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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잡지 <에쎈> 편집장의 얼렁뚱땅 아이 밥상

즉석에서 완성하는 아이용 장아찌

밤샘과 야근의 나날 중에도 아이들을 야무지게 먹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늘 새로운 레시피를 궁리하는 요리 전문지 <에쎈> 편집장의 꼼수 레시피. 할머니의 영향으로 ‘짠지’를 최고 반찬으로 꼽는 둘째를 위해 준비한 홈메이드 장아찌.


밥에 물 말아 ‘짠지’랑 먹는 게 제일 좋다는 둘째
입주 육아 도우미 할머니의 손을 거쳐 현재는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의 손에서 자라고 있는 두 딸. 입맛이 순 토종이다. 입이 짧아서 문제지, 가리는 반찬 없이 잘 먹는 것은 모두 할머니들 덕분이다. 
얼마 전 둘째 유치원 면담을 갔더니 선생님이 “민서는 입맛이 할머니를 닮았나 봐요” 하며 웃으시더라.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우리 둘째 왈 “물에 밥 말아서 ‘짠지’랑 먹는 게 제일 좋아요!” 이러더란다. 아뿔싸! 물론 햄, 소시지 찾는 아이들에 비하면 식습관이 잘 든 편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하지만 엄마가 온갖 시행착오를 저질러가며 요것조것 해 먹이느라 그렇게 골몰하고 있는데도 고작 좋아하는 음식이 ‘짠지’라니! 게다가 시어머니께서 둘째 좋아한다고 은근슬쩍 사다 먹이시는 그 짠지는 상표도 없고 유효기간도 없으며, 도무지 무엇으로 만들었는지는 더더욱 모를 정체불명의 것이라 늘 찜찜하던 터였다. 
시어머니가 사다놓으신 걸 갖다버릴 수도 없고…. 그래서 만들어본 것이 아이들용 장아찌. 친정어머니가 일러준 대로 절임간장을 만드니 생각보다 참 쉽다. 짭짤하니 입맛 없을 때 밑반찬으로도 좋고, 고기 먹을 때나 김밥 쌀 때 곁들이기도 딱이다. 아이들 반응도 괜찮다. 암, 그렇지! 좋은 재료 사다가 엄마가 직접 만든 건데 시판용 짠지에 비할까.

3종 채소장아찌
오이, 무, 당근으로 만든 3종 채소장아찌는 사시사철 기본으로 담그기 좋은 먹거리다. 기왕 장아찌를 담그는 김에 다양한 채소를 섞으면 맛도 좋아지고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 
제철 연근이나 우엉도 살짝 데쳐서 아린 맛을 빼내고 장아찌를 담그면 아삭거리는 맛이 좋고, 브로콜리나 콜리플라워, 새송이버섯도 쫄깃하니 맛있다. 절임간장물의 비율은 대한민국의 모든 어머니들이 외우고 있는 ‘둘둘, 하나하나’ 공식에 따랐다. 
즉, 간장과 물은 각 2, 식초와 설탕은 각 1로 잡는 비율을 말한다. 그런데 아이들 먹기에는 간이 좀 세다. 식초는 조금 덜 넣어도 되고, 2배 식초의 경우 반으로 양을 조절하자. 설탕만 넣는 것보다 매실청을 넣으면 몸에 좀더 좋겠지 싶어 반반씩 섞었는데 맛이 부드럽고 달지 않아 딱이다 싶다.

재료 오이 2개, 무 ⅓개, 당근 ½개, 절임간장물(간장·물 1컵씩, 식초 ½컵, 매실청·설탕 ¼컵씩, 월계수잎 2장, 레몬 ¼개) 

 
how to cook
➊​모든 재료는 아이 손가락 굵기와 길이 정도로 썬다. 물론 더 크게 썰거나 깍둑썰기 해도 된다. 오이는 굵은소금에 박박 문질러 씻어 일정한 길이로 자른 뒤 반 갈라 씨 부분은 제거하고 길쭉하게 썬다. 무와 당근도 같은 크기로 썬다.
끓는 물에 소독한 유리 용기에 채소를 섞어 담는다.
분량의 절임간장물 재료를 냄비에 담고 설탕이 녹도록 저은 뒤 중불에서 잠시 팔팔 끓인 뒤 뜨거운 상태로 ②의 용기에 붓는다. 
뚜껑을 닫고 식을 때까지 상온에 두었다가 냉장고에 보관한다. 하루만 지나도 맛이 들어 먹을 만하다. 오래 지나면 국물 맛이 시어지고 채소가 물컹해지므로 2주 이내에 먹어 치우는 것이 좋다. 중간에 한 번 국물을 따라내고 팔팔 끓인 뒤 식혀서 부으면 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밥과 함께 맛있게 먹는다.

정혜숙의 쿠킹 노트
아이가 장아찌를 좋아한다면 남은 국물을 재활용해 다시 장아찌를 담가도 된다. 중간에 국물을 따라내 한 번 끓여서 식혀 부으면 맛이 쉬이 변하지 않는다. 또다시 장아찌를 담글 것이 아니라면 남은 국물이 처치 곤란일 터. 이때는 병에 담아두고 부침개 등을 찍어 먹든가 반찬 만들 때 넣으면 좋다.
이 국물을 이용한 가지조림 레시피를 소개한다. 가지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싫어하는 식재료. 가지는 대개 반달썰기나 손가락 모양으로 썰어 조리하는데 아이들이 먹기 좋은 모양새가 아니다. 나무젓가락 모양으로 길쭉길쭉하게 썰어 장아찌국물에 살짝 졸이면 새콤달콤하고 먹기도 좋다. 
팬에 장아찌국물을 ¼컵 정도 붓고 올리고당을 1큰술 넣어 고루 섞은 뒤 거품이 바글바글 올라오도록 끓이다가 길쭉하게 썬 가지를 넣고 흐물흐물 익을 때까지 저어가며 조리면 된다. 특히 껍질 없는 부위를 선호하는 우리 둘째는 “꼭 고구마국수를 먹는 것 같다”며 잘도 먹는다. 
이런 식으로 어묵이나 멸치를 조리면 식초가 비린내를 잡아줘 더욱 맛있다. 단, 멸치는 미리 바삭하게 볶은 뒤 양념장에 버무리듯 볶아야 질겨지지 않는다.

  • 정혜숙 씨는요…
  • 요리잡지 <에쎈>의 편집장이자 <베스트베이비> 전 편집장으로 8살 현서와 6살 민서 예쁜 두 딸을 키우고 있다. 대한민국의 맞벌이맘이 다 그러하듯 시간을 쪼개가며 동분서주해야 하는 처지지만, 입 짧은 두 딸이 맛있게 많이 먹고 예쁜 똥 눌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그녀. ‘쉽고, 빠르고, 맛있고, 예쁘게’ 아이 밥상 차리는 요령을 연재한다.

밤샘과 야근의 나날 중에도 아이들을 야무지게 먹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늘 새로운 레시피를 궁리하는 요리 전문지 <에쎈> 편집장의 꼼수 레시피. 할머니의 영향으로 ‘짠지’를 최고 반찬으로 꼽는 둘째를 위해 준비한 홈메이드 장아찌.

Credit Info

기획
황선영 기자
요리ㆍ글
정혜숙
사진
이성우
일러스트
경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