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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뭘 입고 갈 것인가?

파티는 결코 먹고 마시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 파티는 자신을 기록하는 하나의 일기와 같다. 과연 그럴까? 파티 플래너 지미기가 말하는 知me記. <br><br>[2006년 7월호]

UpdatedOn June 25, 2006

Photography 김정호 Words 지미기 Editor 박만현

불과 5, 6년 전만 해도 파티는 특정인들에게만 해당되는, 대중들에게는 부담스럽다 못해 다소 생소한 단어였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파티 시장을 둘러보면 정말 놀라운 발전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파티가 서울, 이 도시에서 완전한 문화로 정착된 것은 아니다. 단지 예전에 비해 인식이 달라졌을 뿐. “파티에 가려면 도대체 어떤 옷을 입고 가야 해요?”라는 질문을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 모른다. 사람들은 대개 파티에 대한 기대감만큼이나 부담감도 커서 갈등이 많기 때문이다.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여기저기 열리는 다양한 파티들. 24시간 편의점에서 참치 마요네즈 삼각김밥을 고르듯 취향대로 파티를 고를 수 있는 요즘이다.

멋진 파티든 간소한 파티든 명심할 것은, 상황에 맞는 복장을 갖춰야 한다는 것. 물론 파티의 종류에 따라 파티 룩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가끔 정말 분위기 파악 못 하고 오버하거나 그저 ‘예쁘게’ 입고 오는 사람도 있다(심지어는 클럽 파티에 블랙 수트를 입고 와서 야광봉을 신나게 돌리는 사람도 있다).
파티 드레스 코드? 구찌 재킷? 꼼 데 갸르송 티셔츠? 없어도 된다. 소품만으로도 얼마든지 섹시하고 매력적인 파티 보이가 될 수 있다. 혼자 스타일링하기 벅차다면 드레스 코드라도 확인해보자(본인도 옷장 속 옷들 사이에서 난감하거나 재탕하기는 죽기보다 싫을 때 충실히 따르는 방법이다. 드레스 코드는 전통적이지만 상당히 효과가 있다!). 작은 부분만 집중한다면 평상복으로도 충분히 파티 룩을 연출할 수 있다(어쩌면 당신의 감각에 찬사를 보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명심하라. 화려한 것이 전부는 아니다). 개인적인 취향이기도 하지만 가장 무난한 스타일은 역시 블랙이다. 옷에 관심 없는 남자라도 블랙 아이템 하나쯤은 옷장에 있게 마련이다. 타이트한 검은색 티셔츠에 빈티지 데님(제발 통이 너무 넓은, 소위 힙합 팬츠는 참아주시길!)을 입고 조금은 과감한 목걸이를 매치해보자. 블랙이 너무 무난하다 싶을 때는 소재에 변화를 주는 것도 좋다. 실크나 벨벳처럼 광택 있는 소재는 약간의 조명만으로도 눈길을 끌 수 있다.
그리고 진. 진은 평상복으로도 좋지만 파티 룩으로도 그만이다. 화려한 셔츠에 진을 매치하면 펑키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데 좀 밋밋하다면 진에 비즈 등의 소재 장식을 부분적으로 달기만 해도 스타일이 살아난다. 아뿔싸! 그대들이 남자라는 걸 깜박했다. 그러나 걱정일랑 붙들어매고 조금만 움직이자. 널린 게 옷이고 액세서리다! 심지어는 키보드만 몇 번 두드려도 3일 안에 물건이 집으로 배달되는 요즘이니 참으로 ‘편한 이 세상’이 아닐 수 없다.

자, 그럼 호텔 파티를 예로 들어보자.
호텔 파티 중에서도 디너 파티, 풀 사이드 파티, 유명 DJ를 초청한 파티(주로 본인이
진행하는 파티다. 특정 목적의 파티라고 할 수 있겠다), 리셉션 파티 등이 있는데 유명 DJ를 초청한 파티일 경우 딱히 드레스 코드가 없는 다음에야 본인의 취향대로 입으면 그만이다(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선호한다고 해서 오페라를 관람하는 공작처럼만 입지 않으면 된다). 베이식한 기본 아이템에 고풍스러운 앤티크 액세서리와 스니커즈도 좋고(꼬질꼬질할수록 ‘간지’가 난다) 단추를 여러 개 푼 셔츠(3개 이상은 참아주기!)에 치렁치렁한 목걸이를 여러 겹 두르면 노출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주렁주렁한 목걸이에 귀고리 까지 착용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분명 여성의 경우와는 많이 다르다. 당신의 몸은 가판대가 아니다! 가끔 나무로 만든 앤티크 목걸이에 플라스틱 원통형 목걸이, 게다가 은색 체인까지, 심하게 달고 있는 남자들을 볼 수 있는데, 제발 그것만은 참아주길 바란다.

부티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적어도 빈티는 나지 말아야 할 게 아닌가. 아무튼 앤티크한 목걸이는(여자들의 경우, 귀고리도 포함된다) 조금 밋밋해 보이는 옷도 매력 있게 변화시킨다. 모자나 장갑 등에 관심을 가져보자. 단, 소품의 사용은 적절해야 한다. 요즘같이 믹스앤매치가 극성인 트렌드 덕에 장식 요소가 강렬하고 다양해지긴 했지만 절제의 미덕이 절실히 필요한 남성들 또한 점점 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온몸으로 “나 이거 000에서 만 원 주고 샀어! 잘 샀지?’라고 동네방네 소문낼 필요는 없다. 브랜드 론칭 파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우인데, 그 브랜드의 이름이 대문짝만하게 찍힌 티셔츠 또는 심하게 주최 측 브랜드에 충실하게 스타일링한 경우엔 정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난감하다. 아직도 많은 게스트가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니 안타깝기만 하다.

무엇이든 ‘선’이라는 것이 있고 적절히 하는 것이 미덕이다. 그렇다면 디너 파티에서는 어떤가. 남성들의 경우 완벽한 정장 차림은 너무 단정해 보인다(세련되다 못해 긴장감마저 도는 경우도 있다). 주위에 파티션을 만드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정장에도 액세서리나 스니커즈로 어느 한 부분은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연출하는 건 어떨까? 여러 번 강조했듯이(단순한 본인의 취향, 그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바다) 화려한 차림을 원하는 남성들은 너무 오버하지 말아야 한다. 잊지 말자. 상·하의 중 하나에 패턴이 들어가 있다면 나머지 하나는 단순한 아이템을 선택하는 센스. 파티에서 돋보이게 해줄 것이다. 튀는 의상을 선호한다면 몸에 착 달라붙는 데님(굳이 스키니 진이 아니라도 좋다) 팬츠에 과감한 슬리브리스, 가죽 부츠를 매치할 것을 권한다. 재킷의 소매 길이와 바지 길이가 짧아질수록, 바지폭이 아래로 내려옴에 따라 좁아질수록 패셔너블하게 연출할 수 있다(특히 복숭아뼈 위로 올라오는 9부 바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남성들이여! 더 이상 몸매를 가리지 말라. 물론 피트만 예쁘다고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은 아니다. 우유에 시리얼 말아 먹듯 쉽게 끝날 일이라면 애초에 이런 글을 쓸 일도 없었겠지만. 어쨌거나 초대장을 받았고, 가겠다고 말한 당신. 그래서 어떻게 입을 것인가? 당신의 선택은? 이도저도 아니라면 남자의 파티 룩은 턱시도 요소를 살짝 가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중요한 건 어느 정도인가의 문제다. 수위에 따라 갈라 파티인지, 가든 파티인지 브랜드 론칭 파티인지 클럽 파티인지가 결정된다고 봐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벨벳, 턱시도 재킷 안에는 면 티셔츠를 입고 보타이는 베스트가 아닌 니트 카디건과 함께일 때 더욱 위트가 있다. 허리 라인이 제대로 살아 있는 재킷도 좋고 프릴 장식의 셔츠에 체크 반바지도 좋다. 고급과 저급의 절묘한 조화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오래오래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패션 요소다. 6,70년대풍 재킷에 빈티지 데님을 입거나 또는 베이지색 면바지에 S사이즈의 폴로 셔츠와 캐주얼한 구두는 어떨까.
이때의 기본 키워드는 자유로움이다. 베이식하면서도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관건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요즘은 ‘파티’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다양해졌다. ‘파티 룩’을 위해 완벽한 드레스 업을 갖출 필요는 없지만 동네 PC방 가는 옷차림은 안 될 말이다(물론 조금 평범한 것이 ‘오버’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말이다). ‘원 포인트 스타일링’을 잊지 말자. 평소 입던 옷차림에 화려한 아이템이나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자. 완벽하게 맞추면 더 어색하다. 그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다양한 패션 소품을 이용하는 것이 돋보이는 법이다.
옷장 속에 묵혀둔(옷은 김치도, 된장도 아니다!) 낡고 밋밋한 옷에 절망하지 말자. 다양한 소품으로 얼마든지 매력적인 스타일링을 할 수 있다.

때와 장소도 가려야 한다. 파티라고 해서 다 같은 파티가 아니다. 만나는 이들과 파티의 목적에 따라 의상도 달라져야 하는 것은 ‘짱구가 엉덩이 춤추는 것’보다 지극히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일이다.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마린 룩이라 할지라도 바이어들과 함께하는 디너 파티에서는 조금 민망하다. 자, 파티는 시작되었다. 물론 연인과 함께하면 좋겠지만 혼자서도 파티에서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자신이 평소에 즐겨 입던 옷과 약간의 감각(말은 쉽지만 가장 어려운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플러스, ‘원 포인트 스타일링’이라면 당신도 충분히 파티 보이가 될 수 있다. 길거리에 넘쳐나는 다양한 브로치와 실버의 남성 액세서리, 디테일이 적고 볼드한 목걸이들을 적극 활용하자(이제 그대들에게 포인트 액세서리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다). 그렇다고 해서 화려함이 전부는 아님을 기억하자.
심플하고 단순하게 매치할수록 더욱 멋스러운 의상이 된다. 파티를 앞두고 뭘 입을지 고민만 하지 말고 옷장과 서랍을 열어보자. 무조건 새 옷으로 준비할 필요도 없다(요즘은 계절의 파괴가 기본이라는 것도 잊지 말자). 숨어 있던 당신의 끼가 제몫을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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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 김정호
Words 지미기
Editor 박만현

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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