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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의 엄마가 심리학에게 묻다

재취업을 하고 싶은데, 남편이 반대해요


재취업을 하고 싶은데, 남편이 반대해요

어린이집 다니는 6세, 3세 아이를 둔 엄마인데 요즘 재취업을 알아보고 있어요. 그런데 현실이 녹록지 않네요. 면접을 보러 가면 아이가 있는데 어떻게 일할 거냐며 은근히 싫은 티를 냅니다. 현재 나이 서른다섯, 남편은 둘째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에 천천히 알아보라고 하는데요. 제 생각에는 근무 조건이나 급여를 조금 낮춰서라도 당장 취업하지 않으면 다시는 사회생활을 하지 못할 것 같아 불안해요. 지금 재취업하는 게 맞는지, 남편 말대로 하는 게 맞는지 통 판단이 서지 않네요. - 밍키맘

전업맘으로 살다가 어느 날 문득 이렇게 살아도 되나, 이러다 영영 내 일을 잃어버리는 건 아닐까 두려우셨나요? 좋습니다. 왜 하필 지금 그런 생각이 밀려왔는지 설명이 안 돼도 괜찮습니다.
이성적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데 몸과 마음이 조바심치는 일이 생긴다면 밍키맘 님처럼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해봐야 합니다. 이성적 판단만 우선시하면 우리에게 숨어 있는 또 다른 생각 기능, 그러니까 직관이 설 자리가 없어지거든요.
불안감도 좋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유명한 말처럼, 저는 인간이니까 불안한 거라고 말하고 싶어요. 인간은 동물과 다르게 과거를 후회할 수 있고, 미래를 예상하고 계획하는 과정에서 불안감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엄마의 일이 더 많아집니다. 숙제며 준비물이며 하루하루 챙겨줘야 할 게 얼마나 많은데요. 아이가 학교생활과 친구들에게 적응하기까지 은근히 신경도 쓰입니다. 
둘째까지 초등학교에 보낸 뒤 천천히 생각해보라는 남편의 말은 재취업을 위해서는 그리 합리적인 권유는 아닌 듯해요. 남편 충고대로 하고 나면 5~6년이 훌쩍 지나갈 테니까요. 
그렇지만 밍키맘 님의 선택이 옳다고 장담할 수도 없습니다. 인생이란 것이 그 길을 직접 가보지 않고서는 결과를 절대 알 수 없으니까요. 몇 년이 지나 후회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때 남편 말을 들을 걸 괜한 짓을 해서 이 고생을 하다니…’ 하면서요.

그런데 밍키맘 님처럼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저는 한번 감행해보라고 권하는 편입니다. 해봐야 그것이 잘한 선택인지 알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만약 잘못된 선택이었다면 후회를 통해서 커다란 삶의 지혜를 얻게 될 테지요. 다만 자신의 선택을 너무 오래, 너무 고집스럽게 고수하지는 말고, 매번 상황을 살피고 돌아보면서 선택한 그 길을 가면 됩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런 거예요. 선택에는 미리 정해진 정답 같은 건 없어 보인다는 거죠. 정말 중요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기꺼이 책임지는 삶의 태도를 갖는 데 있지 않을까요? 그 정도면 완벽하고 훌륭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임을 진다는 의미는 그 선택이 잘못된 것으로 판명 나거나 혹은 선택의 후유증 같은 것이 생겼을 때 죄책감에 사로잡히기보다 의연하게 반성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사과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잘못된 선택이 가르쳐준 삶의 지혜를 반드시 찾아내야 하겠지요. 인생의 커다란 교훈을 얻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그 선택이 잘못된 것인지 잘 모르겠군요.
한 가지 팁을 전하자면, 아이에게도 그렇게 해주세요. 아이가 한 선택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아이를 나무라거나 가르치는 대신 아이에게 이렇게 물어봐주세요. “이번 일에서 넌 뭘 배웠니?”라고요. 만약 거기서 뭔가를 얻었다면 그건 칭찬해줄 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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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 운 아이를 낳았는데, 왜 우울한 걸까?’, ‘혹시 나도 슈퍼우먼 콤플렉스는 아닐까?’ 아이의 엄마이자 여자로서 마음이 고단하다면 <베스트베이비> 편집부로 메일(bestbaby11@naver.com)을 보내주세요. 박미라 작가가 선배 엄마의 입장에서 어드바이스를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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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라씨는요…  
  • 가족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 현재는 심신통합치유학을 공부하며 한겨레문화센터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치유하는 글쓰 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육아수필집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감정 치유 에세이 <천만 번 괜찮아> 등을 집필했다. 

Credit Info

기획
김형선 기자
박미라
사진
이성우
인형제작
이규엽(<안녕, 메이> 저자, 고로고로샵 www.gorogorosho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