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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의 엄마가 심리학에게 묻다

시어머님이 저를 만만하게 보시는 것 같아요


시어머님이 저를 만만하게 보시는 것 같아요

시어머님이 워킹맘인 큰형님네 아기를 돌봐주고 계세요. 그런데 저희한테만 너무 의지하시는 것 같아요. 시어머님 모시고 여행 가는 건 늘 저희 집 몫이거든요. 형님네 아이를 봐주시는데 왜 여행은 저희가 챙겨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일 안 하고 집에서 살림만 한다고 저를 만만하게 보고 형님은 어려워서 그러시는 걸까요 - 동글맘 

아마도 시어머니는 작은며느리가 더 편하게 느껴지시나 봅니다. 큰아들네 손주를 돌봐주고 계시지만 일하는 큰며느리는 왠지 모르게 어려워서 불편하신 거죠. 그래서 여행은 마음 편한 작은아들네와 같이 가시는 거고요. 
사실 ‘만만하게 본다’는 건 ‘친근하게 여긴다’는 말의 부정적인 표현일 거예요. 그리고 상당히 주관적인 개념이지요. 내가 상대를 좋아한다면 상대가 나를 편하게 대하는 것에 대해 ‘친근하게 여긴다’고 말할 것이고, 상대에게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면 그가 나를 ‘만만하게 본다’라거나 ‘우습게 본다’고 여기겠지요.

제가 보기엔 시어머니가 동글맘 님을 만만하게 본다기보다 동글맘 님이 시어머니를 불편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동글맘 님, 누군가 불편하게 느껴질 때는 자기 마음속의 이유를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해요. 
‘왜 시어머니는 나를 만만하게 생각할까?’라고 생각하기보다 ‘나는 왜 시어머니가 나를 만만하게 여긴다고 생각하는 걸까?’에 초점을 맞춰보세요. 이렇게 내가 느끼는 불만의 원인을 알아야 이 문제를 어떻게 풀고 싶은지,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답니다. 
사실 어떤 때는 나 자신의 생각조차 잘 파악이 안 되는데, 타인의 생각을 읽는다는 건 몹시 어려운 일이죠.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눈치와 직관을 과신하곤 하는데, 사실 그럴수록 자신의 속마음을 상대에게 투사하는 경우가 참 많답니다.

확인되지 않는 판단을 지속하는 것만큼 상대와 나를 피폐하게 만드는 건 없어요. 내가 상대방에게 무시당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상대를 미워하게 만들 뿐 아니라 내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물론 시어머니에게 잘못이 없다는 말은 아니에요.
동글맘 님의 시어머니는 당장 편하다는 이유로 작은며느리를 배려하지 않으셨네요. 시어른을 모시고 가는 여행은 정말 불편하지요. 자식이 부모님의 여행 비용을 감당하는 경우엔 경제적인 면에서도 문제가 되고요.
동글맘 님의 경우엔 무엇이 불편하셨나요? 여행에서 누려야 할 자유를 마음껏 누리지 못해 답답하셨나요? 아니면 여행 경비가 추가돼서 부담스러우셨나요?
그런 게 아니라면 시어머니가 두 며느리를 대우하는 데 불공평함을 느끼셨나요? 종종 직업을 가진 며느리를 떠받드는 시어머니를 볼 수 있는데 혹시 그런 분이신가요? 

‘일 안 하고 집에서 살림만 한다고 저를 만만하게 보시고’라고 이야기하셨는데 혹시 동글맘 님 자신이 전업주부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지 못하는 건 아닌지, 취업 여성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건 아닌지 묻고 싶네요.
그럴 수 있습니다. 전업맘도, 취업맘도 서로의 처지를 부러워하게 마련이니까요. 그렇다면 불편한 감정의 대상이 시어머니가 아니라 큰형님이 될 수도 있어요. 

동글맘 님, 불편한 상황에서 내 마음을 똑바로 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기적인 나, 초라한 나와 마주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자신이 이기적으로 느껴질지라도 지금 느끼는 불편감을 이해하세요. 
더 나아가 상대가 나쁘지 않아도, 잘못하지 않았어도 그로 인해 내가 불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지나친 감정 소모와 갈등 없이 해결도 가능해질 테니까요. 

BB COUNSELLING 
‘사랑스러 운 아이를 낳았는데, 왜 우울한 걸까?’, ‘혹시 나도 슈퍼우먼 콤플렉스는 아닐까?’ 아이의 엄마이자 여자로서 마음이 고단하다면 <베스트베이비> 편집부로 메일(bestbaby11@naver.com)을 보내주세요. 박미라 작가가 선배 엄마의 입장에서 어드바이스를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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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라씨는요…  
  • 가족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 현재는 심신통합치유학을 공부하며 한겨레문화센터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치유하는 글쓰 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육아수필집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감정 치유 에세이 <천만 번 괜찮아> 등을 집필했다. 

Credit Info

기획
김형선
박미라
사진
이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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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SK디자인(www.ikskdesi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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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에뜨(02-797-74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