식물이 가득하다.
사실 아이가 아파트 단지에 심은 나무와 화단의 풀꽃을 가리키며 “엄마, 이게 뭐야?”라고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경우는 손에 꼽을 터. 
오가며 많이 봐서 눈에 익기는 한데 이름은 모르는 식물이 대부분이다. 아이의 자연교육을 어렵거나 복잡하게 생각할 것이 없이 바로 우리 집 아파트 단지에서 시작해보자.

아파트 자연교육, 이렇게 시작하세요!
1. 관찰하기
자연은 배우는 대상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므로 오감을 최대한 활용해 느껴보자. 눈을 감고 바람 소리를 듣거나 알록달록한 꽃과 푸릇한 나뭇잎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것. 
하나쯤 꺾는 것은 괜찮으니 아이가 직접 풀이나 꽃, 나뭇잎을 따보게 한다. 멀리서 볼 때와 달리 가까이 접하면 작은 잎맥이나 줄기도 볼 수 있기 때문. 코를 가까이 대고 향을 맡은 다음 어떤 향이 나는지 아이와 이야기도 나눠보자.

2. 이름 맞히기
평소에 다니는 길을 무심코 지나치지 말고 나무나 풀, 꽃의 이름을 알아보자. 아파트 화단에도 의외로 많은 식물이 계절마다 바뀌며 자라난다. 
모르는 식물은 사진을 찍은 뒤 식물도감에서 찾아보는 것도 좋다. 학명은 무엇인지, 꽃말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도 재미다. 아이가 직접 꺾거나 채취한 것이라 더욱 애착을 가지고 식물도감에 열중하게 된다.

3. 장난감 놀이
아이들에게 자연물은 그 자체가 장난감이다. 잔가지의 잎을 하나씩 떼면서 숫자 놀이도 할 수 있고, 대나무 잎을 꺾어 풀피리나 돛단배를 만들어 놀고, 토끼풀로 화관이나 팔찌를 만들어도 좋다. 
나뭇가지를 꺾어 젓가락을, 넓은 잎을 따다 그릇을 삼고 꽃과 풀로 음식을 만드는 소꿉놀이도 재미있다. 여럿이 역할놀이를 하면서 사회성도 기를 수 있다.

4. 채집하기
자연 놀이를 하면서 궁금하거나 마음에 드는 식물이 있다면 조금 꺾어 집으로 가져오자. 그늘진 곳에서 잘 말려 코팅해 책갈피로 쓰거나 작은 상자에 보관하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식물 표본상자가 된다.

아파트 자연 탐험에 필요한 식물 백과사전
봄·여름 아파트 단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 꽃, 나무를 모았다. 내용을 참고해 아이에게 설명해주고 더 자세한 것은 식물도감을 찾아보자.




1. 봄·초여름에 만나는 ‘풀’
봄이면 가장 먼저 방석처럼 땅에 붙어 있던 풀들이 돋아난다. 키가 작고 큰 풀이 어우러져 화단의 밸런스를 맞춰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질경이
우리나라 산과 들, 길바닥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아주 흔한 풀. 잎이 질겨서 ‘질경이’라 불린다. 잎이 모두 뿌리에서 나오고 잎맥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게 특징. 6~8월에 흰 꽃을 피운다.



괭이밥
세잎클로버처럼 생긴 풀로 알싸한 맛에 고양이도 먹는다고 하여 ‘괭이밥’이라고 불린다. 씹었을 때 입안이 화한 맛은 수산 성분인데 안 좋은 성분을 토해내게 만들어 고양이들의 ‘천연 약’인 셈.



소리쟁이
보랏빛을 띠는 굵은 줄기는 60cm쯤 곧게 자란다. 뿌리 잎은 마디마다 서로 어긋나게 되는데 길쭉한 타원형이고 길이가 30cm쯤 된다. 어린잎이 나올 때는 키가 작고 나지막하게 보이지만 6~7월에 개화할 때는 작은 꽃이 원뿔꼴로 많이 뭉쳐 피는 게 특징이다. 가을에 열매가 열리고 흔들어보면 열매 속 씨앗이 소리를 내 ‘소리쟁이’라고 불린다.



토끼풀
조선 후기에 유럽에서 일본을 통해 들어와 귀화한 식물로 토끼가 잘 먹어 ‘토끼풀’이라 불린다. 요즘 접시나 유리병이 깨지지 않도록 에어캡으로 감싸는 것처럼 예전에는 이 토끼풀을 말려서 채웠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에서 불린 이름을 직역하면 ‘채우는 풀’. 아이들 소꿉놀이의 주요 재료이자 줄기가 얇고 질겨서 반지, 팔찌, 화관 등 장신구를 만들어 놀기도 좋다.




2. 아파트 단지를 알록달록 수놓는 ‘꽃’
목련을 시작으로 개나리, 진달래, 벚꽃, 민들레 순으로 피어나 계절을 알려준다.



꽃다지
이른 봄에 피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자라는 두해살이풀. 산 아래, 들이나 밭에서 자라는데 잎과 줄기에 가는 털이 나 있다. 봄에 냉이꽃처럼 생긴 노란 꽃을 피운다. 십자화과에 속하는 꽃다지와 냉이를 구별하는 방법은 꽃다지는 꽃이 노랗고 열매가 길쭉하며, 냉이는 꽃이 하얗고 열매가 심장 모양이다.



꽃마리
지치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 집 가까운 빈 땅이나 들에서 많이 자란다. 원줄기는 네모지고 가지가 뻗으면서 줄기 끝이 말리는 것이 특징. 꽃마리의 씨가 터지기 전 하나씩 조심스레 꺾어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것처럼 만들어 머리에 두르면 근사한 왕관으로 변신한다. 마음에 드는 꽃마리를 꺾어 책갈피에 넣어두었다가 비닐 코팅을 하면 예쁜 책갈피가 된다.



제비꽃
이른 봄에 피는 꽃으로 오랑캐꽃, 씨름꽃, 장수꽃, 앉은뱅이꽃, 병아리꽃, 외나물 등으로도 불린다. 보라색, 흰색, 노란색, 분홍색 등 꽃 색깔이 다양하며 잎도 둥글거나 세모, 하트, 단풍잎 모양으로 여러 가지다. 꽃이 피면 잎을 걸어 꽃 씨름을 해보자.



망초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두해살이풀로 여름에서 겨울에 걸쳐 싹을 틔운 망초는 겨울을 보내고 이듬해 봄 쑥쑥 자란다. 밭을 묵히면 다음 해에는 온통 망초나 개망초로 뒤덮이는데 망초는 그 다음 해가 되면 키가 작아지거나 잘 자라지 못하고 쑥과 경쟁에 밀려 아예 자취를 감춰버리기도 한다.



아까시
우리가 흔히 아카시아라고 부르는 나무의 이름은 ‘아까시’로 가시가 많아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노란 꽃을 피우는 아카시아와 닮았다 하여 부르게 된 것.



좀씀바귀
햇볕이 잘 드는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토종 한국 식물. 줄기는 10cm로 둥근 모양의 잎은 대개 가장자리가 밋밋한 편.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번식하며,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랄 만큼 생명력이 질기다.




3. 푸릇한 조경을 맡고 있는 ‘나무’
아파트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사계절 내내 푸르고 관리가 쉬운 소나무, 향나무 등을 주로 만나볼 수 있다. 열매를 맺는 앵두나무, 살구나무, 감나무도 많은 편인데 정기적으로 독한 소독약을 뿌리니 주워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수수꽃다리
흔히 ‘라일락’이라고 불리는 수수꽃다리는 5월이면 만개한다. 이파리를 겹겹이 접어 아이에게 씹어보게 하자. 향기로운 꽃과 달리 입안 가득 쓴맛이 퍼지지만 직접 씹어보면 아이의 기억에서 잊히지 않을 것. 
쓴맛 때문에 아이가 놀라지 않을까 싶어도 ‘까르르’ 웃으며 또 달라고 할 테니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독성분이 없어서 아이들이 씹어도 괜찮다.



엄나무
가시가 많아 나쁜 기운을 쫓는다 하여 ‘엄나무’라고 하는데, 두릅처럼 생겨 ‘개두릅’이라고도 불린다. 도감에는 ‘음나무’라고 혼용 표기되어 있기도 하다.



향나무
아파트 단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본래 삐죽삐죽 비늘처럼 생긴 침엽수지만 일본에서 조경용으로 개량한 품종은 끝이 뭉툭하고 잎이 부드럽다. 향나무 잎을 따 손으로 비빈 뒤 향을 맡아보게 하자.



회양목
아파트 화단을 둘러싸고 있는 키가 작으면서 푸른 관목으로 잔가지를 많이 쳐서 더부룩한 생김새가 특징이다. 회양목의 잎은 속이 비어 있는데 반으로 가른 다음 하나를 세로로 꽂으면 돛단배 모양이 된다.



소나무와 대나무
소나무 아래에 대나무가 심어져 있어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소나무 잎을 두 갈래로 나누어 잎끼리 걸고 아이와 함께 잡아당겨 잎이 끊어지지 않는 사람이 이기는 놀이를 해도 재밌다. 
대나무는 놀잇감으로 활용하기 좋은데 잎을 양손으로 감싸고 힘껏 불면 ‘삐~’하고 소리가 나는 피리가 되며, 대나무 잎을 길쭉하게 세 갈래로 찢으면 통통배 놀이를 할 수 있다.



살구나무
아파트는 물론 주택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살구나무. 보통 키가 5m 정도로 많이 크지 않아 화단에 심기 적절한 편. 꽃은 잎이 나기 전 4월쯤 피기 시작하고, 열매는 7월에 무르익기 시작한다. 단, 단지에 뿌리는 소독약이 강하기 때문에 함부로 살구를 먹지 말 것.

햇볕은 따스하고 너무 덥지도 않아 한창 야외 활동하기 좋은 초여름. 아이에게 자연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수목원이며 체험학습 장소를 검색하고 있다면 잠시 멈추고 우리 집 아파트 단지에 먼저 눈을 돌려보자. 의외로 많은 나무와 풀, 꽃을 만날 수 있다.

Credit Info

기획
이원지 기자
사진
이혜원
모델
정다솔(4세),솔라노 여름(5세)
도움말
강우근
스타일리스트
김유미
헤어*메이크업
박성미
의상협찬
시몽(02-540-4725), 섀르반(02-548-3956), 크록스키즈(www.crocsapparel.co.kr), 페이유에(02-3445-6427)
참고도서
<동네 숲은 깊다>(강우근 저, 철수와영희), <사계절 생태놀이>(붉나무 저, 길벗어린이)

2015년 06월호

이달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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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지 기자
사진
이혜원
모델
정다솔(4세),솔라노 여름(5세)
도움말
강우근
스타일리스트
김유미
헤어*메이크업
박성미
의상협찬
시몽(02-540-4725), 섀르반(02-548-3956), 크록스키즈(www.crocsapparel.co.kr), 페이유에(02-3445-6427)
참고도서
<동네 숲은 깊다>(강우근 저, 철수와영희), <사계절 생태놀이>(붉나무 저, 길벗어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