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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의 엄마가 심리학에게 묻다

별일 아닌데도 자꾸 남편에게 화를 내요

On December 05, 2014


별일 아닌데도
자꾸 남편에게 화를 내요


돌쟁이 아이를 키우는 서른일곱 살 늦깎이 엄마예요. 요즘 제 고민은 특별한 이유 없이 남편을 미워한다는 거예요. 남편은 성실하고 청소나 빨래도 잘 도와주는 편이에요. 주변에서 1등 아빠, 1등 신랑이라고 말할 정도지요. 
그런데도 남편이 도와줄 때만 잠깐 고맙지 그 외에는 꼬투리 잡을 거 없나 찾게 되고 별일도 아닌데 자꾸 짜증과 화를 내요. 제가 너무 닦달하니 남편은 예전의 제 모습이 아니라고 힘들어하고요. 
막상 남편이 집에 없으면 외롭고 보고 싶은데 도대체 왜 이런 걸까요? 주변에서는 육아 스트레스가 심해서 그런 거라던데…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도 있나요? ID 아이리스

아이리스 님, 사람이 그렇게까지 변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니 그것만으로도 큰 공부 하셨네요. 누구나 그렇게 변할 수 있답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가 그저 소설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이야기라면, 그리고 아주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라면 그렇게 오래도록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못했을 거예요.
특히 주위에서 훌륭한 성품의 소유자라는 칭찬을 많이 듣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답니다. 어느 날 문득, 또는 어떤 계기로 자기 안에서 낯선 얼굴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가 짙다는 말처럼 우리 인격의 선한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도 그렇게 대비를 이룬답니다. 절대로 이러지 말아야지 할수록 점점 더 그 반대의 모습이 강력해지는 거예요.

그러니 아이리스 님, 자신의 낯선 모습을 무조건 억누르려거나 책망하지 마시고 ‘아, 나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 하고 스스로를 지켜보셔야 합니다. 남편에게는 평소에 미안하다고 얘기해두세요.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자꾸 화가 나니 이런 나를 당분간 이해해달라고 말이에요.
그리고 우리가 정말 마음에 새겨두어야 할 것이 있는데, 그 어떤 터무니없어 보이는 감정일지라도 어떤 이유가 분명히 있답니다. 특히 그것이 강렬하다면 더더욱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나를 봐달라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우리 내면이 나에게 말을 걸고 있는 거니까요. 서른 중후반을 넘어서고 있다면 더욱 그런 증상이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외면하면서 돌보지 않았던 내면의 모습, 내가 경계하고 미워했던 나의 어떤 모습이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게 되는 때이니까요.

아이리스 님, 화를 내는 자신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세요. 그리고 화를 낼 때 어떤 심정이 반복되는지도 가만히 느껴보세요. 답답함이나 억울함일까요? 원망의 감정은요? 아니면 질투심 같은 것일까요? 화를 낼 때 마음속으로 어떤 중얼거림이 반복될 수 있는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요? 
보통 마음속의 중얼거림을 단순한 잡념이라고 생각해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게 내면의 간절한 외침일 수도 있으니 귀 기울여 살펴봐야 한답니다. 님이 느끼는 감정을,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중얼거림을 한 문장으로 만든다면 어떤 말이 되어 나올까요?
그 분노가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남편과의 관계에서 만들어졌을 수도 있고, 그보다 훨씬 전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시작됐을 수도 있습니다. 또는 태어날 때부터 우리 내면에 자리 잡고 있던 어떤 남성상의 문제일 수도 있고요. 
그걸 찾아내시고 그 마음의 외침을 아이리스 님이 해결하셔야 합니다. 다시 한 번 반복하지만 화가 날 때 화와 싸우지 마시고 그 얘기를 들으세요.
내 감정의 이유를 이해하는 순간 특별히 어떤 조치를 취하거나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도 감정은 이미 상당히 누그러진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예요. 마치 숨겨놨던 감정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BB COUNSELLING
‘사랑스러 운 아이를 낳았는데, 왜 우울한 걸까?’, ‘혹시 나도 슈퍼우먼 콤플렉스는 아닐까?’ 아이의 엄마이자 여자로서 마음이 고단하다면 <베스트베이비> 편집부로 메일(bestbaby11@naver.com)을 보내주세요. 박미라 작가가 선배 엄마의 입장에서 어드바이스를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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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라씨는요…  
  • 가족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 현재는 심신통합치유학을 공부하며 한겨레문화센터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치유하는 글쓰 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육아수필집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감정 치유 에세이 <천만 번 괜찮아> 등을 집필했다. 

Credit Info

기획
김형선 기자
박미라
사진
김진섭

2014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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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선 기자
박미라
사진
김진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