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네이버포스트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연재기사

박미라의 엄마가 심리학에게 묻다

모든 인간관계에 의미를 부여하진 마세요


Q 4세 아들, 10개월 딸을 둔 엄마입니다. 집안일 잘 도와주는 남편에 쑥쑥 자라주는 아이들까지 주변에서는 부럽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고민이 없는 건 아니에요. 시누이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거든요. 

시누이가 두 살 난 아이를 키우는데 만날 때마다 “언니, 아직도 애들 이런 것도 안 시켜요?” 합니다. 그것도 꼭 시어머니 앞에서요. 그 얘길 들으면 마치 제가 아이 교육에 신경 안 쓰는 며느리가 된 기분이에요. 한마디 해주고 싶은데 괜한 집안싸움 될까 걱정되고 참자니 스트레스입니다. ID 웅이맘

 

아들 한 명, 딸 한 명 고루 두고 집안일 잘 도와주는 남편까지 둔 웅이맘 님은 주위의 시샘을 많이 받으시겠네요. 그 시샘이란 게 긍정적으로는 부러움의 표현이지만 사실은 질투거나 시기가 그 뿌리입니다. 

아마도 시누이는 올케인 웅이맘 님이 남부러울 것 없이 단란한 가족을 꾸리고 사는 것에 질투를 느끼나 봅니다. 그럴 수 있지요. 올케 언니를 행복하게 해주는 짝꿍이 다름 아닌 자신의 오빠니까요. 

누군가 시누이에게 ‘새언니 질투하느냐’고 묻는다면 펄쩍 뛸지도 모릅니다. 그저 언니가 하는 일이 못마땅할 뿐이라고 하면서요. 그것도 그럴 수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무의식에서 비롯된 감정을 다 알아채지는 못하니까요. 더더구나 질투처럼 부정적인 감정은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지요. 

 

우리 인간에게는 세 종류의 뇌가 있습니다. 이른바 파충류뇌, 포유류뇌, 인간의 뇌가 그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뇌는 어떤 걸까요? 인간이니까 인간의 뇌라고 생각하겠지만 아닙니다. 

우리는 대부분 파충류뇌와 포유류뇌에서 벗어나지 못한답니다. 그래서 사고나 질병으로 인간의 뇌 부분을 제거한 사람들도 이 사회에 별 무리 없이 적응해서 살아갈 수 있다고 해요. 

우리가 인간적이라고 생각하며 행동하는 많은 부분이 사실은 파충류나 동물에게서도 발견된답니다. 구애, 질투, 견제, 기싸움, 으스댐, 자랑스러움, 리더십, 규율이나 질서, 모성애, 분노, 외로움 같은 것들 말이에요. 

 

그러니 웅이맘 님, 시누이의 이유 없는 공격성을 인간적인 차원에서 해석하면서 분해하지 마세요. 시누이뿐 아니라 이 세상을 살다 보면 인간적으로 전혀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는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됩니다. 

거칠고 몰상식하게 군다면 차라리 무시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세련미와 합리성 등으로 그럴듯하게 치장하고 있어 우리를 무척 곤혹스럽게 하고 혼란스럽게 만들지요. 그러니 이런 동물적이고 본능적인 측면을 잘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관계의 기술’이 우리에겐 꼭 필요하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인간관계’란 반드시 인간적인 차원의 관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웅이맘 님의 시누이 내면에 있는 그 본능적인 측면은 어떻게 다루어야 좋을까요? 누군가는 속칭 ‘맞짱 뜨는 것’이 먹힐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적당한 아부나 특별한 선물 같은 게 통할 수 있습니다. 

서열상 웅이맘 님이 시누이보다 윗사람이라는 걸 명확히 알려주는 게 필요할 수도 있고요. 능청스러운 농담을 할 수 있다면 넌지시 뼈 있는 농담을 던져보는 것도 좋습니다. 

어떤 방법을 구사하든 상대에게 ‘내가 지금 너의 공격성을 지켜보고 있으며 참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뜻을 전달하는 게 중요합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아주 익숙한 고사성어가 있지요. 모쪼록 시누이 성향을 잘 파악하셔서 지혜롭게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BB COUNSELLING

‘사랑스러 운 아이를 낳았는데, 왜 우울한 걸까?’, ‘혹시 나도 슈퍼우먼 콤플렉스는 아닐까?’ 아이의 엄마이자 여자로서 마음이 고단하다면 <베스트베이비> 편집부로 메일(bestbaby11@naver.com)을 보내주세요. 박미라 작가가 선배 엄마의 입장에서 어드바이스를 해드립니다.
  •  

  • 박미라씨는요…  
  • 가족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 현재는 심신통합치유학을 공부하며 한겨레문화센터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치유하는 글쓰 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육아수필집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감정 치유 에세이 <천만 번 괜찮아> 등을 집필했다. 

Credit Info

기획
한보미 기자
박미라
사진
추경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