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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은 버리고 품위는 취하라

On March 24, 2008

패션 사진가 김용호를 만났다. 그의 패션 역사는 생각만큼 화려하지는 않았다.하지만 세련미 넘치는 남자의 풍미가 담겨 있었고, 그가 모아온 레이밴 하나하나에서도 그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br><br>[2008년 4월호]

Photography 박원태 Editor 민병준

남성 패션지의 패션 에디터로서 사진가 김용호를 인터뷰한다는 것은 굉장한 배포를 필요로 한다. 그가 실력 있는 패션 사진가라는 점과 우리나라 하이엔드 패션 문화의 일면인 청담동 문화를 일궈낸 인물이라서만은 아니다. 그는 남성 패션지에서 제안하는 모든 패션 스타일과 라이프스타일을 몸소 경험하고 경중을 가렸으며, 그중에서 자신만의 것을 추려내 즐기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 공력이니 스타일과 트렌드에 대한 가벼운 질문은 씨알도 안 먹힐 것이 분명했다. 이번 인터뷰의 주제로 ‘김용호의 패션 역사를 설명할 수 있는 아이템은 무엇인가?’를 던지자 그는 거침없이 ‘레이밴’이라고 대답했다. 촬영 준비를 위해 레이밴 선글라스를 찾다가 시가를 발견해 함께 가져왔다며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피워 물기 시작했다. 꽤 오랫동안 금연을 했었는데 추억의 레이밴들을 들추자 시가가 그리웠다고 했다.

First 김용호의 패션 스타일을 규정지을 수 있는 첫 단어는?
‘품위’. 나의 패션 스타일이 개성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방가르드하지는 않다. 남성 패션의 최고 덕목은 ‘전통’이고 그것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것이 ‘품위’다. 그래서 몸에 잘 맞는 수트와 레이스업 슈즈를 좋아한다. 많은 안경과 선글라스가 있지만 대부분 레이밴 스타일이라는 전통과 품위를 지키고 있다.

Last 남성 패션에서 가장 금해야 할 것은?
‘멋’. 오래전에 남성 패션과 관련된 명언을 읽은 적이 있다. ‘눈에 쉽게 띄는 것은 진정한 멋이 아니다’라는 얘기였다. 우리는 오늘날 너도나도 멋을 부리고 스타일에 목숨 거는 시대를 살고 있다. 먼발치에서 멋지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가까이서 보면 조잡하고 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너무 꾸며서 그렇다. 품위를 지킬 수 있는 진정한 멋쟁이가 되기 위해 잔망스럽게 멋 부리는 것을 좀 자제해야 한다.

First 남성 패션의 아이콘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영화 <로마의 휴일> 속의 그레고리 펙. 훤칠한 키와 긴 다리, 말쑥하게 빗어 넘긴 머리, 약간 마른 듯하지만 현명함이 느껴지는 이미지. 특히 멋진 수트 차림에 버튼을 채운 재킷을 젖혀 팬츠 주머니에 손을 넣는 모습은 남자가 봐도 멋진 역사적인 패션신이다.

Last 최악의 남성 패션을 꼽으라면?
어차피 패션은 각자의 개성과 의도에 따라 완성되는 것이다. 악평을 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박신양이 칼라에 인조 보석이 박힌 셔츠를 입고 나오자 너나 할 것 없이 따라 입는 것을 보며 정말 최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알리고 튀어야 하는 연예인들의 패션 스타일은 그들에게만 허락하고, 우리는 품위를 지킬 수 있는 패션을 즐겼으면 한다.

First 안경과 선글라스를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스타일의 진보다. 많은 컬렉션을 갖고 있지만 개수를 늘리기 위해 모은 것이 아니다. 기존의 것과 비교하여 진보를 이룬 아이템일 경우 고민 없이 구입한다. 어떤 브랜드이며 가격이 얼마인지, 판매하는 곳이 어딘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쓰고 있는 안경은 1990년 LA 산타모니카 비치 좌판에서 흑인에게 3달러에 산 선글라스에 알을 바꿔 끼운 것이다. 나에게 잘 어울리면 그만 아니겠는가.

패션 사진가 김용호를 만났다. 그의 패션 역사는 생각만큼 화려하지는 않았다.하지만 세련미 넘치는 남자의 풍미가 담겨 있었고, 그가 모아온 레이밴 하나하나에서도 그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lt;br&gt;&lt;br&gt;[2008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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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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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