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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하는 벽

On May 07, 2015

공간은 벽과 공존한다. 각기 다른 7가지 공간의 벽 구경을 다녀왔다.

 

1 Veranda Industrial
본래 금속 부품을 제작하는 소규모 공장이었다. 인테리어 소품 디자인과 아트 작업을 겸하는 김정한 작가는 이곳을 오래된 건물이 주는 거친 맛은 그대로 살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더해 ‘베란다 인더스트리얼’ 전시를 위한 갤러리와 작업실로 재탄생시켰다. 덕분에 삭막한 성수동 골목의 문화적 오아시스 같은 존재로 재탄생했다. 그의 아지트는 앤디 워홀의 ‘팩토리’를 연상시키는데 긁히고 갈라진 회벽에 곧 개인전을 통해 공개될 작품을 무심히 기대어놓았다. 촘촘한 나사 왕관을 쓰고 있는 장 미셸 바스키아의 초상화였다. 그 위로 묘하게 사슴 형태를 띤 나무 장식이 외로이 걸려 있다. 또 한쪽 벽면에는 작가의 알록달록한 공구가 질서정연하게 걸려 있는데, 스튜디오의 자유분방한 분위기에 어우러져 그 또한 하나의 아트피스 같았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성수이로7길 26


2 Cafe GHGM
용인에 위치한 가구 공방 카페다. 본래 GHGM은 원목의 개성을 최대한 살려 다양한 원목 가구와 소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브랜드다. 카페 내부는 판매용 가구들을 군데군데 전시할 정도로 공간이 넓고 천장 역시 높아 벽면도 널따랗다. GMGH는 그 넓은 벽에 직접 만든 테이블 상판을 길게 세워두었다. 호두나무, 느티나무, 물푸레나무, 아프로모시아 등을 측면으로 그대로 절단해 나무마다 고유의 결과 형태를 고스란히 살렸다. 나이가 많은 나무라 그런지 크기도 시원하다. 나무의 곡선, 직선이 어우러진 형태미가 그 어떤 인공적인 작품보다 압도적이다.
주소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로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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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얇은 저지 소재 슬리브리스 가격미정 살바토레 페라가모, 검도복을 연상시키는 실크 재킷 3백19만원·통이 넓은 바지 85만원 모두 폴 스미스 by 10 꼬르소 꼬모, 둥근 프레임 선글라스 21만5천원 비씨비걸스 제품.

3 Studio Samak
사막은 공간을 만든다. 용산구에 위치한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사막은 건조하지도, 막연하지도 않다. 마치 오아시스처럼 느껴진다. 거대한 화훼들이 벽의 일부분을 가리며, 시원하고 차분한 느낌을 자아낸다. 가려진 벽 뒤편으로는 미니멀그러데이션, 추상 미술 작품들이 걸려 있다. 그 사연은 이렇다. 미니멀그러데이션은 현장에서 벽에 걸어놓을 그림을 급히 찾다가 디렉터 이동일이 주변에 있던 스프레이로 작업한 아트워크고, 적동으로 제작한 원형 조형물은 줄무늬 벽에 어울릴 만한 작품을 찾다 만든 것이다. 액자에 담긴 판화는 이베이에서 구입한 스트리트 아티스트 앤서니 리스터의 에디션이다. 벽에 그림을 걸고, 조명을 세운 뒤 화훼를 두었다. 사막의 벽에서는 사람이 머무는 흔적이 느껴진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31길 7-6


 

4 Agit Iceland
좋아하는 뮤지션이나 사랑하는 연인의 사진을 벽에 걸어본 적 있나? 모두에게 일반적인 추억일 것이다. 아지트 아이슬란드의 주인장 백경하는 스케일이 다르다. 좋아하던 뮤지션 ‘시규어 로스’의 고향을 가보고 싶어 아이슬란드를 방문한 그는 그 매력에 푹 빠져버려 회사까지 그만두고 아이슬란드의 흔적을 곳곳에 담은 카페를 차렸다. 카페 벽은 온통 아이슬란드로 도배되어 있다. 지도, 산양 헌팅 트로피, 수도에서 본 오로라를 담은 사진 등 일반적으로는 낯설고 멀기만 한 나라 아이슬란드가 이곳에선 가깝게 여겨진다. 벽은 항상 그 자리에 있으니 좋아하는 것을 두고 보기 참 좋다. 카페에서 보내는 반나절 내내 그는 아이슬란드에 둘러싸여 그때의 감동을 추억하며 행복을 흠뻑 느끼고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독막로 9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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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얇은 저지 소재 슬리브리스 가격미정 살바토레 페라가모, 검도복을 연상시키는 실크 재킷 3백19만원·통이 넓은 바지 85만원 모두 폴 스미스 by 10 꼬르소 꼬모, 둥근 프레임 선글라스 21만5천원 비씨비걸스 제품.

5 Chapter 1
가로수길에 위치한 리빙 편집매장이다. 실용성보다는 탐미적인 인테리어에 활용하기 좋은 소품들이 가득하다. 일단 리빙 편집숍답게 공간 구성이 훌륭하다. 마치 취향 좋은 지인의 집에 놀러 온 것 같다. 특히 벽면은 실제로 집에서도 응용할 수 있게 꾸며져 있는데, 동그란 금속 훅을 균형 있게 배치해 액자를 진열했다. 망치로 못을 두드려 슬쩍 걸던 일반적인 방식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액자 속 작품과 매끈한 황동 훅이 어우러져 심미적으로도 훌륭하다. 굵직한 선으로 여체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작품은 그래픽 아티스트 소재훈의 것으로 챕터원에서 포스터 형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연작을 각기 다른 액자에 넣어 나란히 벽에 기대어두거나, 금속 포인트 조명을 설치하는 것도 벽을 꾸미는 데 참고하기 좋은 아이디어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151길 48 B1


6 173 The Pizza
‘173 더 피자’는 요즘 꽤 ‘핫’한 골목길 우사단로의 조용한 피자집이다. 출출할 때 먹기 좋은 큼지막한 피자를 2천원에, 시원한 생맥주는 3천원에 팔고 있다. 여기서 피자를 먹는다면 가장 안쪽 공간을 추천하고 싶다. 각 벽의 작품들을 구경하기 좋아 피자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를 정도다. 별다른 홍보 활동 없이 작은 가게를 아지트처럼 운영하는 무심한 주인장이 지인들에게 받은 작품과 그의 취향이 적극 반영된 국내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벽에 옹기종기 걸려 있다. 키드런, 반달, 후디니, 난도, 코마, 김창완 등 국내 젊은 아티스들의 작품들만 걸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피자집을 가장한 작은 갤러리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우사단로10길 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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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얇은 저지 소재 슬리브리스 가격미정 살바토레 페라가모, 검도복을 연상시키는 실크 재킷 3백19만원·통이 넓은 바지 85만원 모두 폴 스미스 by 10 꼬르소 꼬모, 둥근 프레임 선글라스 21만5천원 비씨비걸스 제품.

7 Record Issue
레코드 이슈는 경리단길을 살짝 비켜난 조용한 골목에 있다. 이곳은 유럽, 일본 등지에서 수입한 음반과 술, 커피를 판매하는 문화 공간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레코드 이슈의 벽 면면에는 음반이 좁고, 넓게 진열되어 있다. 각 아티스트들의 음반 콘셉트를 한눈에 담은 커버는 여느 예술 작품보다 더 감각적이다. 고정된 선반 위에 음반을 나란히 진열하기도 하고 음반 커버와 LP를 통째로 액자에 끼워 걸어두기도 하였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다채로운 음반 커버들이 자아내는 하모니는 건조한 회벽에 시대를 초월한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13가길 57  

공간은 벽과 공존한다. 각기 다른 7가지 공간의 벽 구경을 다녀왔다.

Credit Info

Photography
기성율, 조성재
Guest Editor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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