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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의 엄마가 심리학에게 묻다

사과는 진심으로, 통 크게 하세요


37개월, 12개월 아들을 키우는 전업맘입니다. 첫째 아들이 예민한 편이라 키우면서 고생을 많이 했지만 전 둘째를 낳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딸이 갖고 싶기도 했고 더 늦으면 아이를 아예 못 낳을 것 같은 불안감도 있었죠. 
문제는 남편이 둘째를 원치 않았다는 거예요. 임신 기간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제가 육아로 힘들어할 때마다 ‘이럴 줄 몰랐느냐’며 타박을 합니다. 저는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눈치를 보고요. 둘째가 돌이 되도록 남편과 이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어요. ID mamamar

 

아이 둘 키우기가 쉽지 않을 텐데 남편의 호응이 없으니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mamamar 님의 마음을 진심으로 위로해 드리고 싶어요. 그런데 남편이 단단히 삐치신 모양이에요. 

남편 눈치를 많이 본다 하셨는데 남편이 왜 그런지 알아채셨나요? 남편은 육아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나요? 첫째 아이를 키울 때는 어땠나요? 아이들과 남편의 관계는 어떤가요? 특히 둘째 아이와 어떤가요? 그리고 무엇보다 남편이 왜 둘째를 원치 않았는지 그 이유를 아시나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자기 부모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아서 남편이 아이 키우는 데 기쁨이나 보람을 느끼지 못할 수 있지요. 물론 부모자식 관계가 나쁘다고 해서 반드시 그런 건 아니랍니다. 

첫아이가 예민해서 고생을 많이 했다 하셨는데 그때 아빠인 남편도 무척 힘들었을 수 있습니다. 엄마인 mamamar 님보다 훨씬 더 말이지요. 남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설명하는 걸 굉장히 어려워해서 침묵할 뿐이지 엄마 못지않게 아빠에게도 육아는 낯설고 두렵고 힘겨운 경험이랍니다.
만약 남편이 첫째를 키울 때 유난히 힘들어했다면 둘째 아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거예요. 그랬다면 mamamar 님이 일방적으로 둘째를 계획하고 출산한 것에 대해 남편으로서 무척 서운했을 수 있습니다. 

남편이 반대할 때 mamamar 님은 남편을 이해시키려고 얼마나 노력하셨나요? “나는 아이를 간절히 원하지만 당신이 반대한다면 충분히 기다릴 거야”라고 이야기해보신 적 있나요? 자식을 한 명 더 낳아 기르는 중차대한 일에서 남편에게 얼마만큼의 권한을 주셨나요? 권한을 가져야 책임도 느낄 수 있는데 말이지요. 

 

우선 저는 mamamar 님이 자신의 잘못을 완전히 인정하고 남편과 대화를 시도하시길 권합니다. “당신이 이렇게 냉담한 걸 보니 내가 정말 잘못했나봐. 많이 서운했어? 그랬다면 정말 미안해. 사과할게. 내가 경솔했어”라고 말이지요. 

제가 살아오면서 터득한 노하우인데요. 사과를 할 때는 진심으로, 통 크게, 그래서 상대가 오히려 미안해지도록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랍니다. 남편에게 사과를 하신 뒤에는 시간을 두고 좀 기다려주세요. 마음이 풀렸어도 태도를 일시에 바꾸기는 어려우니까요.
 

그렇지만 mamamar 님, 마음속으로는 당당함을 잃지 마세요. 과정상의 문제가 있었지만 남편과 나의 아이를 낳아 잘 길러보고 싶었던 처음의 마음이 잘못된 건 아니니까요. 눈치도 보지 마세요. 관계라는 건 상대적이어서 눈치를 볼수록 상대는 더 어깨에 힘을 주고 버티게 되어 있습니다. 

‘이럴 줄 몰랐느냐’고 타박하면 ‘몰랐다. 지금 뼈저리게 알아가는 중이다’라고 대꾸하세요. ‘이제 마음 좀 풀라’고 촉구도 하시고요. 무엇보다 앞으로는 아이 문제에 대해 남편과 자주 상의하시고 남편 얘기에 귀기울이는 것 잊지 마세요!

 

BB COUNSELLING 
‘사랑스러 운 아이를 낳았는데, 왜 우울한 걸까?’, ‘혹시 나도 슈퍼우먼 콤플렉스는 아닐까?’ 아이의 엄마이자 여자로서 마음이 고단하다면 <베스트베이비> 편집부로 메일(bestbaby11@naver.com)을 보내주세요. 박미라 작가가 선배 엄마의 입장에서 어드바이스를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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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라씨는요…  
  • 가족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 현재는 심신통합치유학을 공부하며 한겨레문화센터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치유하는 글쓰 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육아수필집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감정 치유 에세이 <천만 번 괜찮아> 등을 집필했다. 

Credit Info

기획
한보미 기자
박미라
사진
추경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