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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의 엄마가 심리학에게 묻다

아이들에게 자주 화를 내요


28개월 된 아들과 생후 5개월 딸아이를 키우는 32세 엄마입니다. 재밌고 행복하게 아이들과 지내다가도 가끔 확 폭발하기도 하고 기분이 우울해지는 날도 있어요. 특히 둘째를 낳은 후부터는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더욱 그러네요. 

주변에서는 큰아이만이라도 어린이집에 보내라고 하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고 아이도 소심한 편이라 적응하지 못할까 봐 걱정돼서 더 끼고 있으려 했거든요. 

하지만 요즘 들어 첫째에게 욱해서 화내는 모습을 자꾸 보여주는 것보다는 반나절이라도 떨어져 있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네요. 무엇이 아이를 위한 걸까요? ID smartsnow

 

지금은 무엇이 아이를 위한 것인지보다 무엇이 엄마인 smartsnow 님을 위한 건지 생각해보는 게 더 중요할 듯싶네요. 저는 님의 건강이 걱정돼서 이것저것 묻고 싶어집니다. 

감정적 폭발이나 우울한 기분은 언제부터 시작됐나요? 피로감은 어느 정도로 느끼시고요? 피로를 푸는 나름의 방법은 있나요? 식사는 제때 잘 챙겨 드시는 편인가요? 특별히 건강 보조식을 챙기시나요? 둘째 아이가 5개월이라니 엄마 잠이 무척 부족할 때인데 수면 시간은 어떤가요?

현대인들은 생각의 힘이 너무 강해서 생활의 많은 부분이 의도와 목적, 계획에 맞춰집니다. 그때 가장 크게 희생당하는 부분이 바로 우리의 몸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피로한지 잘 느끼지 못합니다. 

피로를 느끼게 되면 자신이 생각한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자신도 모르게 외면하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생각이 복잡하고 민감한 데 비해 몸의 감각은 무딥니다. 내 몸의 증상이 어떤지 잘 모르고, 느끼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하죠. 

그런 일이 누적되면 큰 병을 얻게 되지만 그 전에 몸은 다양한 증상을 우리에게 보냅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적 증상에 시달리기도 하고, smartsnow 님처럼 폭발적인 분노나 우울감을 경험하기도 하지요. 그건 몸이 자신의 괴로움을 알아채서 어떤 대책을 세워달라고 우리에게 요구하는 겁니다. 몸의 호소이고 아우성인 셈이지요.
과거엔 몸이 정신의 단순한 부속물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요즘은 신체를 새롭게 바라보는 연구가 시도되고 있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몸도 나름의 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생각이 지나치게 몸을 통제하려고 하면 분노를 느끼고 저항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지요.

smartsnow 님,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시기를 결정하는 데는 두 가지 조건이 고려돼야 합니다. 하나는 아이의 상태이고 다른 하나는 엄마의 상태예요. 아이가 소심해 보이더라도 의외로 친구들이 있는 공동체 생활을 좋아할 수도 있답니다. 보냈다가 영 적응이 어려우면 그만두면 되고요.
그러면 엄마의 상태는 어떤가요? 자신의 몸 상태를 가만히 느껴보세요. 몸이 아직은 버틸 만하다고 말하고 있나요? 자신의 몸도 사랑스러운 아들, 딸과 마찬가지로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자신의 몸을 아이들에 비해 너무 차별하지 마세요. 엄마는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한계에 부딪혔을 때는 아이들이 엄마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부담하는 게 자연스러운 이치입니다. 부담을 나누시고 그 아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더 사랑해주시면 되지요.
아이를 키우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엄마가 틈틈이 자신을 챙기는 것, 작은 행복을 모색하는 것, 자신의 건강을 보살펴서 건강한 엄마로 사는 것, 그것을 위해 아이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과 같은 일은 아이에게 결코 해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엄마처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게 하는 가장 훌륭한 교육입니다.


BB COUNSELLING

‘사랑스러 운 아이를 낳았는데, 왜 우울한 걸까?’, ‘혹시 나도 슈퍼우먼 콤플렉스는 아닐까?’ 아이의 엄마이자 여자로서 마음이 고단하다면 <베스트베이비> 편집부로 메일(bestbaby11@naver.com)을 보내주세요. 박미라 작가가 선배 엄마의 입장에서 어드바이스를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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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라씨는요…  
  • 가족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 현재는 심신통합치유학을 공부하며 한겨레문화센터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치유하는 글쓰 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육아수필집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감정 치유 에세이 <천만 번 괜찮아> 등을 집필했다. 

Credit Info

기획
김형선 기자
박미라
사진
성나영
촬영협조
요술나무(www.yosulnam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