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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아이 유치원 보내기 (1)

유치원 입학 설명회에서 확인해야 할 것들

내년 3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기로 마음먹은 엄마들이 한창 후보 유치원을 방문하는 이른바 ‘유치원 투어’의 시즌이 시작됐다. 물론 ‘추첨’이라는 변수가 있으니 원한다고 다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최소한 어디에 지원할지 그 기준은 분명히 세워야 한다.


엄마들이 느끼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입학의 가장 큰 차이는 ‘추첨제’다. 주변에 유치원생 아이를 둔 엄마들에게 귀동냥으로 들었더라도 실제로 내 아이를 유치원에 입학시키며 체감하는 ‘추첨제’의 위력은 훨씬 클 것이다.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곳에 원서를 넣어야 하는 불편함과 낙첨에 따른 서글픔을 느낄 수도 있다. 
2013년도 입학부터 도입된 ‘유치원 추첨제’는 일부 평판 좋은 유치원들이 선착순이나 재학생 학부모 추천 등으로 귀족 유치원으로 변질되는 폐단을 막겠다는 교과부의 조치였다. 취지는 좋았지만 문제는 지역 유치원들의 추첨일과 시간이 같았다는 것. 학부모의 복수지원으로 일부 유명 유치원에만 원생이 몰릴 것을 우려해 지역 유치원들이 담합했기 때문이다. 
당첨돼도 아이의 보호자가 없으면 무효 처리가 되기 때문에 온 식구가 총동원되고 대부분의 유치원이 기본 10: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이른바 ‘유치원 대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교과부는 2014년도 ‘유치원 원생 모집’에 원아 밀집 지역, 유치원 규모 등을 고려해 권역으로 나눈 뒤 권역별 추첨일을 차별화하고 원아당 권역별 1회의 추첨 기회를 제공하는 권고 사항을 내놓았지만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게 엄마들의 의견. 아직 ‘2015년 유치원 원아 모집’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추첨제 방식’이라는 큰 틀은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공립 vs 사립 유치원, 어떻게 다를까?
알다시피 유치원은 만 3~5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아교육기관이다. 어린이집과의 큰 차이는 관할 기관이 다르다는 점인데 어린이집이 보건복지부 산하 영유아보육법에 의해 운영되는 반면, 유치원은 교과부 산하의 유아교육법에 의해 운영된다. 
또한 대상 연령 범위도 다른데 어린이집은 만 0~5세로 유치원보다 더 넓다. 몇 년 전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동일하게 ‘누리과정’이라는 이름의 공통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국공립 유치원 
국립유치원은 국립대학 병설로 전국에 몇 개 없다. 공립은 시나 도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으로 병설과 단설로 나뉘어 있다. 병설은 초등학교 부속으로 학교 안에 위치하며, 단설 유치원은 5학급 이상의 독립된 건물에서 운영하므로 모집 인원이 병설보다 많은 편이다. 
국공립 유치원은 국가에서 운영하여 사립 유치원에 비해 수업료가 월등히 저렴하다. 단설은 병설보다 시설이 더 좋은 경우가 많고 곳에 따라 통학 차량도 운행하다 보니 엄마들의 선호도가 높다. 참고로 병설유치원은 통학용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는다.

사립 유치원 
정부 보조금이 있긴 하지만 국공립처럼 국가에서 운영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학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추가 비용이 많다. 사립 유치원마다 다르지만 매달 정부 지원금을 제외한 반일반 기본 교육비와 특강비, 간식비, 급식비, 특별활동 비용, 종일반 수업 시 연장 비용을 내야 한다. 
비용은 많이 들지만 유치원마다 특색이 뚜렷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고 대부분 셔틀버스를 운행하므로 병설유치원에 비해 통학에 따른 부담이 적다.



Part 1. ‘유치원 입학설명회’에서 확인해야 할 9가지

1. 부모와 교육 성향이 맞는가
부모마다 자신만의 교육철학이 있다. 아무리 추첨제라 해도 육아철학, 가치관과 맞아떨어지는 유치원을 선택해야 한다. 지원할 유치원을 결정할 때는 ‘내 아이를 위해 나는 이런 면을 가장 우선적으로 보겠다’는 분명한 소신이 있어야 한다. 
아이에게 학습을 많이 시키는 곳, 학습보다는 친구들과 놀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는 곳, 혹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아이를 늦게까지 돌봐주는 곳, 교육비가 저렴한 곳 등 자신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유치원을 돌아보는 게 좋다. 따라서 해당 유치원이 어떤 교육철학을 가지고 아이를 교육시키는지 알아봐야 한다. 
물론 100% 부모 마음에 맞는 곳을 찾기란 하늘에 별 따기다. 그러니 마음속으로 정한 1~2순위 조건이 만족스럽다면 한두 가지 정도는 포기하자. 모든 사람의 취향이 다르듯 각각의 유치원도 조금씩 혹은 많이 다르다. 분명한 것은 가정과 유치원이 같은 교육철학으로 아이를 양육할 때 아이가 더욱 안정감 있게 자란다는 사실이다.

2. 아이의 성향에도 맞는가
아이들 역시 성향이 모두 다르다. 우리 아이가 소극적인지 적극적인지, 또는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등 아이의 성향을 부모가 가장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가령 아이는 에너지가 넘치고 활발한데 인지교육에 중점을 둔 유치원에 보낸다면 아침마다 등원하기 참 괴로울 것이다. 호기심이 많고 유난히 뛰어놀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바깥 활동이 많거나 숲유치원이나 자연유치원에, 만들고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면 미술수업이 많은 곳이 좋다.

3. 야외 활동 비중이 얼마인가
야외 수업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일주일에 몇 회나 나들이를 가는지 꼼꼼히 확인하자. 더불어 유치원 안에 마당이나 실외 놀이터를 갖추고 있는지, 실외 공간이 없다면 충분히 뛰어놀 실내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지도 살핀다. 
유치원 주변에 공원이나 야외 시설이 가까이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아무리 바깥 놀이를 자주 하려 애쓰는 유치원이라도 입지 조건이 갖추어져 있지 못하면 야외 활동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4. 너무 오래 셔틀버스를 타지 않는가
맞벌이거나 다자녀를 키우는 가정에서 유치원 차량 운행은 정말 고마운 서비스다. 그러나 아무리 마음에 드는 유치원이라도 아이가 셔틀버스를 하루 1시간 이상 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만큼 안전사고 위험도 높고 아이도 쉽게 지치기 때문. 
집에서 걸어서 아이를 데려다주고 데려올 수 있는 가까운 유치원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아이가 너무 오래 셔틀버스를 타야 하는 곳이라면 다시 생각해볼 것. 
또 아이를 보내기로 마음먹은 유치원의 셔틀버스가 아이를 태우고 가는 모습을 살펴보자. 안전띠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을 이동시키거나 초과 인원을 태우는 곳, 통학 지도교사가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곳이라면 곤란하다.


5. 급식 재료의 출처가 분명한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급식 사고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쓰레기 죽을 먹였다느니, 유통기한이 지난 재료로 급식을 했다느니 등의 기사가 심심찮게 보도된다. 
두말할 필요 없이 성장기 아이들에게 먹거리는 정말로 중요하다. 그러니 급식 재료는 어디에서 들여오는지, 식단은 누가 짜는지, 유치원 내에서 영양사가 조리를 하는지, 외부 업체에서 조리된 음식으로 받는 건지 잘 살펴보자. 
모든 유치원이 그렇지는 않지만 식단표와 실제 메뉴가 일치하지 않거나 ‘제철 과일’이라고 기재하고 달랑 방울토마토 3개를 주는 곳도 있다. 자체적으로 매일의 식단 사진을 찍어 유치원 홈페이지나 카페에 올리는 곳이라면 일단 믿을 만하다. 9월과 10월의 식단표를 요청해 꼼꼼히 훑어보면 메뉴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록했는지, 제철 재료가 많이 포함돼 있는지, 영양 밸런스가 잘 맞는지 파악할 수 있다.

6. 아이들 표정은 밝은가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교사의 인성과 자질이야말로 유치원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커리큘럼이 미흡하고 유치원 시설이 마음에 안 차더라도 ‘믿을 만한 교사진’이 있는 곳이라면 다른 건 차치해도 될 정도. 
하지만 ‘교사의 인성, 자질’이야말로 척도를 두고 평가하기 힘들며, 직접 생활해보기 전에는 알기가 쉽지 않다. 선배맘들은 교사들의 이직이 잦지 않은 곳, 아이들의 표정이 밝은 곳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아이들과 직접 생활하는 교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교사들이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라면 원장이 권위적이거나 일방적일 가능성이 높다.

7. 경력 있는 교사들의 비중이 얼마나 되나
교사들끼리 사이좋게 지내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한테는 사이좋게 지내라고 지도하면서 정작 교사들끼리 잘 지내지 못하는 곳이라면 교육이 잘될 리 없다. 
그러니 교사들 간의 대화가 딱딱한지, 애정이 있는지 살펴보자. 근무 경력이 많은 교사들이 포진해 있는 유치원은 여러모로 유리한 점이 많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안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경력이 많다고 다 좋은 것만은 아니고 초임이라고 다 나쁜 것도 아니다. 경력이 많든 적든 중요한 것은 교사 본인의 자질이다. 하지만 유치원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그 유치원의 교육철학에 대해 잘 알고, 후배 교사들을 이끌어줄 수 있는 선배 교사들이 많을수록 보다 안정적인 교육이 이뤄질 것이다.

8. 입소문이 어떻게 나 있나

사실 입학설명회에서는 본원의 장점만 늘어놓지 단점을 이야기할 리 없다. 그러니 동네 엄마들을 통해 유치원에 대한 평판을 듣고 가는 게 좋다. 해당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엄마만큼 정확히 상황을 아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엄마들의 경험담을 들을 때는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를 모두 듣되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부모의 이야기에 좀 더 무게를 두는 편이 좋다. 만약 해당 유치원에 보내는 이웃이 없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볼 것. 우리 집 근처에 유치원 셔틀버스가 어디로 오는지, 어느 시간대에 지나는지 유치원에 전화해서 확인한 후 아이들을 차량에 태우거나 마중 나온 엄마들을 만나보는 것도 방법이다.



9. 원비가 우리 집 경제 상황에 적절한가
만약 국공립 유치원에 보낸다면 필요한 비용은 매달 나가는 2만원 정도의 우유값이 전부다. 하지만 특별활동비에 간식비, 교재·교구비까지 포함해 국가 보조금 이외에 적게는 수십 만원이 훌쩍 넘게 드는 고가의 사립 유치원도 있다.
아무리 프로그램이 마음에 든다 하더라도 이 같은 고정적인 지출을 감당할 수 있을지 현실적으로 따져보자. 중간에 관두거나 옮기는 것은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좋지 않다.

선배맘 생생 어드바이스
“어린이집 원장이 추천하는 유치원이라면 믿을 만해요”
지금 유치원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아이가 다녔던 어린이집 원장이 자기 아이들을 보냈다며 추천해서예요. 오죽 꼼꼼히 알아보고 믿을 만한 곳에 보냈을까 싶어 믿음이 가더라고요. 
사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동네 기반 비즈니스라 관계자들끼리는 어디가 잘 운영되는지 다 알거든요.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교사들에게도 주변 유치원 평판이 어떤지, 추천해줄 만한 곳이 없는지 물어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고요. 
또 개인 상담을 받으러 갈 때는 아이를 데려가는 것도 좋아요. 엄마가 상담받을 때 교사들이 어떻게 돌봐주는지 잠깐이라도 확인할 수 있거든요. 한번 가본 곳이니 나중에 입학할 때 아이가 덜 낯설어하고요. ID Alex

“사설 학원과 유치원의 장단점을 잘 따져보세요”

5세 때 추첨에 떨어져 미술학원에 보내고 6세 때 유치원으로 옮겼어요. 미술학원이라지만 보통 유치원처럼 아침에 등교해서 오후 2시에 끝났는데 시키는 사교육이 정말 많았어요. 미술, 영어, 태권도, 오르프 수업, 교구 수업 등등이요.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어 아이도 만족해했지만 6세 때 유치원으로 옮긴 건 너무 많은 사교육에 치여 생활습관이나 인성, 예의 등에 대한 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서예요. 
어느 순간 ‘기본’에 대한 생각이 자꾸 들더라고요. 지금 당장 한글을 읽고 쓰고 창의력을 키우는 것도 좋지만 규칙 지키기, 친구와 잘 어울리기, 다문화 교육 등이 앞으로 아이가 살아가는 데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부모의 교육관에 따라 선택은 자유지만 사설 학원들은 사교육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니 아무래도 인성이나 예절 교육 측면에서는 약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ID 주율맘
  • TIP. 유치원 보내기 전 준비할 6가지
  • 유치원에 미리 가보기 
  • 아이가 다닐 유치원이 정해졌다면 입학하기 전 미리 가보도록 하자. 아이도 엄마와 함께 가본 익숙한 곳이라면 엄마 품을 벗어나 유치원에 가도 안심하고 잘 적응할 수 있다. 
  • 유치원을 방문할 때는 유치원 가는 길에 어떤 곳들을 지나는지 유심히 살피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도록 한다. 자신이 유치원에 가는 것에 대해 부모가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고 좀 더 유치원에 친숙함을 느낀다. 

  • 자신이 쓸 물건 직접 고르게 하기
  •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려고 하면 필요한 물품이 있다. 도시락이나 수저 세트는 기본이고, 원에 따라 실내화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런 물건을 구입할 때는 아이 맘에 드는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아이가 취향에 맞는 물건을 스스로 선택하면 그것에 애정을 갖게 되고 더 소중히 다루게 마련이다.

  • 예방접종 챙기기 
  • 입학 전 예방접종 기록을 확인할 것. 수두와 DTP 추가 접종은 단체생활을 시작하기 전 꼭 맞혀야 한다. 접종 여부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거나 접종 후 항체가 생겼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소아청소년과를 찾도록 한다.

  • 대소변 가리기 
  • 어린이집을 다녔던 아이라면 덜하지만 유치원이 아이의 첫 교육기관이라면 대소변 가리는 훈련도 필요하다. 집 화장실에 익숙한 아이들은 유치원 화장실이 낯설 수밖에 없다. 
  • 학기 초에는 유치원 변기를 낯설어해 오줌이 마려워도 참다가 실수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므로 대소변을 보고 싶을 때 의사 표현하는 훈련을 미리부터 시키자.

  • 자기 신발 고르는 연습하기
  • 유치원에 다니면 많은 신발이 놓여 있는 신발장에서 자기 신발을 찾아 신어야 하므로 자기 것이 어떤 것인지 찾는 연습이 필요하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음식점에 갔을 때 아이 신발을 찾아주지 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찾도록 기다려줄 것.

  • 자기 이름 보고 읽기
  • 단체생활을 하다 보면 스케치북, 수저, 크레파스, 가방 등 물품을 사용할 때 자기 것과 친구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하는데, 이름표를 보고 자기 것을 찾을 수 있으면 훨씬 편리하다. 글자를 쓰는 것까지는 안 되더라도 자기 이름 정도는 알아볼 수 있게끔 지도하자. 

내년 3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기로 마음먹은 엄마들이 한창 후보 유치원을 방문하는 이른바 ‘유치원 투어’의 시즌이 시작됐다. 물론 ‘추첨’이라는 변수가 있으니 원한다고 다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최소한 어디에 지원할지 그 기준은 분명히 세워야 한다.

Credit Info

기획
한보미 기자
사진
이성우
모델
베이즐리 월로 웬디(4세)
도움말
허은미(마산YMCA유치원 교사, <우리 아이 맞춤 유치원 찾기> 저자)
스타일리스트
김유미
헤어·메이크업
박성미
의상협찬
미니부띠끄(www.miniboutique.co.kr), 뉴발란스키즈(02-545-5134), 양뉴(02-511-78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