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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 | 人 | 三 | 色

On March 30, 2013

`자동차 좀 타봤다`고 자부하는 남자 두 명과 아직 그 정도는 아닌 남자 한 명이 이달 가장 주목해야 할 차를 시승했다. 그 여운을 세 남자가 다섯 시각으로 남긴다.




 

+ 임유신(<톱기어> 기자) 이것저것 잴 것 다 재면 남는 것은 귀여운 외모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이탈리에서 온 귀여운 차’라는 관점으로 바라봐야 이해할 수 있는 차다. 패션카라고 하면 대부분 프리미엄을 지향하며 독특한 개성을 내세운다. 그래서 ‘패션카인데 대중차’이면 실망하기 쉽다. 반대로 생각하면 ‘대중차이면서 패션카’는 굉장히 희귀한 차다. 여느 패션카와는 다른 친퀘첸토의 진정한 매력이다. ★★★★☆

+ 조진혁(<아레나> 에디터) 일본 만화 <루팡 3세>의 루팡 3세는 얍삽한 도둑이다. 길고 유연한 몸을 가졌고, 그 몸에 어울리는 완벽한 수트를 입고 다닌다. 능글맞은 유머 감각을 지녔으며, 예쁜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주특기는 재빨리 도망치기인데, 주로 유럽의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을 헤집고 다닌다. 그런 루팡
3세가 극중에서 타던 차가 친퀘첸토다. 세련된 외모와 능글맞은 유머 감각, 뛰어난 순발력 그리고 여심을 끄는 매력을 가졌다. ★★★★

+ 장진택(<카미디어> 기자) 확실히 차별된다. 수수한 흰색을 타고 다녀도 눈에 확 띈다. 발랄하고 활기차며 유쾌한 이들이 타는 차다. 이런 차를 갖고 있으면 우울증에 빠질 일은 없을 것 같다. 보는 것만으로도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장난치고 싶어진다. 이런 에너지를 가진 차는 흔하지 않다.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만한 가치는 있다. 발랄하게 달리고 싶다면 이 차만 한 처방이 없을 것 같다. ★★★★☆

 

+ 임유신(<톱기어> 기자) 1.4리터 102마력 휘발유 엔진은 넉넉한 힘과는 거리가 있지만, 차 자체가 작고 가벼워서 평균 이상의 경쾌함을 이끌어낸다. 복잡한 도심에서 요리조리 헤집고 다니기에는 충분하다. 소형차지만 파워트레인에서 갖출 것은 다 갖춰 6단 자동변속기는 수동 모드를 포함하고 S 버튼을 누르면 스포츠 모드로 돌입한다. 하지만 역동성을 살리기 위한 도구라기보다는 약점 보강용 의미가 크다. 연비는 리터당 12.4km로 중형차 수준. 기름 먹는 데 있어서는 내숭 좀 떨어야 하는데, 먹성이 너무 좋다. ★★★

+ 조진혁(<아레나> 에디터)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분당 회전수만 올라갈 뿐, 속도는 더디게 붙는다. 복잡한 시내 주행에서 차선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재빨리 끼어들 수 없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그나마 낫다. 좀 더 빠르게 움직인다. 하지만 너무 시끄럽다. 102마력의 한계이기도 하겠지만, 연비라도 챙기지 못한 건 좀 아쉽다. 그래도 고속에서는 시원하게 치고 나간다. ★★☆

+ 장진택(<카미디어> 기자) 102마력에 토크가 12.8kg·m밖에 안 되는 1.4리터 엔진이 달려 있다. 좀 싱거운 구성이다. 하지만 무게가 1톤이 조금 넘을 뿐이다. 작고 가벼워서 몸놀림은 꽤 발랄하다. 특히 핸들링이 좋다. 요리조리 엉덩이를 흔들며 잘 돌아 나간다. 중앙 송풍구 밑에 달린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성격이 변한다. 변속 속도가 빨라지고 핸들도 약간 무거워지면서 스포티하게 달릴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10초 이상 걸린다. 초반 가속은 좋은데 속도를 올릴수록 가속감이 무뎌진다. 배기음이 참 맹랑하다. ★★★

 

+ 임유신(<톱기어> 기자) 기대가 너무 커서 그런지 인테리어는 살짝 실망감이 든다. 개성을 살리기 위한 디자인 요소는 곳곳에 반영되었지만 품질이나 마무리는 평범하기 그지없다. 겉을 보면 뭔가 프리미엄 이미지가 풍기는데,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대중차’라는 사실이 확실해진다. 귀엽고 앙증맞은 요소들이 평범한 품질 수준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지 않아 어색하다. 앞 좌석은 그나마 여유가 좀 있지만 뒤는 비좁다. 혼자 타는 차로도 작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공간에 여유가 느껴지지 않는다. ★★★

+ 조진혁(<아레나> 에디터) 보닛의 컬러가 실내로 흘러들어온 것 같다. 차체의 색상과 동일한 유광 재질의 플라스틱으로 마감했다. 고급 소재는 아니지만 질 낮아 보이는 것도 아니다. 친퀘첸토의 키워드가 레트로라고 한다면, 이보다 완벽할 수는 없다. 센터페시아도 간결하다. 기능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버튼이 필요 없다. 사이드미러 폴딩 버튼은 핸들 왼쪽 아래에 숨어 있는데, 똑딱이 버튼이다. 귀엽다. ★★★☆

+ 장진택(<카미디어> 기자) 속도 예쁘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곡면과 동그라미로 탐스럽게 꾸몄다. 고급 소재는 아니지만 저급해 보이지 않는다. 시트 포지션이 꽤 높다. 사무실 의자에 앉아 운전하는 것 같다. 작은 차는 이렇게 높게 앉아야만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 4인승인 피아트 500은 성인 네 명이 앉아 춘천 정도까지 다녀오기엔 무리가 없다. 더 멀리 갈 때는 자리를 교체하며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훔치고 싶을 정도로 탐스럽긴 하지만 편한 실내는 아니다. 내비게이션도 없다. ★★★★

 

+ 임유신(<톱기어> 기자) 귀여운 생김새는 친퀘첸토의 핵심이자 전부다. 사람이든 차든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친퀘첸토는 첫인상으로 뿅 가게 만든다. 머리에 든 것이 없거나 성격이 까탈스러운 여자도 얼굴만 예쁘면(또는 귀엽기만 하면) 미소 하나로 뭇 남성의 애간장을 살살 녹이듯이, 귀여운 생김새만으로 앞뒤 가리지 않고 빠져들게 만든다. 네 바퀴를 최대한 꼭짓점으로 몰아내 극단적으로 짧아진 오버행, 삼각형에 가까운 옆모습, 오리지널 친퀘첸토의 정기를 물려받은 클래식한 분위기가 어우러져 다른 차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이탈리아 차 특유의 멋과 매력이 넘친다. ★★★★☆

+ 조진혁(<아레나> 에디터) 햄스터만큼 귀엽다. 엉덩이가 토실토실하고, 허리가 없는 대신 얼굴이 큰 햄스터를 닮았다. 그렇다고 내 취향이 소녀 감성이라서 햄스터를 거론하는 건 아니다. 친퀘첸토는 누가 봐도 탐스럽게 생겼다. 레트로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반할 수밖에 없다. 1950년대 친퀘첸토의 정통성을 살린 파스텔 색상도 있으며, 앞뒤 범퍼에는 레트로디자인의 핵심인 크롬 도금이 되어 있다. ★★★★

+ 장진택(<카미디어> 기자) 이 차의 디자인은 100점이다. 흠잡을 곳이 없다. 비싸지만 지갑을 열게 만드는 디자인의 저력이 압권이다. 통통하게 부푼 철판과 빵빵한 엉덩이, 동그란 헤드램프, 꾹 다문 입 등이 이 차의 연령을 취학 전 아동으로 낮췄다. 작은 차는 천진한 어린아이처럼 귀여운 게 정답이다. 경차 수준의 몸집에 1.4리터 엔진 달고 쏘나타 가격표를 붙였다. 그래도 살 사람은 산다. 다만 한국에 수입되면서 차체를 약간 들어 올린 게 마음에 걸린다. 관련 법규를 통과하기 위해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옥에 티다. ★★★★☆

 

+ 임유신(<톱기어> 기자) 소형 패션카는 과도한 역동성으로 차별화하는 면이 없지 않은데, 친퀘첸토는 그런 기교를 부리지 않았다. 부드럽고 편안하다. 도심이나 동네 돌아다니기에 딱 좋은 수준이다. 그런데 묘한 구석이 있다. 은근히 묵직하고 탄탄한 구석이 슬쩍슬쩍 드러난다. 젤리 속에 사탕이 박혀 있는 기분이랄까? 정숙성이나 안정감 등에서는 소형차의 한계를 넘지 못한다. 그래서 운전은 편하지만 안락하지는 않다. ★★★☆

+ 조진혁(<아레나> 에디터) 시트 포지션이 꽤 높다. 시야가 확 트인 느낌을 준다. 핸들링은 부드럽다. 안정적인 코너링이 가능하다. 운전석에는 팔걸이도 있다. 하지만 조수석에는 없다. 열선도 없다. 게다가 시트는 전부 수동이다. 뒷좌석은 성인 남자가 앉기에는 비좁다. 날씬한 여자는 편하다고 했지만, 180cm의 통통한 남자는 무척 힘들어했다. 승차감이 안락하거나 부드러운 건 아니다. 오히려 단단하다. ★★★

+ 장진택(<카미디어> 기자) 만일 이 차가 그저 그렇게 생겼다면 부족한 엔진 파워와 좁은 실내 공간 등을 비아냥거리며 폄하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피아트 500은 예쁘다. 선한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사실 승차감도 그리 좋다고 말할 순 없다. 말랑한 서스펜션으로 도로의 굴곡은 꽤 잘 흡수하지만, 바닥 소음이나 엔진 소음, 바람 소리 등이 적극적으로 밀고 들어온다. 하지만 이마저 즐겁다. 재미있게 타는 차이지, 조용하고 안락한 고급 세단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차를 매일 타고 출퇴근하면 색다른 에너지가 충전될 것 같다. ★★☆

 

 

 

`자동차 좀 타봤다`고 자부하는 남자 두 명과 아직 그 정도는 아닌 남자 한 명이 이달 가장 주목해야 할 차를 시승했다. 그 여운을 세 남자가 다섯 시각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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