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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더너의 아날로그 감성

On January 26, 2015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수공예의 아름다움, 느리고 깊게 빨아들이는 시가 한 모금의 여유. 아날로그 감성을 품은 공간들이 런던에 스며들고 있다.

윌리엄 모리스 특별전, Anarchy & Beauty
전시 일정 2015년 1월 11일까지
주소 St. Martin’s Place, London WC2H 0HE
문의 020-7306-0055
홈페이지 www.npg.org.uk

‘영국의 얼굴’을 대변할 만한 인물들의 전시를 여는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에서 한 해를 마무리할 키워드로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를 선택했다. 19~20세기 세계 산업 디자인계에 막강한 영향을 미친 그는 생전 시인, 공예가, 사회운동가 등 다양하게 활동했던 진정한 ‘르네상스맨’으로 꼽힌다. 한 땀, 한 땀 손으로 빚어낸 수공예품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진정한 노동의 즐거움을 예찬한 윌리엄 모리스의 작품들은 무엇이든 쉽고 빠르게 소비하는 오늘날 깊은 울림을 준다.

‘무정부 상태의 아름다움’을 뜻하는 <아나키 & 뷰티>는 윌리엄 모리스 및 그와 동시대 활동한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아우르는 특별전이다. 전시실 곳곳에는 동료 화가들이 기록한 윌리엄 모리스의 초상화, 가족과 보낸 여름날 휴가지 풍경, 작업실 전경 등이 전시되어 있다. 옥스퍼드 대학 시절 만난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에드워드 번 존스 같은 친구들과 고딕 건축에 심취했던 윌리엄이 남긴 출판물, 장신구, 세라믹, 의상 등도 다채롭다. 특히 윌리엄 모리스의 유토피아 소설 <뉴 프롬 나우히어(New From Nowhere)> 원본은 가장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끄는 전시물.

1862년 선보인 첫 월페이퍼 패턴 ‘데이지(Daisy)’ 원본도 신비로운 매력을 자아낸다. ‘희망과 평화’를 상징하는 데이지 꽃을 모티브로 만든 벽지에서는 압화를 보는 듯한 입체감이 느껴진다. 단체 관람을 나온 학생들부터 삼삼오오 찾은 중년의 관람객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통해 영국 산업 디자인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윌리엄 모리스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윌리엄 모리스와 평생 협업했던 예술 동반자 에드워드 번 존스의 옷장과 그림, 모리스에게 격려를 받아 훗날 크게 성공한 공예가 윌리엄 드 모건(William De Morgan)의 유리병, 20세기 윌리엄 모리스와 어깨를 견준 조각가이자 타이포그래퍼 에릭 길(Eric Gill) 등 윌리엄 모리스와 동시대에 활동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둘러보는 것도 또 하나의 감상 포인트. “인간이 만든 어떤 것도 추하지 않다(Nothing which is made by man will be ugly)”는 윌리엄 모리스의 말처럼, 손으로 만드는 핸드메이드의 가치를 예찬하는 따뜻한 전시다.

© Tate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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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state of Ray Williams

런던 애연가의 사교 클럽
버킹엄 궁전 근처에 자리한 세인트 제임스 스트리트는 예부터 국왕을 만나기 위해 마지막으로 몸단장하던 귀족들이 찾던 거리다. 수백 년의 유서를 간직한 이발소와 테일러드 숍이 밀집한 이곳에 최근 담배 애호가를 위한 공간이 등장했다. ‘던힐 타바코(Dunhill Tabaco)’는 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BAT)가 운영하는 시가 바(cigar bar). 짙은 삼나무 목재로 마감한 실내, 조도 낮은 조명에서 시가 전문 매장의 고풍스러움이 느껴진다. 담배, 시가, 라이터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과거 런던 젠틀맨들의 사교 클럽을 재현한 라운지를 마련해 담배와 휴식이 공존하는 도심 속 소셜 공간을 제공한다.

‘시가 샘플링 라운지’에서는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최상급 시가만을 판매하며, 한쪽 벽에 개인 담배 저장 상자(Humidor)를 설치해 애연가들을 배려했다. 시가 전문 매장답게 보유한 품목도 수십 종에 이른다. 도미니카공화국의 최근 수확물로 특별 제작한 시가, 개인의 서명을 새길 수 있는 니카라과산 시가 등이 눈길을 끈다. 영국의 시가 전문가 로버트 에머리가 매장을 관리,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더욱 신뢰가 간다. 취향과 기분에 따라 여유롭게 시가 한 개비를 음미할 수 있는 색다른 공간이다.

주소 1A St. James’s Street, Westminster, SW1A 1EF
문의 020-7839-6795
홈페이지 www.1astjames.com

WORDS & PHOTOGRAPHY: 박나리
editor: 김종훈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수공예의 아름다움, 느리고 깊게 빨아들이는 시가 한 모금의 여유. 아날로그 감성을 품은 공간들이 런던에 스며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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