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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울 많은 형제ㆍ자매를 위한 육아의 기술 (2)

선배맘이 알려주는 터울 육아의 기술


선배맘이 알려준 슬기로운 ‘터울 육아’

1. 첫째의 ‘특권’을 은연중 부각시킨다 
맏이는 동생이 태어난 후 자신에게 불이익이 많아졌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갖는다. 잠잘 때 엄마 옆자리도 빼앗긴 것 같고 모든 것에 있어 우선권은 동생에게로 가버렸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이럴 때는 큰아이의 특권을 맛보게 해주자. 밤에 동생보다 조금 더 늦게 잔다거나, 동생은 아직 어려서 못 먹는 특별 간식도 해주자. 그리고 아기 앞에서 첫째를 자주 칭찬해주자.
“아가야, 너는 얼마나 좋니. 오빠가 자전거도 잘 타고, 혼자서 신발도 잘 신고, 밥도 잘 먹고. 이렇게 멋진 오빠를 뒀으니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해주는 거다. 말도 못 알아듣는 아기를 위한 멘트가 아니라, 큰아이를 위한 멘트로 ‘맏이’로서 뿌듯함을 느끼게 해준다.

2. 질투하는 맏이에게는 ‘아기 시절’을 상기시킨다 
흔히 동생을 본 첫째들이 아기처럼 어리광을 부리거나 갑자기 퇴행 현상을 보이는 것은 ‘나도 동생처럼 아기가 되면 엄마가 예뻐해 줄텐데…’라는 심리 때문이다. 이럴 때는 큰아이 어릴 때 찍어둔 동영상이나 사진 앨범을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큰아이도 아기 때는 엄마 아빠가 이유식을 먹여주고 목욕을 씻기며 안아주고 업어주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는 것. 동생처럼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기 시절이 있었고, 그때는 누구나 엄마의 돌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사진 속에서 이렇게 작고 사랑스러웠던 네가 지금 이렇게 잘 자라 자랑스럽다’는 얘기도 해주자.

3. 첫째의 영역을 지켜준다 
서너 살만 되도 자기 것에 대한 소유욕이 생기기 시작한다. 하물며 다섯 살이 넘으면 ‘내 것’에 대한 집착이 강해지는 시기인데, 어린 동생은 그런 언니ㆍ오빠의 마음을 절대 헤아려주지 않는다. 뭣 모르는 동생 때문에 첫째는 곧잘 피해자가 되어버린다. 아끼는 장난감이 망가지고, 자신의 영역을 침범 당했다는 생각에 억울하다. 
이럴 때는 엄마가 먼저 큰아이의 영역을 보호해주자. 첫째의 물건을 보관하는 상자를 따로 만들어 동생이 건드리지 못하게 하고 동생이 어려서 아직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이건 형 거야. 안 돼” 하고 단호하게 말해주자. 맏이는 엄마가 자기편이라는 데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는다.

4. 늦둥이라고 과잉보호하지 않는다 
터울이 크면, 둘째가 상대적으로 더 어려 보인다. 게다가 정말 몇 년 만에 집 안에 아기가 생긴 터라, 안 그러려 해도 둘째를 과잉보호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허용적인 양육법은 결국 아이에게 독이 된다. 
동생이 맏이의 물건을 망가트리거나 맏이를 귀찮게 괴롭힐 때 ‘동생인데 어쩌겠니’, ‘아기니까 봐 주자’라고 맏이에게 요구해선 안 된다. 맏이라는 이유로 동생에 대한 양보와 인내를 강요해선 안 된다. 
늦둥이가 태어났다고 큰 아이에게 좀 더 어른처럼 행동하길 바라는 것은 부모의 이기심이다. 동생을 싸고돌면 맏이도 동생에 대한 적대감만 갖게 되고 동생도 제 멋대로 자란다. 아무리 아기라도 잘못한 점에 대해선 올바른 훈육이 필요하다. 출생 순서가 아닌 ‘잘못한 것’에 대해 훈계하자.

5. 맏이가 에너지를 풀 시간과 공간을 확보해준다 
집에 어린 아기가 있으면 한창 뛰어놀아야 할 맏이까지 활동량이 덩달아 줄게 된다. 돌쟁이 아가와 대여섯 살 먹은 큰애의 생활 반경은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큰애를 생각해 외출을 시도하다 보면 아직은 어린 둘째가 걱정스럽다. 그렇다고 집에만 있자니 첫째는 몸이 근질근질해 어쩔 줄 모른다. 
이럴 때는 두 아이 다 만족시킬 수 있는 공간을 찾아보자. 실내 놀이터나 요즘 흔한 키즈카페 정도면 터울 많은 두 아이의 타협점이 될 것이다. 첫째 입장에서는 굳이 엄마의 손길이 없어도 알아서 잘 놀 만큼 즐거운 놀잇감과 친구들이 있고, 어차피 동생은 자기처럼 마음껏 뛰놀지 못하는 ‘미숙한’ 모습이 자기 눈에도 보이기 때문에 잠시 동안은 엄마의 사랑을 양보할 아량도 생긴다. 첫째가 즐겁게 놀이에 집중해 있는 동안 엄마는 모처럼 둘째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6. 연령에 따른 맞춤형 육아 모드로 돌입한다 
이제부터는 ‘밀착된 돌봄’이 필요한 어린 아가를 위한 육아와 나름의 ‘수준 있는’ 놀이와 학습이 필요한 큰애를 위한 맞춤형 육아가 제각각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 든든한 육아 지원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친정ㆍ시댁 어른을 비롯해 상황이 허락한다면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돌보미의 도움을 받는 것도 생각해보자. 
또한 무엇보다 엄마 아빠의 확실한 육아 분담이 필요한 타이밍이기도 하다. 엄마가 첫째와 외출을 하거나 놀 때 아빠는 둘째에게 밀착해 있고, 또 엄마가 동생을 돌봐야 할 상황에는 아빠가 첫째와 시간을 보내도록 한다. 
이때 중요한 포인트는 ‘엄마냐, 아빠냐’라는 선택권을 되도록 맏이에게 주는 것. 먹고 재우는 정도의 기본적인 둘째 케어는 엄마든 아빠든 누가 해도 크게 상관없다. 하지만 동생으로 인해 일종의 상실감을 얻은 큰아이에게는 엄마 아빠를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큰 만족감을 준다.

7. 형제ㆍ자매 있는 집을 벤치마킹해보자 
터울 많은 집의 맏이는 동생이 태어나기 전까지는 ‘첫째’ 노릇을 해본 적이 없다. 이럴 때는 우애 좋은 형제ㆍ자매가 있는 친척 집이나 친구네 집으로 아이를 데리고 놀러가 볼 것. 
아이는 또래 집단 내에서 사회화가 빠르다. 형제ㆍ자매 있는 아이들과 교류하면서 자연스럽게 형 노릇, 누나 노릇을 익히게 된다. 엄마의 어떠한 설명과 훈계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8. 동생 육아에 큰아이를 동참시킨다 
맏이가 동생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이때 동생과 친해지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맏이가 직접 둘째를 보살필 기회를 주는 것. 
기저귀 갈아줄 때 물티슈를 가져오게 한다거나, 목욕시킬 때 수건을 가져오게 해보자. 소소한 심부름이 익숙해지면 난이도를 높여 우윳병도 물려주게 해보자. 젖병을 기울여야 공기방울이 안 들어간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네가 우윳병을 잘 물려서 동생이 정말 맛있게 잘 먹네” 하며 칭찬도 해줄 것. 조심스레 아이를 안아보게도 하고 토닥토닥 등도 두드려주게 해보자. 맏이는 동생이 아직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되고 자신도 엄마처럼 동생을 돌봐주어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9. 첫째의 어린이집 등원은 신중하게 준비한다 
아직 큰애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안 다니고 있다면 홀로 육아를 감당하기 버거운 엄마로서는 큰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이 두 아이 모두를 위한 꽤 괜찮은 대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밖에서 마음껏 놀고 싶은 첫째의 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고, 둘째 역시 하루 몇 시간 동안은 엄마의 사랑을 오롯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엄마 입장에서도 육아 품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과정이 절대 급작스레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또 이미 큰애가 기관에 다니고 있다면 동생의 탄생으로 인해 다니던 곳을 갑자기 옮기는 것도 되도록 자제한다. 생활하던 공간과 라이프 패턴이 송두리째 바뀌면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으므로 충분한 준비와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전문가들 역시 둘째 아이가 태어날 무렵에는 맏이에게 어떤 큰 변화도 주지 말라고 당부한다. 동생의 탄생을 시점으로 어수선한 집안 분위기에 휩쓸려 기관에 맡겨질 경우, 맏이는 자신이 동생에게 밀렸고 엄마 아빠를 뺏겼다고 여긴다.

10. 종종 맏이와 단둘만의 데이트 시간을 갖자 
동생이 태어나고 맏이가 가장 속상한 것은 이제 더 이상 엄마 아빠를 독차지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오는 상실감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그러니 가끔 둘째를 남편이나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맡기고 엄마와 첫째만 단둘이 데이트를 해보자. 
아이에게 “오늘은 엄마랑 둘이서만 특별 데이트를 할 거야”라고 말해주는 거다. 그리고 평소 어린 동생을 데리고는 갈 수 없었던 곳을 찾아가는 것. 모처럼 어린이 영화를 한 편 봐도 좋고, 예쁜 카페에 들어가 동생은 먹을 수 없는 케이크와 코코아를 시켜도 좋다. 일주일에 한 번, 혹은 열흘에 한 번 달력에 비밀 데이트 날짜를 표시해놓자. 아이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11. 잠자리 분리는 전적으로 큰아이 의사에 따른다 
갓난아이가 태어나면 당장 잠자리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이다. 한밤중에도 수시로 젖 물리고, 기저귀를 갈아줘야 하는 둘째는 엄마가 끼고 잘 수밖에 없다. 그런데 모두가 한방에서 자다가는 온 식구가 밤잠을 설칠 게 분명하다. 이참에 큰아이 방을 따로 마련해주거나 당분간은 아빠랑 단둘이 다른 방에서 자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잠자리 선택은 전적으로 맏이의 의사를 따르자. 아이의 기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잠은 아이의 정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엄마 곁에서 자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안정감을 얻고 숙면을 취한다. 그런데 엄마가 아기라는 이유로 동생만 옆에 데리고 자면 큰애는 엄마가 나보다 동생을 더 사랑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아이가 원하지 않는다면 억지로 분리를 시도하지 말자. 
대신 온 식구가 한방에서 잘 경우 최대한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자. 머리맡에 은은한 조명을 두면 한밤중에 갑자기 형광등 불을 켜지 않아도 된다. 젖을 물리거나 바로 분유를 탈 수 있도록 손닿기 쉬운 곳에 수유 준비물을 세팅해두는 것도 좋다. 만약 큰 아이가 자기 방에서 따로 자겠다고 선언했다면, 언제든 엄마 옆에서 잘 수 있도록 빈 이부자리를 깔아놓아 맏이의 마음을 안심시켜주자. 

12. 형제ㆍ자매가 주인공인 그림책을 읽어준다 
놀이치료에 ‘그림책 테라피’라는 분야가 따로 있듯 그림책이 아이에게 주는 심리적 위로는 어른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책을 보면서 아이는 책 속 주인공의 모습을 자신의 상황을 대입시키며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 
가끔씩 ‘동생 탄생’을 주제로 한 다양한 그림책을 맏이에게 읽어주자. 책을 읽어줄 때 굳이 지금의 우리 집 상황과 비교하며 ‘부연 설명’을 덧붙일 필요는 없다. 책을 찬찬히 읽어주는 것만으로 아이의 마음은 차분히 정돈될 것이다. 
하야시 아키코의 대표 저서 <순이와 어린 동생>(한림출판사)은 엄마가 외출한 사이 어린 동생을 돌보는 순이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려낸 동화. 동생을 걱정하는 순이의 마음이 전해지는 따뜻한 그림책이다. 앤서니 브라운의<달라질 거야>(아이세움)는 동생이 태어남으로 인해 아이가 느끼는 불안을 주변 환경의 변화를 통해 잘 보여주는 책으로 아이의 마음을 대변해줄 것이다.

13. 둘째 출산 준비할 때 맏이도 동참시킨다 
출산준비물을 장만할 때 큰아이와 함께 준비해보면 어떨까. 차근차근 동생의 존재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 “동생은 남자아이니깐 자동차 모양을 좋아하겠지?” 하며 첫째의 의견을 묻는 것이다. 첫째는 자연스레 동생을 맞이하는 설렘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출산준비물을 장만할 때 첫째를 위한 선물도 사주자. “둘이 커플 내의를 입으면 정말 예쁠 거야. 같은 파란색 옷을 사볼까?”라고 이야기해 준다. 초음파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갈 때도 맏이와 동행한다. 동생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아이도 기대감을 갖게 될 것이다.

Credit Info

기획
박시전
사진
추경미
도움말
한춘근(한국아동발달센터 목동점 원장)
소품협찬
고양이삼촌(www.jaesun-sho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