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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부터 60대, 나이대별 질문

On April 04, 2009

본인의 나이대가 아닌, 다른 나이대의 삶과 생각을 관찰하는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성숙하다거나, 너무나 미숙하다 생각되는 이들에게는 특히 그렇다. 과연 나는 어느 세대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따르고 있는 걸까. <아레나>가 각기 다른 나이대의 남자들을 만나 동일한 질문을 던져보았다.<br><br>

시간 나면 하는 일

10대 PC방엘 간다. ‘서든어택’에 환장을 한다.
20대 영어 공부. 취업이 안 돼서 시간이 날 때도, 안 날 때도 공부만 한다.
30대 강아지랑 레슬링한다. 집에 골든리트리버가 있어서 만날 그러고 논다. 물론 맛집 찾아다니는 것도 좋아하고. 아, 최근엔 북악 스카이웨이에 있는 팔각정엘 다녀왔다.
40대 걷는다.
50대 등산.
60대 등산. 그리고 여행. 국내에서는 윤선도 시인이 살았던 보길도가 가장 감명 깊었고, 해외는 브라질이 가장 좋았다. 보길도는 해산물과 인심이 기가 막히게 좋았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예쁜 아가씨들이 많아서 좋았으니까. 이름도 기억난다, 라스코프라고. 참 예뻤는데.

 요즘 가장 큰 스트레스

10대 학교 다니는 것. 아침에 학교 가려고 일어날 때 가장 짜증이 난다.
20대 당연히 취업. 나름대로 멀쩡한 대학 나와서 6개월째 이러고 있다니.
30대 가게 월세. 재료비가 많이 올라서 가격을 두 배는 올려 받아야 할 판. 심지어 토마토 주스는 메뉴에서 아예 없앴다.
40대 당연히 사업이지. 불경기니까.
50대 국가 권력이 완전히 무너진 것. 그리고 세계적인 불경기. 개인 사업자들을 자주 만나는데, 예전 매출의 60%까지 떨어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1억 매출을 하던 회사에서 4천만원밖에 안 나오는 거다.
60대 스트레스까지는 아니고 어떻게 말년을 마무리할 것인지 고민이 된다.

 최근 구입한 물건

10대 휴대폰. 한 달에 용돈을 3만원 받기 때문에 내 돈으로 샀다고는 볼 수 없다.
20대 양말 3종 세트. 적어도 흰 양말은 피해보려고.
30대 모니터. 난방비를 아끼려다 보니 거실이 추워서 방에서 보려고 TV가 나오는 모니터를 구입했다.
40대 아이팟. 미국 드라마 다운받아 보려고. 요즘 다 이 정도 취향은 가지고 있지 않나?
50대 책. 예전엔 서점에 가서 많이 샀는데, 요즘은 인터넷으로 산다. 최근에 산 책은 <성공하는 CEO 뒤엔 명품 비서가 있다>.
60대 살 게 없다. 글쎄 요즘 뭘 산 기억이 없다

 최근에 읽은 책

10대 당연히 교과서. 그리고 만화책 <메이플 스토리>.
20대 <해커스 토익 실전 리딩>. 한때는 문학도 좋아하긴 했는데, 요즘은 시간도 없고 기억도 안 난다. 나름대로 하루키의 광팬이었건만.
30대 <오늘의 네코무라 씨> 고양이 가정부 이야기다. <카페
드림> 커피숍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책. <심야식당> 메뉴 중에 문어발 소시지는 이 책의 표지 그림을 참고했다.
40대 특별히 없다. 신문은 자주 보는데.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경제 신문을 주로 본다.
50대 <로마 제국 쇠망사> 역사책을 많이 읽는 편이고, 역사에서 많은 걸 배운다.
60대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용서하세요>를 아주 감명깊게 읽었다. 인생을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아니, 사람이 그렇지 않은가? 예쁜 여자 보면 생각하게 되고. 그건 나이가 많아도 똑같다. 내 정열이 살아 있는 한. 다만 인내할 뿐이지.

 노래방 애창곡

10대 노래는 안 부른다.
20대 거의 안 하는 편이지만 굳이 꼽자면 조규찬의 노래들. 좀 올드한가?
30대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
40대 내 돈 주고 노래방 가는 일은 없다. 다만 업무상 단란주점에 가게 되면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를 부른다.
50대 가곡을 좋아해서…. ‘보리밭’ ‘그집 앞’ ‘그리운 금강산’을 자주 부른다. 노사연의 ‘만남’, 양부길의 ‘바위섬’을 부르기도 한다.
60대 ‘만남’  ‘눈물 젖은 두만강’.

 가장 잘한 결정

10대 학교 다니는 거?
20대 언론반에 들어간 것. 아직 취업을 못하고는 있지만, 어찌됐든 인생의 목표를 더욱 더 확실히 할 수 있었다.
30대 지금의 여자친구를 만난 것. 그 친구를 만나 카페를 차린 것.
40대 서른 중반에 회사를 그만두고 내 사업을 시작한 것. 굉장히 불안했고, 막연했고, 암담했는데 그런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내 이름을 걸고 사업을 시작한 게 가장 잘한 결정 같다. 돌이켜보면 쉬운 게 하나도 없었지만 힘들어도 내 사업이니까 덜 힘들었고, 돈도 직장 다닐 때보다 더 많이 벌 수 있었다.
50대 종교를 가지게 된 것. 대학 때 친구 따라 우연히 교회에 나가게 됐다. 종교가 없었더라면 어떻게 버틸까 싶을 때가 많다.
60대 두 아들을 낳아 기른 것. 창조의 섭리를 따른 거니까.

 가장 후회스런 선택

10대 얼마 전 사고 친 거?
20대 언론사 이외에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일반 기업에는 원서조차 넣지 않았는데, 이제는 조금 후회스럽다.
30대 고등학교 때 공부를 안 한 거? 공부를 좀 했었더라면 더 나은 위치에 있지 않았을까.
40대 내 형편에 걸맞지 않게 투자를 크게 한 것. 그래서 손해를 엄청나게 본 것. 욕심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 주식이든, 투자든 욕심을 내어선 안 되는데….
50대 사람을 너무 믿은 것. 손해를 많이 봤다.
60대 사업 실패한 것. 여러 사람들의 꾐에 빠져가지고.

 가장 행복한 순간

10대 학교 끝나고 집으로 갈 때. 그리고 집에서 잘 때.
20대 거의 없는 것 같다. 입사 지원에서 1차 서류라도 통과됐을 때?
30대 가게에 손님이 꽉 찰 때. ‘아, 이제 월세를 낼 수 있겠구나’ 싶다.
40대 걸으면서 자연을 재발견하게 될 때. 그리고 건축과 인테리어 관련 책들을 읽고 있을 때. 나만의 집을 짓고 싶으니까.
50대 집에 있을 때. 중학교, 고등학교 다니는 아이 둘을 뒀는데 그 아이들이 모나지 않고 주관과 꿈을 갖고 열심히 살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60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해줬는데 기뻐할 때. 그런데 최근엔 그런 일이 없다.

 내 인생의 좌우명

10대 없다.
20대 아님 말고.
30대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
40대 순리대로 사는 것. 무리하지 말고 자기 능력껏 분에 넘치지 않게 사는 것.
50대 공수레공수거. 인생이 뭐 별 게 있나. 현실에 충실하며 사는 거지.
60대 최선을 다하자. 모든 일을 열심히 하자.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10대 가족?
20대 꿈을 이루는 것.
30대 여자친구와 키우고 있는 강아지 포동이와 행복하게 지내는 것.
40대 돈. 물론 돈, 가족, 건강이 모두 중요하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돈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50대 가족. 물론 젊었을 때는 빨리 성공하는 게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했는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돈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돈 때문에 관계가 깨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민초들에게는 가장 보람된 삶인 것 같다.
60대 가족. 어려울 때 가장 힘이 되어주니까.

길거리에서 만난 6인의 프로필은 다음과 같습니다
10대 이준성(중학교 3학년) + 20대 유진욱(취업 준비생) + 30대 김준혁(카페 운영) + 40대 이형환(개인 사업) + 50대 최길수(개인 사업) + 60대 김덕구(개인 회사 운영)

본인의 나이대가 아닌, 다른 나이대의 삶과 생각을 관찰하는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성숙하다거나, 너무나 미숙하다 생각되는 이들에게는 특히 그렇다. 과연 나는 어느 세대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따르고 있는 걸까. <아레나>가 각기 다른 나이대의 남자들을 만나 동일한 질문을 던져보았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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