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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스피릿

On July 27, 2015

임상수 감독이 신작을 냈다. <나의 절친 악당들>이란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정말 이 제목이 맞아? 그동안 알던 임상수 감독 영화보다 한 세 옥타브 정도 높은 톤이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묻고 싶은 게 많았다. 임상수 감독 또한 말하고 싶은 게 많았다.


몸가짐을 단정히 했다. 임상수 감독을 만나러 갔다. 한국 영화사의 굵직한 문제작을 낸 감독. 말을 섞으면 왠지 에디터의 부조리가 까발려져 스튜디오에 널브러질 듯했다. 과장된 긴장인 건 맞다. 그럴 만한 감독인 것 또한 맞다. 임상수 감독은 누구보다 규칙적으로 한국 사회의 민낯을 탐구했다. 꾸준한 건 또 어떻고. 그렇다고 해서 그의 시선이 영화라는 매체 특성보다 위에 있었던 건 아니다. 그는 영리한 감독이고, 영화 장르의 맛을 알았다. 시대에 인장을 남긴 사람을 대하는 데 떨리지 않을 재간이 없었다.


스튜디오에 도착하니 그가 먼저 와 있었다. 목소리가 갈라지지 않도록 침을 삼켰다. 보통 사진 촬영을 좋아하는 감독은 드물다. 촬영할 시간이었다. 시답잖은 농담도 던지며 분위기를 파악했다. 임상수 감독이 말했다. “마음대로 잘 찍어주세요.” 시원하게 그의 목소리가 스튜디오에 울렸다. 공명하듯 에디터 마음의 경직도 풀렸다. 직설적인 그의 화법처럼 에디터도 직설적으로 묻기로 했다. “이번 영화는 좀 다른데요?”

오랜만이라고 첫 질문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2, 3년에 한 번씩 영화를 냈다. 이번에도 3년 만이었고. 왜 이번에는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을까?
언제부터인가 내가 부지런히 해야 하는구나 하는 점을 깨달았다. 나이도 있고 하고 싶은 건 많은데, 타의에 의해서든 아니든 시간이 많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젊었을 때는 한 작품 끝내놓고 잘난 척하면서 한 6개월 술 마시고 놀러 다니기도 했는데 이젠 그러면 안 되겠구나 싶었다. <하녀> 끝나기 전에 이미 <돈의 맛> 시나리오를 구상했고, <돈의 맛> 끝나기 전에 이미 폭스와 계약한 상태였다. 내 영화는 시나리오가 다 오리지널이니까 시나리오 쓰는 데 시간이 걸려서 딱 2년 만에 하고 싶었는데 캐스팅 등등 하다가 한 3년 된 거다. 지금도 다음 작품 바로 들어가고 싶다. 꾸준히 한다는 게 제일 중요하다.

왜 오랜만일까, 생각하니 요 몇 년 불과 10여 년 전 활동하던 선배 감독들을 잘 보지 못해서가 아닐까? 중국으로 건너가기도 하고. 이런 흐름 속에서 이런저런 어려움도 있었을 듯하고.
나는 뭐 어려운 건… 언제나 영화를 찍는 것은 다 어려운데 징징대는 건 프로의 자세가 아니다. 나와 오래 일한 젊은 PD들이 투자사 간섭 안 받고 자유롭게 찍는 나 같은 감독이 드물다고 한다. 나는 만날 툴툴거리지만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보면 나는 사실 감독으로서, 감독이 된 것도 그렇지만 감독으로서도 행운?

설마 그 긴 세월 운만으로 될 리…. 자기 관리나 인간관계, 마음 맞는 제작자나 뭐 그런 게 있었겠지?
사실 난 충무로에서 인간관계가 안 좋은 편이다. 흥행작을 만들어서 투자사가 막 덤비는 감독도 아니고. 그러면서도 계속할 수 있었던 건 분명히 행운이긴 한데, 영화판 기본은 자기 시나리오로 배우와 투자사에 들이밀 수 있으면 기회는 항상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내가 인간관계가 안 좋고 전작이 안 좋아도 기회는 있는 거다. 사실 모든 작품은, 결과적으로 내가 그렇게 많이 흥행하진 못했지만 시작은 다 흥행할 수 있는 기획성이 있어서 하는 거니까. 그리고 설사 흥행이 기대보다 안 됐다 하더라도 작품이 그렇게 엉터리는 아니라는 평이 도움이 됐겠다.

임상수 감독 하면 ‘도발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 수식어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러니까 음… 딱히 내 영화가 정치적 의미나 사회적 의미가 있어서 그랬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냥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 그 영화를 보러 오는 대중의 삶을 냉정하게 비춰주는 면이 있어서 그런 얘기를 들었던 거 같다. 그런 면이 어떤 대중한테는 보기 싫은, 불편한 부분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겠다. 어떻게 보면 영화나 소설, 예술 작품이라 불리는 것에서 그 부분은 중요한 요소니까.

전작들을 찬찬히 다시 보니 도발적인 면도 있지만, 분명 영화의 장르적 재미를 잘 반죽했다고 생각한다. 장르적 장치, 시도 같은 재미가 있었기에 더 오래갈 수 있지 않았을까. 장르적 감각에 대한 평가가 적었다.
그렇게 봐주면 고맙다. 칸국제영화제에 몇 번 불려가고 했지만, 나는 사업적인 틀이나 대중과 승부하는 끈을 한 번도 놓은 적이 없었다. 아주 집중하면서 찍었다. 대중의 흥미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 늘 고민하며 영화를 찍었다.

맞다. 도발적인 소재와 주제를 관조적인, 건조한 카메라 워킹으로 풀어낸다든가. 장르의 공식을 입혀 재미를 준다든가.
관조적이라는 말은 좀 그렇고, 드라이한 게 좀 있긴 하다. 보통 충무로에서 쓰는 (감정을 고조시키기 위해) ‘된장을 푼다’는 방식과는 반대로 드라이하게 연출했다. 연기도, 좋은 연기자 몇 명만 있어도 영화 볼 맛이 생기는 면이 있다.

그런데 <돈의 맛>에선 전과 다른 과잉된 감정도 많이 보였다. 외적으로 보여줘야 할 거리가 있어서 그렇겠지만, 그동안 봐온 임상수 영화와는 점도가 달랐다. 그 시기가 중요해 보인다.
<하녀>는 소품처럼 느껴졌다. 등장인물도 장소도 아주 제한적이었다. 틀 속에서 감정적 또는 심리적으로 몰입도 높은 영화를 한번 해보려는 소품이었다면, <돈의 맛>은 등장인물도 많고 조금 퍼져 있다. 전 작품들을 드라이하게 연출했다면, 드라이하게 연출하는 사람 입에서 이 캐릭터의 운명 같은 단어를 쓰지는 않을 거 같은데, 운명이랄까? 이런 것들을 중요시하면서 썼다. 더 서사에 집중했다. 당시 인터뷰하면서 시나리오 쓰면서 셰익스피어를 좀 읽었다고도 한 거 같고. 그래서 <돈의 맛>이 그렇게 느껴졌을 거 같다.

그러고 나서 이번 작품이다. 제목과 포스터 보고, 어? 했다. 이 경쾌한 요소들은 뭐지? <돈의 맛> 이후에 무슨 일이 있었지? 그랬다.
음… 개인적으로 <하녀> <돈의 맛>을 연달아 찍으면서 사회 비판? 정치적인 영화? 그런 식으로 어쩌다 보니 어깨에 힘이 들어간 게 아닐까? 너무 어깨에 힘주고 있는 거 아냐? 그런 생각을 좀 했다. 사회 비판도 좋지만 그냥 나나 잘하자, 어깨에 힘 풀고 좀 귀엽게 재미있게. 폭스와 같이 하기로 하면서도 이미 경쾌한 장르 영화로 가자고 얘기를 맞췄기 때문에 상업적이면서도 몰입도 높은 장르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까다로운 한국 관객이 보기에도 지루하지 않은 장르 영화. 다만, 이야기 완성도와 캐릭터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은 있었다. 그 마음으로 만든 게 이 작품이다.

전작들을 보며 장르적 재미도 잘 뽑아낼 거라 분명히 생각하긴 했다. 작심하고 만들면 더. 그럼에도 임상수 감독만의 찌릿한 감전 같은 영화를 기다리는 사람에겐 좀….
그런 사람은 소수 아닐까, 하하. 심각한 영화 찍던 감독들이 나도 이제 돈 좀 벌래, 하면서 상업적인 영화 찍다가 망가지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하하하. 한국에서도 외국에서도 좀 있다. 그 점은 많이 조심했다. 물론 그런 질문을 한 건 아니겠지만, 이 작품은 사실 본격적인 액션 영화는 아니다.

꼬인 상황, 그 중심에 있는 가방에 대한 상징도 있을 거 같고.
그런 거 없다, 하하하. 원래 기획이 액션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액션 신이 몇 개 있는데 즐기면서 찍었다. 그러면서 이랬다. 원래 내가 액션 영화 좋아했던 사람인데 왜 사회파 감독으로 풀린 거야? 액션 재미있네, 하하하. 이번 영화에 액션뿐 아니라 코믹한 것까지, 잊었던 내 명랑한 면? 영화감독으로서 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로망? 이런 걸 다 집어넣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감독이 임상수니까 기대하고 오는 관객이 얼마나 되겠나. 그럼에도 발칙한 게 있으니 보고 다시 얘기하자.

영화를 못 보고 인터뷰하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막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번 영화는 예전 임상수와 싸우는 현재 임상수인가?

이거 임상수가 찍은 거 맞아? 이런 얘기 듣고 싶다. 지난 작품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는다. <하녀>든 <돈의 맛>이든. <오래된 정원>? 그거 흥행 엄청 실패한 영화인데 후회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어깨에 힘 풀고 귀엽고 명랑하게 대중과 더 많은 접점이 있는 영화를 찍는 게 한 발 더 나아간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는 새로운 배우들과 작업했다.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트렌디한 배우도 나오고. 매번 나오던 배우도 안 나온다.
꼭 그렇진 않다. 시나리오를 써놓고 윤여정 씨와 같이 식사할 자리가 있어서 이번에는 역할이 없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헤어질 때쯤 네가 영화 만드는데 내가 지나가는 역할이라도 하나 해야지, 하시더라. 약간 의리 같은? 고마웠다. 그래서 한 장면에 나온다. 꽤 중요한 역할이다. 김응수, 정원중 배우들도 여전히 나오고.

고준희 씨가 의외라면 의외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고준희를 잊어라. 촬영을 준비할 때부터 많이 얘기했다. 준희 씨가 좀 겸손하다고 해야 할까? 자기가 그렇게 본능적으로 뛰어난 배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자신도 이제 연기 좀 할 때가 됐다, 못하지 않는다, 그걸 보여주고 싶은 헝그리 정신이랄까? 그런 게 있다. 그런 면이 나와 잘 맞아떨어졌다. 다시 말하지만, 지금까지의 고준희를 잊어라.

샘 오취리도 역시.
아프리카에서 온 이민자가 등장하기 때문에 흑인이 필요했는데, 처음 샘한테 시나리오를 줬을 땐 샘이 유명하지 않았다.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이었다. 그러다 몇 달 늦어졌는데 그 사이 샘이 너무 유명해졌다. 그런데 샘이 그 역할이 좋았는지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양익준이라는 배우는 언젠가 같이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왔다. 처음엔 다른 역할을 줬는데 시나리오를 보더니 스스로 아프리카 흑인 역할을 하겠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들어보니 그럴듯하고 재미있을 거 같아서, 하하하. 김주혁 씨도 맡은 역할은 원래 나이 든 유명한 배우에게 줬다. 몇 장면 안 나오고 나쁜 놈 역할이라서, 이해할 수 있지만, 다 거절당했다. 그래서 어쩌나 했는데 마침 주혁 씨 매니지먼트에 시나리오가 들어가서 주혁 씨가 자기가 그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그 역할이 좋아서는 아닌 거 같고, 나랑 한번 안면 트고 다음에 작품을 같이 하자는 의미겠다, 하하하. 김주혁 씨가 제일 고맙다.

이번 영화 관련 인터뷰에서 청춘이라는 단어를 많이 썼더라. 요즘 젊은이들이 힘든데 그들에게 힘을 주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것도 좀 뜻밖이었다. 뭐랄까, 좀 낯 간지러운? 하하.
<바람난 가족>이 이를테면 심각한 부부관계 얘기인 거잖나. 그때가 한국에 영화 관객이 많아지기 시작하던 시절이었다. 그때도 역시 젊은 관객이 대세였다. 그런데도 난 젊은 애들 영화는 재미없으니 어른들을 위한 심각한 영화를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쭉 해온 거다. 그런데 <돈의 맛>을 만들고 나니 한국에서 젊은이들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게 됐더라. 젊은 애들이 왜 이렇게 예의 바르지만 복종적이고 무기력하게 됐을까. 그렇지만 인간이 어디 그런가. 뒤돌아서서는 구시렁거리며 살벌하게 씹어대고. 왜 대놓고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이럴까. 이런 문제에 대해 젊은이들을 비난하기보다 내 세대가 여러 의미에서 애들을 망친 게 아닌가, 하며 죄책감 같은 걸 느꼈다. 내가 주류 감독이라면, 주류 감독이니까 주류로서 젊은 친구들을 위해서 우리가 잘못한 것을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가 과연 뭘 할 수 있을까? 영화는 스피릿을 다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항의 스피릿.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이걸 날리는 스피릿. 이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거 아닌가, 했다.

마음을 고조시키는 북소리 같은 영화를 만들고자 한 건가?
이 영화가 그거다. 일단 여기서부터 시작하자. 쿵! 하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으면서 뻘떡 뛰게 하는 영화가 되면 좋겠는데, 그건 까봐야 아는 거고, 하하하.

보니 쿵! 했나?
편집하면서 볼 때는 쿵! 하진 않았다. 난 촬영부터 편집까지 다 봤으니까 쿵 할 기회가 없는 거다. 오히려 나한테는 시나리오 쓸 때 쿵 하는 게 있었다.

젊은이 이야기, 반항의 힘을 전달하려면 시나리오 쓸 때부터 고민이 많았겠다. 이제 젊진 않으니까.
젊은 캐릭터들의 디테일이라든지 상황이 나이 들었으니 코드가 안 맞을 수 있는 거잖나. 그걸 위해서 특별히 뭘 하진 않았다. 그런 점에서 난 나이보다는 철이 덜 든 사람이기 때문에. 내 스피릿은 철이 없기 때문에 잘한 거 같다. 나이는 나이고.

이제는 식상할 수 있지만, 영화계 대기업 수직 계열화를 안 물어볼 수 없다. 영화계 생태계가 몇 년 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사실 내가 잘 나다니질 않아서 한국 영화계 현안에 대해 잘 안다고 할 수 없으나, 난 기본적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주도권 싸움이 있는 거다. 돈을 댄 사람이 주도권을 잡을 것인지, 작품을 쓰고 연출하는 사람이 주도권을 잡을 것인지. 주도권 싸움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 내가 지금 감독이지만 제작이나 투자를 하면, 나도 당연히 간섭한다. 중요한 점은 타협점을 잘 찾아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거다. 영화는 비즈니스와 창의적인 일이 겹쳐 있다.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리스크를 줄이고 싶은 거다. 줄이려고 별별 수를 다 쓰는 거다. 그러니까 더 심해지는 거고. 이때 맹점이 있는데, 그들이 극장과 배급 라인을 가졌다는 거다. 그러니까 영화가 창의성이 떨어지고 좀 후져도 장사할 수 있는 거다. 창의성 있는 영화와 창의성이 덜 있는 영화가 시장에서 차이가 안 나는 거다. 그러면 그들에게 창의성 있는 감독은 필요 없어진다. 그래서 공식대로 하라는 말이 당연해진다. 하지만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볼 만한 한국 영화가 없다.

결국 거시적 관점에서 문제가 생긴다.
그런 식으로 얼마까지 갈 수 있을까. 한국 관객이 재미없는 거 언제까지 볼 것인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거다. 전 세계 영화 비즈니스 하는 사람도 다 비즈니스 하는 사람이다. 단지 그 사람들은 소위 창의력으로 먹고살겠다는 감독까지 자기 비즈니스에 포함시켜서 하는 거다. 그걸 자꾸 제외하려고 하면 안 된다. 그 창의성이라는 것까지도 자기네 비즈니스적 토대에 포함시킬 수 있는 정도로 똑똑해져야 한다. 자꾸 창의성을 배제해봐야 안 된다. 그래서 반대로 창의성 있는 스타 감독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고. 돈이 되니 데리고 오긴 하지만 주도권은 없고. 자꾸 일개 감독들과 주도권 싸움을 할 건 아닌 거 같다. 오히려 스타 감독을 계속 만들어줘야 영화 산업 전체가 더 커지는 거다. 자꾸 서로 배타적으로 봐서 문제다. 더 현명해져야 한다.

결국은 포용할 수 있는 자세가 돼 있느냐, 하는 문제겠다.
그런 배짱과 포용력이 있는 사람이 투자·배급사에 있을까? 대기업 특성상 복종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누군가 진짜 책임지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 요새 포스터 보고 배우 보고 기사 한 줄 보면 대충 이 영화는 어떻겠구나, 할 정도로 똑같다. 빤하다는 거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까 오, 생각했던 거와 다르네? 하는 경우도 있지만, 드물다. 딱 보고 알 수 있는 영화가 많아져서 문제다.

이런 상황이지만 영화는 계속 찍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젊은 감독들이 좀 더 힘들 내고 반항의 스피릿을 키울 필요가 있다. 대리하는 친구들한테 꽉 잡혀 꼼짝 못하면서 시나리오 넣어놓고 1년씩 기다리고. 그런 얘기 들어보면, 아이고 내가 운이 좋구나, 한다. 결국 시나리오 말고는 없다. 투자사가 됐든 제작사가 됐든 시나리오를 보고 까탈을 부리고 흠을 잡고 이거저거 고쳐라 주도권을 행사하는 건, 결국 시나리오가 아주 좋지는 않기 때문이다. 뭔가 틈이 보이는 거다. 좋은 영화 만들기가 쉬운 게 아니니 좀 더 프로페셔널 마인드로 열심히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상업 영화 감독이 무슨 예술 하면서 칸 가서 상 타려고 하는 경우가 어디 있나. 다 시장에서 장사하려고 하는 거지. 감독이야말로 시장에서 장사하고 싶은 사람인 건데, 하하.

PHOTOGRAPHY: 이상엽
EDITOR: 김종훈
HAIR&MAKE-UP: 이소연

임상수 감독이 신작을 냈다. &lt;나의 절친 악당들&gt;이란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정말 이 제목이 맞아? 그동안 알던 임상수 감독 영화보다 한 세 옥타브 정도 높은 톤이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묻고 싶은 게 많았다. 임상수 감독 또한 말하고 싶은 게 많았다.

Credit Info

Photography
이상엽
Editor
김종훈
Hair & Make up
이소연

2015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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