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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lor / Junichi

On September 29, 2015

Kolor | 칼라

Junichi Abe

꼼 데 가르송에서 독립한 준이치 아베가 2004년 만든 브랜드. 변형된 클래식을 기반으로 스포티즘, 밀리터리 등의 요소를 적절하게 조율하는 것이 특징. 특히 실루엣과 색을 다루는 그의 능력은 탁월하다.

이번 컬렉션의 의도는 무엇이었나?
설명적이지 않으면서도 노마드 느낌을 런웨이에 가득 채우고 싶었다. 복잡한 프린트, 테일러드 블랭킷 같은 아이템, 눈으로 전달되는 매력적인 촉감, 그리고 아름다운 색과 실루엣 등이 어우러져 흘러나오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연출하려 했다.

그중 프린트가 아주 독특했다. 원시적이지만 현대적으로 정리된 느낌. 그러한 프린트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나?
영감에 대한 질문이라면 항상 같은 대답이다. 나의 일상.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축적되는 것들을 끊임없이 고찰한 끝에 조금씩 얻은 결과물이다. 원시적인 프린트를 현대적으로 느꼈다면, 그건 수많은 요소들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기 위한 고민이 있었기 때문일 거다.

프린트와 소재, 색들의 이질적인 조화가 돋보였다. 보다 다채로웠다. 어떤 과정을 거쳐 이 요소들을 조율했나?
매 시즌 시작점은 항상 다르다. 이번에는 이야기하고 싶은 서사나 무드, 느낌에 대한 추상적인 이미지를 그린 뒤 원단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옷의 형태나 실루엣에 대한 고민을 세부적으로 정리한 뒤 적합한 패브릭 디자인을 시작했다. 그 결과 프린트와 소재, 색들의 조화가 제법 다채롭게, 기분 좋은 의외성을 띠게 되었다.

여러 번 보니 잘 드러나지 않았던 디테일들이 눈에 들어왔다.
자갈을 형상화한 단추처럼 작은 부분이라도 컬렉션의 맥락을 유지하려고 했고, 청바지 포켓 디테일을 스웨이드로 만들어 코트 밑자락에 장식하거나 리본으로 기하학적인 패턴을 입체적으로 장식하는 등 예술적인 시도는 매 시즌 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세부들에 집중하기보다는 전체적인 균형에 늘 초점을 맞춘다.

색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의 컬렉션에 등장하는 옷의 색들은 언제나 편안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동시에 당신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는 힌트 같기도 하다.
침착하고 안정적인, 자연에 가까운 색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 색들이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조화되는 과정을 거쳤으면 한다. 좋아하는 색을 하나만 꼽기는 어렵지만, 요즘 내가 좋아하는 색은 회색빛이 살짝 감도는 푸른 계열의 색이다.  

당신 옷에는 밀리터리, 테일러링, 스포티즘이 혼재하지만 각각이 도드라지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서정적이고 안정적으로 조화된다.
역시 중요한 건 균형이다. 나의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도 균형의 가치다. 아름답게 균형을 이룬 것들이 자연스럽게 감정에 와 닿는 과정이 좋다. 직접적이지 않아도 알아챌 수 있는 은유적인 옷.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조화스러운 요소들의 나열에도 매력을 느낀다. 불안정한 긴장을 이룬 것들이 주는 미묘하고 위험한 매력이랄까. 결국 이 부조화 안에서도 분명 최적의 균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칼라의 옷은 이러한 가치들이 혼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컬렉션도 그렇다. 아메리칸 인디언풍의 뉘앙스가 만연하지만 이 옷들은 명백하게 일상의 도시에서 통용될 만하다.

이번 가을에는 아디다스와 협업한 ‘아디다스 by 칼라’ 제품들도 선보인다. 예상보다 칼라다워 보였다.
내가 만든 컬렉션은 아디다스의 퍼포먼스 라인에 속한다. 그래서 패션성만 부각시킬 수도 없고 그렇다고 기능성에 과하게 초점을 맞출 수도 없었다. 기능성과 스타일을 균형 있게 갖춘 스포츠웨어를 만들어야 했다. 아디다스와는 이런 부분들을 위해 옷의 형태와 소재 등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누었다. 기능성을 갖춘 스포츠웨어라는 장르에 새롭게 접근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으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칼라가 론칭한 지 10년이 지났다. 당신은 전 세계에서 유명한, 몇 안 되는 아시아의, 일본의 디자이너가 되었고, 당신 브랜드 역시 그러하다.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파리에서 첫 남성 컬렉션을 시작한 것이 2008년 S/S 시즌이었다. 2년 후엔 여성 컬렉션도 시작했고, 2012년 F/W부터는 남성 런웨이 쇼를 시작했다. 작년은 피티 워모의 메인 게스트 디자이너로 선정돼 쇼를 열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의 ‘아디다스 by 칼라’ 론칭까지. 작은 브랜드로 시작해 지금은 규모도 커졌고, 디자이너로서 좋은 경험도 많이 했다. 너무 뻔한 대답일까, 적지 않은 변화들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 변화에 적응하고 그 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훌륭한 일들에 대해서 고민하기 바쁘다.

패션 시장에서 아시아 디자이너들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을 거라 짐작된다.
어떤 변화를 느끼진 못했다. 그리고 내가 일본인이라는 사실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요즘은 전 세계인이 같은 시간에 영화나 음악, 잡지 등을 접하며 즉각적으로 감정을 공유하는 세상이니까. 세계는 평준화되고 있으며, 디자이너들도 동등한 입장에서 일을 한다.  

(왼쪽부터) 대담한 줄무늬 숄·회색 스웨터·울 팬츠·스웨이드 앵클부츠 모두 가격미정 칼라 제품. 
남색 블루종·컬러 블로킹 스웨터·여러 소재와 패턴을 조합한 조거 팬츠·밑창이 두툼한 슬립온 슈즈 모두 가격미정 칼라 제품.

(왼쪽부터) 대담한 줄무늬 숄·회색 스웨터·울 팬츠·스웨이드 앵클부츠 모두 가격미정 칼라 제품. 남색 블루종·컬러 블로킹 스웨터·여러 소재와 패턴을 조합한 조거 팬츠·밑창이 두툼한 슬립온 슈즈 모두 가격미정 칼라 제품.

(왼쪽부터) 대담한 줄무늬 숄·회색 스웨터·울 팬츠·스웨이드 앵클부츠 모두 가격미정 칼라 제품. 남색 블루종·컬러 블로킹 스웨터·여러 소재와 패턴을 조합한 조거 팬츠·밑창이 두툼한 슬립온 슈즈 모두 가격미정 칼라 제품.

꼼 데 가르송은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육성하는 역할도 한다. 당신도 그곳 출신이다. 그때의 경험이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옷을 만드는 기술부터 자잘한 지식까지, 아주 많은 걸 배웠지만 특히 일에 대한 윤리 의식을 가장 많이 배웠다. 

절대 잃지 않으려는 칼라의 핵심은 무엇인가? 

다른 요인들에 쉽게 영향받지 않고 칼라의 것을 고집하는 것. 다양한 요소들 속에서 최적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

Credit Info

PHOTOGRAPHY
이상엽
MODEL
성하균,조환,이봄찬,김정우
HAIR&MAKE-UP
이은혜
ASSISTANT
김은총
EDITOR
고동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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